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나이 27이구요, 현재 미국 뉴욕 거주합니다.
늦은 입학과 휴학을 삼년을 해서 아직 대학생입니다.
3월 18일 한국에 잠시 귀국했습니다.
저와는 25년된 불X친구가 있는데, 여자입니다.
얼마전 유학을 결심해서 제가 수속을 도와 주려고 들어왔어요.
전 이친구가 네이트에 글을 올린 사실을 알고 글을 읽기위해 들어왔습니다.(예전에 두번인가 들어왔음.)
아이디, 비번, 단순한 그녀는 한가지라서 쉽게 알수 있지요.
게다가 여긴 이 친구 회사인데, 이친구 만나기 위해 왔다가 잠시 기다리며 글을 남깁니다.
정말 돌겠습니다.
제 친구는 얼마전에 차였습니다.
좋아하던 사람한테. 무침히.
절대 고백못한다던 그녀가 무슨 생각이었는지 고백까지했지요.
아마도 저의 갈굼 때문이었는지, 미국에 들어가면 그 남자를 못 만난다는 생각 때문이었는지.
지난 일요일엔 차였다며 제 앞에서 펑펑 울었습니다.
보기와 달리, 순진하고 여리고 애같은 면이 있는 녀석이라서요, 애처럼 울더이다.
저와는 극과 극인 성격의 그녀.
화가 난 저는 월요일에 그 녀석 찾아가 얼굴보면서 다시 담판 짓고 오라고 등 떠밀었지요.
제 설득과 협박에 고민하던 그녀는 결심을 하더군요.
저와는 다른 생각인 그녀는, 그 남자 마음 편하게 해줘야 한다고, 그 남자 만나러 무작정 인천까지 내려갔습다.
그 남자 안좋은 일있어서 힘들거라며, 기댈 수 있는 그냥 편한 친구로 남겠다는 말을 하고싶다 하더라구요.
월요일 그 늦은 시간에, 그 남자의 누나가 몸이 않좋아서 그남자가 걱정한다면서, 일요일에 맞춘 보약까지 싸들고.
그 한약 지어준 한의사는 한때 그녀에게 목메달던 젊고 유능한 녀석인데.(엄한 짓하는 불쌍한 놈.)
참, 그 남자 술 많이 마셔서 간이 안좋다고 영양제까지 챙겨들더군요.
오지랖도 넓다고 혀를 찼지요.
등신 아닌가요?
보통 여자들은 고백했다가 차이면, '그냥 친구로 지내자'하고 주변을 맴 돌던가, 그길로 안보던가 할텐데.
결국 그 친구는 기억을 더듬어 그 남자 집근처까지 찾아갔고, 전 화이팅을 외치며 내려주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올라오지 말것을.
데려다주지 말것을.
그 친구가 그 남자 기다리는 동안, 전 여자와 영화를 보기 위해 히히덕거리고 있었지요.
셀룰러폰이 없던 전 여자의 전화를 빌려 그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나 은숙이랑 영화본다.잘되면 번호로 연락해라.--
문자가 날라왔구요.
--도와줘. 이상한 남자가 바지벗어. 무서워.--
이게 뭔소린가 싶었어요.
이런 또라이같은 놈.
전화를 했더니, 그 친구는 겁에 질려 말도 못하고 억억거리고 있더군요.
눈에서 불똥이 튀었지요.
"임마, 왜 말도 못해? 아직 거기야? 그 남자 안만났어? 내가 지금 내려갈께. 일단, 걔 보고 도와달라고해."
그 친구는 말도 못하고 계속 울면서 꺽꺽 거리더군요.
여자의 전화를 빌리고는, 내려가면서 전화를 수십번은 했습니다.
그 친구와 겨우 통화가 됐을때 그 친구 목소리는 착 가라앉아 있었구요.
지금 서울 가는 길이니 걱정말라더군요.
경인고속도로를 역주행하고 싶었습니다.
정신 없이 달려 그 친구 집앞에 도착하니, 녀석은 집앞 현관에 주저 앉아 있었습니다.
부축해서 집에 데리고 들어가니 푹 쓰러버리더군요.
눈이 풀린 그 친구 꼴이 수상해서 무슨 일인지 다그쳤습니다.
간신히 더듬거리며 말하던군요.
아파트 단지 안 공중전화부스에서 그 남자에게 전화를 하는데, 옆칸에 남자가 전화를 하더라...
신경 안 쓰고 있었는데, 그 남자와 통화가 끝낼때 무심코 옆을 보니 남자가 그 친구를 향해 벨트를 풀르고 지퍼을 내리는걸 봤다는군요.
한마디로 '성환'이라 부르던, 일명 '바바리맨'이었나 봅니다.
순진한 그 친구 너무 놀라서 꼼짝도 못하다가 정신없이 뛰쳐나왔느데, 다리 힘이 풀려 몇 걸음 못가서 아파트 벤치에 주저 앉았다 하더이다.
무서워서 눈물만 나오고 갑자기 목소리도 안나왔다 하더군요.
구역질까지 나오고 손까지 떨려서 전화도 못하고 있었나봐요.
간신히 진정되서 부랴부랴 올라온거 랍니다.
전 그상황을 상상하자 넘 화가 났습니다.
그 친구가 만나러 간 남자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그랬냐고 하자, 그녀는 말이 없더군요.
그 인간 얼굴 봤냐고 묻자, 못봤다하더이다.
용의주도한 놈.
공중전화부스 창에 왜 커다란 팜플렛을 붙여놓지 않습니까?
얼굴만 딱 가려져서 못봤다더군요.
옷만 기억난다 하더군요.
베이지색 니트, 베이지색 바지.
젠장.
이런 단서로 잡을 수도 없고.
그 친구 밤새도록 화장실을 대여섯번 드나들며 구역질 하더군요.
먹은 것도 없었을텐데 뭘 토했는지.
그 모습에 속상한 전 그녀에게 물었습니다.
그꼴 당하면서 그 남자한테 연락안했냐구 다그쳤습니다.
그 친구는 고갤 가로 젓더니, 제 눈을 피하더군요.
직감으로 그녀가 그 남자에게 도움은 요청했을 거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서웠을테니까요.
그 친구를 다그치니 말하더군요.
도움요청하자 그 남자가 뭐하는 짓이냐 말하면서 빨랑 집에나 가라고 했답니다.
안 믿었나보죠. 그녀말을.
제 친구 그런애 아닙니다.
평소에도 거짓말 거의 안합니다. 아니, 못하죠.
그녀석 거기 가서도 남자가 안만다 준자고하자, 약만 주고 오려고 했다더군요.
그친구는 그날 밤에 한숨도 못자더군요.
전 그녀 어머니께서 걱정안되게 약간의 거짓말로 둘러댔습니다.
그 친구 그날부터 시름시름 앓고 말수도 없어졌습니다.
회사도 몇일을 결근하고 웃음은 전혀 찾을 수 없습니다.
식사도 않하고 멍하게 있습니다.
제가 그친구 이름을 부르며 어깨라도 건드릴라치면 "다가오지마!!"하고 소리지릅니다.
그 친구 몸짓 하나하나가 이젠 "더이상 다가오지마! 날 내버려둬! 아무도 건드리지마! 다 싫어!"하고 외치는 것처럼 모든걸 거부하는것 같습니다.
마음이 아픕니다.
그렇게 밝던 녀석인데.
오뚜기처럼 힘들어도 다시 웃을수 있던 녀석인데.
(그 녀석이 와서 일단 올렸다가 다시 수정합니다.)
그녀석 며칠전 웃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첫키스했다고.
너무 창피하지만, 너무 좋다고.
그 남자 자기 마음 모르지만, 자긴 행복하다고.
녀석이 고백하기 며칠 전에 그 남자랑 키스했답니다.
녀석은 얘길하는 것 내켜하지 않았지만, 집요하게 캐물었죠...
젠장.
도대체 어이가 없습니다.
그 어리버리가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을까?
그 남자 원망스럽습니다.
도대체 사귀지도 않을거고, 그녀석 마음도 모른 척하고 싶으면서.
그 녀석에게 조금도 마음 없으면서 왜 키스는 했던건지.
같은 남자지만 모르겠습니다.
그 녀석은 왜 거부를 하지 않았을까?
어떤 상황이었는지 알 수 없지만.
녀석의 친구라면 녀석의 성격도 잘 알텐데.
그렇게 쉬운 애가 아닌걸 몰랐을까.
늘 심각한 녀석인데.
아무말 없이 멍하게 있는 그녀석 옆모습을 보면 미치겠습니다.
솔직히, 저 그녀석에게 스무살때 결혼하고 미국가자 청혼까지 했습니다.
스물셋엔 다시 사귀자고 매달렸습니다.
물론 저, 그렇게 순정파 아닙니다.
그녀석 좋다고 하면서 다른 여자 많았습니다.
그렇다고 그녀 우습게 본거 아니었습니다.
뭘 몰랐던 때지요.
그래도 그녀석 절 친구로 아껴줬습니다.
그랬던 저도 견뎌내던 녀석이었습니다.
그친구는 이제 모든 걸 거부합니다.
그 녀석 이렇게 냉정하게 만든게, 상처받게 만든게, 모든게 그 남자 때문인거 같습니다.
얼굴 한 번 본적 없지만, 가끔 얘기를 들어왔는데...
그 녀석 얘기를 빌자면, 그 남자 상황인 안좋으니 그 사람 이해한다고 합니다.
이해하면 뭐합니까?
이 녀석 상처는 받을대로 받았는데.
녀석의 상처와 고통이 눈에 보입니다.
이녀석 생각하면 그 남자 어떻게든 찾아내서 패주고 싶습니다.
여자로서가 아닌 친구로서, 가족으로서 그녀석을 진심으로 아낍니다.
(그 남자 찾아가서 그녀 마음 받아 달라하면 우스워질까요?
여러분들께서 그 남자와 이 친구를 좀 해석해 주세요.
어떻게 해야 이녀석 웃음을 되찾을 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