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핸드폰을 버스에 두고내려서 찾아오면서 느낀점이 묘하여 이렇게 글을 씁니다.
버스 뒷자석에 앉아 있다가 내릴때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빠졌었나봐요. 집에 도착할 때 까지도 몰랐다가 엄마 핸드폰으로 전화가 와서 놀라서 받았더니 고등학교 여학생이 핸드폰을 주웠다면서 '엄마'라고 적혀 있어서 전화를 했다는 거에요.
그래서 놀라기도 했지만 전화를 하는 학생의 말투나 정황으로 봤을 때 너무 착한 학생인것 같아서 고마워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밤이 너무 늦어서 지하철을 타고 찾으러 가면 너무 늦은 시간일 것 같아서 내일 그쪽으로 가겠다고 했더니 자기는 내일 학교를 가야해서 집에가서 엄마한테 이야기하고 시간을 정해서 전화를 다시 준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던 와중에 아빠가 차를 태워주신다고 하셔서 다시 연락을 해서 학생이 살고 있는 잠원동 잠원 훼미리 아파트쪽을 20분만에 갔어요. 저도 아직 학생이고 그 쪽도 고등학생이고 한것 같아서 커플이 되면 하려고 놔뒀던 '순금 전자파 방지 커플 스티커'2장을 사례로 드릴까 하고 가지고 갔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돈도 조금 챙겨갔어요.
도착하고 아파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멀리서 아주머니 한분이 오시더라구요. 그래서 엄마가 대신 나오셨나보다 하고 인사를 하는데 손에 핸드폰이 안들려 있는거에요. 그러면서 그 아주머니 분이 대뜸.
" 딸이 핸드폰을 주웠는데 너무 당황해서 울면서 자기한테 전화를 했었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분명히 학생이랑 전화하면서 울거나 그런거 없었고 집에가는 버스안에서 주운거라서 집 앞까지 온상황인데 대뜸 그렇게 이야기를 하시길래 듣고 있다가.
"아 그러시냐고 감사하다고 그런데 핸드폰은 어디 있냐고" 그랬더니 주머니에 있는데" 딸이 놀래서 울면서 전화까지 하고 놀랬는데 사례금은 있어야 하지 않냐고" 그러는 거에요.
"저도 학생이고 소정의 성의를 표하려고 가지고 온게 있다고" 손에 든것을 보여드렸더니 "돈으로 줘야 하는거 아니냐면서" 핸드폰은 보여주지도 않고 그러더라구요.
핸드폰 관리에 부주의해서 잃어버린 제 잘못이 크지만 핸드폰을 보여주지도 않고 사례금을 안주면 핸드폰을 안돌려줄 심산으로 나온 그 아주머니가 너무 야박하더라구요. 더군다나 딸이 주워 온 걸 집에서 이야기 듣고 "그런건 사례금 받아야 하는 것" 이라면서 엄마가 대신 나온것 같던데 말이지요.
더군다나 핸드폰을 주워서 저한테 연락을 한것도 제 핸드폰을 엄마에게 연락을 한거라 전화비가 따로 들지도 않았는데 그 아주머니는 자꾸 전화비 이야기를 하는 거에요. 그래서 "전화는 제껄로 했다고" 그랬더니 "딸이 놀래서 자기한테 전화한 그 통화비"라고 말을 바꾸더라구요. 어이가 없어서. 울면서 전화했다나 어쨌다가 그런것도 거짓말인거 너무 티가 나는데 핸드폰을 보여주지도 않고 11시가 넘은 밤에 인적도 없는 골목에서 이런 일을 당하고 있으니까 덜컥 겁도 나고 그래서 2만원 주고 인사도 하지도 않고 와버렸습니다.
참 기분 묘하네요. 만약 동네가 좀 허름하고 잘 사는 동네가 아닌 곳에서 이렇게 사례금 이야기가 나왔다면 요즘 경기도 어려우니까 뭐 기분은 별로 좋지 않지만 불우 이웃돕기라도 한다는 생각으로 잊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우리집보다 훨씬 좋은 아파트가 즐비한 동네 한 가운데에서, 집앞까지 찾아가서 내 물건 돌려받는 것이 그렇게 돈을 요구할 만큼 당당한 일인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저도 지금까지 몇번 핸드폰을 주워다 드린 경험이 있는데 한번도 사례금을 받아 본적도, 사례금을 받아야 겠다는 생각도 해본적 없습니다. 만약 뭐 택시기사들처럼 그 동네까지 와서 준다거나 몇일이 지나서 돌려 받는다 거나 그럴경우 정말 시간과 노력의 댓가로 사례비를 드릴 수 있다고는 생각합니다만, 세상 모든것이 돈으로 환원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사람대 사람으로 사는 세상에서 이런 사소한 것까지 기분 상해가면서 돈이 오간다는 것이 정말 차갑고 냉정하게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 그 상황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그 아주머니가 아니고 핸드폰을 주워다 준 학생과 직접 이야기 만나서 사례비를 주더라도 그렇게 했었으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드네요.
사회가 내 뜻대로 호락호락 하지 않을 것이란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이런 일을 당하고 나니 앞으로 내가 해처나가야 할 세상이 서럽기도 하고 서글퍼 지기도 합니다. 비릿내와 쓴맛을 함께 맛본 기분이랄까.
뭐 어쨌든 핸드폰 간수 잘 못한 내 잘못이 제일 큰 죄이니 모두들 소지품에 항상 주의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