안녕하세요 저는 톡톡을 즐겨보는...
나이는 생략하죠, 흠.
(쓰다보니 좀 길어졌네요. 스크롤의 압박! 있으니
길어서 짜증나면 뒤로 back ~~!)
언제적 얘기더라,,, 따져보니 11년 전이네요 -_-;
수능을 1주일정도 앞뒀던 재수생 시절.
- 나이가 나와버리는고나 ㅠㅠ
수능을 앞두고 바람이 차가워지니 싱숭생숭한게 영 심란해서 공부가 안되더라고요.
친구와 저는 야자시간을 끝까지 채우지 않고 나와 시내로 향했더랬습니다.
뭘 하고 놀자 ! 라기보다는
그냥 학원을 벗어난 것 만으로도 너무 좋더라고요.
시내 입구에 도착해 이제 한바퀴 돌아볼까 하는데
어떤 여자분이 설문조사좀 해 달라며 간단한 거라고 부탁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와 친구는 아무렇지않게 설문조사지와 볼펜을 받았죠.
그랬더니, 여기서 하지말고 저쪽에 가서 하자며
상담도 좀 하고 보여줄 것도 있다고 저희를 이끄는데
그냥 거절하고 가도 될 것을 아무말도 못하고 그냥 따라갔습니다.
시내 큰 길을 벗어나니 어두운 공터에 봉고차가 -_-; 세워져있더라고요.
순간 멈칫 했었는데
설문지를 나눠주던 언니가 괜찮다고, 문 열어놓고 불도 켜놓고 할꺼니까 걱정말라며-
또 우리는 아무말도 못하고 멀뚱멀뚱 그냥 올라 탔답니다.
(바보같죠ㅠ 요즘 흉흉한 일도 많은데 지금 생각하니 그 상황에 그렇게 무서운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니 정말 다행이네요.)
저희를 앞에 앉혀두고 설문조사용지를 체크하며
또 우리의 몸상태를 물어보며
'알로에'와 '여성질환'과의 관계를 열심히 설명해주는데
정말 그 때는
아..
내가 정말, 이걸 먹지 않으면
끔찍한 여성질환에 걸려 곧 죽을 수도 있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답니다.
둘다 멍- 때리며 열심히 설명을 듣다가
차에서 내렸을 때는
알로에영양제가 가득히 든 쇼핑백이 -_-; 손에 들려 있었죠.
그때까지도 아무생각 없었던 저와 친구는 이제 그만 집에 가자며 헤어졌고
집에 돌아와서야 정신이 들었습니다.
헉.
내가 미쳤나봐
무슨 짓을 저지른거지 !! ㅠㅠ
50만원 넘는 알로에 영양제를
'지로용지로 납부하기'로 사와버린거였습니다.
카드도, 돈도 없을 때였으니까요.
갑자기,
산수학습지가 밀려 그 권수대로 엄마에게 맞았던 날이 떠올랐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정신나간듯이 놀아 성적이 x2.. x2... x2... 로 떨어져
앞자리수가 이젠 용납할 수 없는 숫자가 되었을 때
'정신 안 차리면 홀딱 벳겨서 쫓아내버린다'고 하셨던
그날도 떠올랐습니다.
아 씨...
어떡하지 ㅠㅠ
진짜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손발이 덜덜 떨렸습니다.
학생에게, 그것도 재수생에게 50만원이란 큰 돈이 어디서 생긴답니까.
일단 책상 밑에 알로에를 쑤셔넣고 가방과 옷으로 가려놓은 후
어떻게 해야할까 머리를 굴렸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전 엄마에게 죽을 것 같다는 생각밖에 안들더군요.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짐을 쌌습니다.
그래, 엄마 오시기 전에 나가는거야.
독서실에서 지내다가
수능 끝나면 그때 돌아오든지 해야겠다.
상기된 얼굴로 짐을 싸고 있는데 언니가 돌아왔습니다.
화들짝 놀라는 저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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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너 어디가냐.
너 왜그래? 뭔일 있어?
(으.... 언니에게 말해볼까...)
나 - 언니, 나 어떡해 일저질렀어 ㅠㅠ
언니 - 왜 무슨일인데
나 - 아...씨.. 진짜 어떻게하지. 나 나가야해.
언니 - 야 뭔데 진짜. 빨리 말해봐. 내가 도와줄 수도 있잖아.
나 - 아니........................................
J 랑 야자 띵기고 시내 나갔는데, 어떤 아줌마가 설문조사를 해 달라고...
언니 - 어, 근데?
나- .................................................
언니 - 괜찮아 빨리 말해봐.
야 나는 저번에 D(남자친구) 랑 인천 놀러갔는데 거기서 어떤 아줌마가
설문조사를 해 달라고 그러는거야. 그래서 하는데 막 끌고가서
알로에를 사라고 하더라고.
나 참.. 50만원이나 하는데 그걸 자꾸 사라고 꼬셔서 D랑 나랑 빠져나오느라고 애 먹었잖아.
그런것만 아니면 괜찮아.
![]()
으아악! 저는 울며 미친듯이 짐을 쌌습니다.
언니- 야, 뭐야
설마 너 알로에 샀냐? 어? 어??
저는 가방을 메고 울면서 책상 밑에 쑤셔넣었던 알로에 쇼핑백을 꺼냈습니다.
(아니 왜 예시를 들어도 딱 그 알로에를 예시로 드냔 말입니다. 진짜 그 순간 기절할 뻔. )
벙찐 언니는 아무말도 못하고
헉.................................................................
내가 널 도울 방법은 없는 것 같다....엄마 오시기 전에 빨리 나가.
진짜 재수생인것도 서럽고, 죄송해 죽겠는데
(종합반 학원비에 전공이 미술이라 미술학원비, 재료비, 용돈, 밥값 등으로 슬슬 집안 기둥을 뽑아내고 있는 중이었죠.- 참고로 우리집은 딸3 아들1, 둘째딸임.)
수능 앞두고 괜히 야자 띵기고 쳐 돌아다니다 지 살겠다고 50만원짜리 알로에나 사들고 들어왔으니 말 다했죠. 부모님 드릴려고 가져왔대면 또 몰라. (부모님 걱정되서 들고오고, 돈은 부모님이 내냐...)
서둘러 집을 나서려 신발을 신고 있는데 그때 딱!!! 엄마가 들어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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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 어디가 지금 이 시간에.
헉
엄마를 본 순간 소스라치게 놀란 저는 털썩! 무릎을 꿇고
울면서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습니다.
"엄마, 나한테 지금 뭐라고 하면 안되, 나 조금있으면 생일이고,
다음주면 수능이야. 진짜 나한테 뭐라고 하면 안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얘 리나야 얘 왜이러니?
언니는 말없이 상기된 얼굴로 제 책상 밑의 알로에를 꺼내왔고
이게뭐야, 하고 살펴보시던 엄마는 50만원이라고 적혀있는 쪽지를 보시고는
어머50만원?이게뭐야!!!!!!!!!!!!!!!!!!!
전 진짜 덜덜 떨며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습니다.
불같이 화를 내시던 엄마는
집을 나가려고 가방을 멘 채로 신발장에서 무릎꿇고 울면서 빌고있는 불쌍한 재수생의 모습을 보시고는 이내 진정하시고 자초지종을 물으셨습니다.
아니 이런 썩을놈의 인간들이 미성년자한테 50만원짜리 물건을 팔아? !
이거 어디야 전화해서 *랄을 해야지!
엄마는 바로 제가 이런저런 신상명세를 쓰고 '지로용지'에 체크하고 가져온
용지를 뒤져 관련업체에 전화를 거셨고
이렇게 비싼 걸 어떻게 미성년자에게 팔 수 있냐고 고발하겠다고 블라블라 따지셨고
다행히 그쪽에서 취소시켜줄테니 물건만 보내달라고 해서
이 해프닝은 마무리가 되었답니다.
제 친구도 다음날 퉁퉁부은 얼굴로 학원에 간 저에게
알로에 어떻게 되었냐며 슬며시 물었고,
엄마의 환불이야기를 듣자 급 환해지며
자기것도 같이 환불시켜달라고...
그날 이후로 부모님 얼굴 볼 면목이 더 없어진 저는
없는 사람인 양 진짜 조용히 수능날, 실기시험날까지 열심히 학원만 다녔고.
다행히 목표한 대학에 떡-하니 합격했답니다.
이제 다시는 그런데 따라가지도,
설사 따라가게되어도 절대! 아무것도 사지 않겠다 다짐했었지요.
그리고 몇달 후.
-_-;
함께 알로에를 샀던 친구와 같은 학교에 합격을 했고
합격증을 받으러 같이 상경을 했습니다.
합격증을 찾고, 오랫만에 서울에 올라왔으니 구경하고 놀다 가자며 신이나서 학교를 나서는데 누군가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신입생이세요?
네...
이제 입학 전까지 뭐 계획있으세요? 대학생이 되었으니 영어공부도 열심히 해야죠.
아. 영어.. 네. 그래야죠...
정신을 차려보니,
사람없는 빈 강의실에
또 그 친구와 함께 앉아서 영어교재 및 테이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었습니다.
맞아. 영어공부좀 제대로 해야지 이제...
친구가 저를 보며, 야. 이거 괜찮지 않을까? 어짜피 영어공부 해야하잖아.
그 순간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이런, 니미 우리가 왜 또 여기에 와있지.ㅠㅠ
자꾸 또 그때처럼 종이를 내밀며 쓰고, 사인하라는데 등에 식은땀이 마구 났습니다.
대놓고 말도 못하고 우물쭈물하다가 그 사람이 창문을 닫으려 일어난 순간
친구에게 나가자고 절대 사면안된다고 속삭이고는
아, 저희가 약속이 있어서요 책은 다음에 기회되면 또 볼께요~
하고
후다닥 나왔답니다.
나와서야. 아..너랑 나는 도대체 왜 이러냐 ㅠ 앞으론 절대 그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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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그 이후
또, 학교 끝나고 나가는 길에 누군가 내미는 립스틱을 무심코 받았다가
그대로 끌려들어가
또 카페에 앉아 1대1로 앉아 블라블라...
또 지로용지로 계산하기 체크.
기초 수입화장품세트를 사들고 나왔답니다.
아 진짜....
그땐 알바를 할 때여서 어떻게든 다 냈는데
학생신분으로 그 비싼 화장품 할부로 몇개월간 내느라고 완전 고생했다는.
그이후론 정말 그런일에 꼬이지 않았지만...
마지막액땜으로 대한민국을 벗어난
타국에 배낭여행가서 도착첫날 사기에 바가지로 여행경비의 대부분을 탈탈 털렸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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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하지 못하는 성격때문에 손해본게 도대체 얼마인지 @@
안그래도 힘든 요즘
다시는 그런 일 안 생기길 바랄 뿐입니다.
흙 ㅠ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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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은 아파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