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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진달래를 닮은 내 엄마야)

들국화 |2004.04.03 09:53
조회 841 |추천 0

 

 

엄마 ~엄마~또 진달래가 피고 있어요. 보고 계세요? 지금? 언제나 진달래 빛 한복 치마를 입고 갓난아기 어린 날 업고 분홍빛 치맛자락  봄바람에 날리며  마실을 다니셨다던 새색시 우리엄마... 엄마가   결혼해서  단 하나 떨어뜨린   엄마를 쏙 빼어 닮은 딸.. 여덟 달도 채 젖을 물려주지 않고 그렇게 엄마는 뭐가 급해서 멀고 먼 곳으로 가셨을까.   엄마 ......... 엄마가 떠난 뒤에도 세월은 흐르고 흘러   엄마 등에 업혀  같이 마실 다니던  갓난아기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어느새 마흔을 바라보고 있는데...  엄마는 아직도 스물 하고도 셋이네... 엄마는 참 젊어서 좋겠다. 딸보다도 젊으니 얼마나 좋을꼬... 참 좋을 때다 우리엄마....^^    엄마는 좋겠다. 항상 스물셋이니..    엄마~ 나 나중에 늙어서 엄마 곁으로 가면 참 우습겠다. 엄마는 아가씨처럼 젊은데, 딸은 머리에 허옇게  서리가 앉았을 테니   얼마나 웃겨... 엄마 ~ 그래도 그때 만나면 내 엄마 해 줄 거지? 엄마한테는 오직 하나밖에 없는 딸이고 나한테는  하나뿐인 소중한 엄마니까...  엄마~ 나 보고나서  너무 늙었다고  맘 아파하면  안돼.. 아마도 그때가 오면 엄마가 날 도와줘야 할 거야 난 엄마보다 너무 늙어서 힘이 없을 것 같아.. 어려서 엄마 젖을 덜 먹어서 그런지 지금도 힘쓰는데는 잼병 이거든...^^   엄마 ~ 나중에 나 만나면 나한테 다 못주고 떠난 사랑 다 줄 거지? 송두리 채 다 줄 거지?     이쁜 내 엄마.. 흑백 사진 속에서 늘 나를 바라보고 있는  스물세살의  젊고 고운 엄마~ 복스럽게 생겼었다던 뽀얀 피부의 내 엄마  엄마~~나도 어렸을 땐 참 복스럽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지금은 그런 말 해주는 사람이 없더라.. 하기야...이 나이에 복스럽다는  소리를 듣고 싶은 내가 우습지? 볼 살도 예전보다 많이 빠졌으면서 말이야...    예전에 내가 외갓집에 가면 그 동네 사람들은 다 날보고   한결같이 이런말을 했어. 널 보니 마치 죽은 네 엄마가 다시 살아 돌아온 것 같다 ....라고... 그만큼 난 엄마를 참 많이도 닮았나봐.. 이런 말을 하면 엄마는 내게 뭐라고 할까? 아마 이러겠지?  그럼~~~누구 딸인데..... 하나뿐인 내 딸인데  날 닮지 누굴 닮아 이 맹추야~~라고..^^    엄마... 이렇게 진달래가 피어나면 난 왜 엄마가 보고 싶은 걸까? 아마도 할머니 때문인가 봐... 할머니가 늘  요맘때만 되면 내게 이렇게 말했거든... 엄마가  연분홍빛  치마저고리에  갓난쟁이인  날 등에 업고는 싹싹하고 상냥한 목소리로 어머님~~~ 마실 다녀올게요~~하면서 문밖을 나섰다고  할머니께서 말하시던데...   엄마~ 난 아무래도 그런 면은 엄마를 안 닮았나봐.. 난 속은 누구보다 깊고 진실 되고 인내심은 하나는 대단하지만 싹싹하게는 못 하겠더라. 속으론 사실 더 싹싹한데 말이야. 겉으론 그게 왜 안 되는지 모르겠어.       엄마~~ 난 지금 마흔을 바라보고 있는데 아직도 엄마가 그립네.. 나 이렇게 약한 맘으로 두 녀석들 잘 키울 수 있으려나 몰라..  하지만 엄마....걱정 안 해도 돼~ 엄마가 곁에 없어도 내 옆에는 늘  날  사랑해주는 든든한 사람이 있거든.. 엄마도  늘  다  지켜보고 있으니까 알지?   엄마 그런데 왜 두 녀석이 다 맘이 여린 것은 날 닮았나 몰라.. 난 겉으론 강한 척 하면서 늘 속은 여려 터져서 상처를 곧 잘 받는   내 모습이   나한테서 제일 싫은데 말이야.. 녀석들은 내가 제일 싫어하는 내 모습을 쏙  닮아 버렸어.. 생활력 강하고 자신감 넘치는  아빠를 닮았으면  참 좋았을 텐데...   엄마~~ 난 엄마와 아빠처럼 그렇게 남들이 모두 질투가 날만큼 부부 금슬이 좋지는 않아.... 우린 가끔씩 아주 가끔씩 싸우잖아..^^   그런데 엄마는 싸움도 못 해봤지? 바보...엄만 바보야~~ 어떻게 살면서 부부싸움도 못 해 보냐.. 그렇게 부부 사이가  너무 좋으니까  신이 아무래도 질투를 해서  엄마를  아빠 곁에서 채 2년도 못 채우고 데려갔나 봐.   하지만 다행이지 뭐..... 엄마  외로울까봐  엄마가 떠난 지 10년도 안됐는데 아빠를 엄마 곁으로 데려다 줬잖아.. 하늘나라 신도 양심은  있나봐....   혼자 외롭고 쓸쓸히 지내는 엄마를  보고  아빠를  나한테서 빼앗아 엄마 곁으로 보낸걸 보면 말이야... 아무래도 내가 10살이면 이젠 잘 커나갈 거라고 생각했나 봐 그치?   엄마 난 그이와 오래 살 거야~~ 신이 질투 안하라고 가끔씩 싸움도 할거 거든. 그래야 부부가 같이 오래 산데... 그이는 맨 날 한 날 한시에 같이 죽자고 나한테 말하거든... 그이는 나 없으면 절대 못 산데...^^    엄마~~진달래가 피니 너무 엄마가 보고 싶어... 어제는 꽃이 보고 싶어서 별 살 것도 없으면서  다른 아파트 알뜰 장 열리는 곳에 갔었어..   가는 길... 오는 길 내내 난 나무들만 보고 다녔어. 매화도 흐드러지게 피고,  노란 개나리도 피고 , 목련도 피고...그리고 엄마를 닮은 분홍빛의 진달래가 피고 있더라.. 엄마를 보는 것처럼 얼마나 반갑던지.. 난 한참을 그곳에 서있고 싶었지만   남들 눈에 할 일 없는 실없는 여자로 보일까봐   아쉬움을 뒤로하고 돌아서서 바삐 걸었어...  사실은 엄마 얼굴도 잘 모르는 바보면서 말이야.. 흑백 사진 속에서만  늘 보아놓고.. 실제로는 보지도 못 해놓고 난 엄마를  봄만 되면 이렇게 그리워해....    엄마.... 진달래가 피는 봄이면 늘 그래왔듯이  올해도 진달래가 활짝 피면  분홍색 진달래꽃 속에서 보고픈 엄마 얼굴을  볼 거야...   예쁘고 나보다 젊은 내 엄마야.. 아빠하고 그곳에서 매일매일 아주 행복하지?  참!  어느새 아빠와 내가 동갑이 됐네...^^ 아빠가 떠나실 때  서른아홉 이였는데... 엄마 딸인 나도 올해 서른아홉이잖아.. 내년이면 내가 아빠보다도 한 살 더 많을 거야...    엄마~ 세월 참 빠르다 그치? 엄마 얼마 전에 욕실에서 머리를 빗다가 우연히 흰머리를 서너 가닥이나 발견했어. 갑자기 생겼지 뭐야. 좀 충격은 받았지만 욕실 문을 살짝 잠그고 흰머리를 뽑았어. 그이가 혹시 그런 내 모습을 보면 내가 늙었다고 생각하고   놀랠까 봐도 그렇고... 그이에게 여자로서 매력도 잃을까봐 은근히 걱정도 되었거든... 엄마 ~나 참 웃기지?  사춘기 소녀마냥.. 별 걱정을 다하고 말이야.. 사람은 세월 흐르면 늙는 건 당연한건데 말이야..후후~~~^^      하지만 그이한테는 정말 아직은 비밀이야... 그이는 내가 맨 날 신혼 때와 변함없이 하나도 안 늙었다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이거든...^^ 그런 그이한테 실망을 주면 안 될 것 같아. 우선은 그렇게 몰래 뽑고 나중에 뽑지 못할 정도로 많이 생기면 그때는 그냥 둘 거야... 물론 그때는 그이한테도 못 감출거야 아마도...      엄마~! 내가 행복하게 사는 모습 다 보고 있지? 나도 참 행복해... 엄마가 곁에 없어도 이렇게 행복하게 사는걸 뭐...    단지 이렇게 분홍빛 진달래가 피면  엄마가 미치도록  보고프고 그립다는 게  병이면 병이지... 나중에 ...나중에 나 만나거든.. 많이 사랑해줘... 그때 내 머리에 내린 허연 서리보고 맘 아파하면 안돼..  ^^    엄마가 많이 보고 싶어서 좀 있다가 이곳 산을  진달래가  온통 분홍빛으로 물들이면  난 그때  산에 갈 거야.. 수줍은 분홍빛 진달래꽃  속에 엄마얼굴이 보이니까  엄마 보러 가야지.....^^   엄마와 헤어진 지 서른여덟 해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엄마가 그리워  이렇게 진달래 피는 봄만 되면 한차례씩  몸살을 앓아  난....... 분홍빛 꽃잎들이 바람에 날리는 모습을 보니  더 보고 싶다..엄마야.. 더 그립다...내 엄마야.. 분홍빛 수줍은 진달래꽃을  닮은  내 사랑하는   엄마야... 2004년 3월 26일에... - 세상에 오직 단 하나뿐인 당신의 딸이-  윗 글은 얼마 전에 만든 제 블로그에 쓴 글을 옮겨왔습니다.     

수줍어 수줍어서

다 못타는 연분홍이

부끄러 부끄러

바위틈에 숨어 피다.

그나마 남이 볼세라

고대지고 말더라.

 

 

 

※20년이 훨씬 지난  야간 중학교 시절 배운 시로  어렴풋이 기억하는데  누가 지은 시인지도 잘 모르면서  진달래가 만개한 봄이면  내게는  그 유명한 김 정식(소월)님의 "진달래 꽃" 보다도  내겐 더 가슴에 와 닿는  시..... 해마다 이렇게 진달래가 피는 봄만 되면   엄마를 그리며 늘 읊어보는  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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