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우리 두비를 만난다는 설렘에 퇴근하자마자 대전으로 직행했습니다.
도착해보니 단꿈에 젖어있더라구요.
아가씨는 마치 두비의 고모가 아닌 엄마화 되어 새로 생긴 버릇과 에피소드를 얘기해줍니다.
이제 짜증내며 울 때는 어른도 못당한다는 것, 우유 잔뜩 먹고 기분좋게 손 빨다가
너무 깊이 넣어 우유를 도로 뱉었다는 것, 밤 11시까지 잠들지 못하면 그날은 밤새 고생해야
한다는 것 등등...
그런데 문제는 저였습니다.
우리 두비가..우리 두비가 낯설게 보이는 겁니다
내가 저렇게 잘생기고 귀여운 아기를 낳았단 말인가 ![]()
불과 일주일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는데 이 엄마가 데리고 있을 때보다 볼 살이 더 오르고
뗑깡도 더 늘고 말이죠.
역시나 밤 11시까지 못재운 결과 저는 밤새도록 두비에게 시달렸습니다. 신랑까지 세트로..
서울에 돌아와 아가씨와 통화하니 이번에는 가는 동안 몇번이나 울었냐는 질문에 깜짝 놀랐습니다.
대부분 아기를 놓고 오는 엄마들은 철철 운다는데 나는 왜 한번도 안울었을까..
물론 지금 당장이라도 재미없는 회사를 팽개치고 아기와 함께 있고 싶은 맘은 굴뚝 같지만
아기를 두고 오는 마음이 처연해서 운다거나 하지 않은게 이상했습니다.
아마도 아가씨와 어머니가 아기를 키워주는게 내가 키우는 것보다 더 믿음직하기 때문이겠지..
나는 아기와 있으면 어쩔 줄 몰라하면서 속을 끓이니까 오히려 시댁에 맡기는 게 더 안심되는거겠지..
나는 아기 목욕시킬때도 허둥지둥 서투르잖아...아기가 울며 보채면 어쩔줄 몰라하잖아..
이런 저런 생각에 저녁내내 얼굴이 어두우니 신랑까지 걱정합니다.
우울증인가보다고...자기가 잘해줄테니 우울증 걸리지 말라고...
잠자리에 들어서 마음속으로 외쳤습니다.
'그래도 나는 니 에미다!!'
출근해서 부장님이 외출한 틈을 타 이 글을 올리는 순간에도 마음 한켠에 드는 뭔지 모를 서운함을
이기기 위해 생각합니다.
'그래도 나는 니 에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