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유리씨가 싸이에 와서 댓글 달아줬다는 톡을 보고, 예전일이 생각나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톡을 보게되면 유난히 누구누구 연예인을 봤다고 글이 많이 올라오더라구요.
예, 저도 그런경험이 있습니다.
연예인은 아니지만 유명인이 저희 부모님께서 운영하시는 가게의 단골손님이였습니다!!
그 유명인의 이름은....
수원삼성블루윙즈의 공격수이자 2000년도 득점왕 산드로입니다...비록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중학생이였을 때니까, 벌써 8년이 넘어가는 군요.
어느 날은 어머니께서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들, 오늘 우리가게에 축구선수가 왔다."
아시다시피 수원삼성블루윙즈는 서포터즈가 제일 많은 인기팀이죠,
수원사람들에겐 인기가 무지 많았습니다.
저희가게가 인계동 삼성아파트 앞에 있었는데, 그 아파트 사는 친구들은 축구 선수와 자주 마주치곤 했죠.
특히나 어렸을 때 K리그를 좋아했던 저는 열광의 도가니가 되었죠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누구요?!누구요!!!?!!!?!!!!"
"산드로"
"으오오오오오오!"
"근데, 아들 산드로 좋은 사람 같다."
"오, 왜요?"
"만원을 내고 거스름돈을 안받아가."
그리하여 우리가족은 산드로의 열성팬이 되었습니다.
물론 거스름돈 때문은 아니였죠,
매주 한번씩은 꼭, 저희 가게에 와서 스파게티를 먹고,
굳굳을 연발하며 하얀이를 드러내고 웃는 미소천사 쿨가이 산드로.
아버지께선 무뚝뚝하셔서, 산드로가 오면 뒤에서 몰래 흐뭇해하셨지만,
문제는 어머니!
친화력이 끝내주시는 어머니께서는, 산드로가 올때마다
음료수도 공짜로 주시고, 스파게티도 더 많이 주시고, 항상 힘내라고 응원을 해주셨습니다.
산드로가 신문에 나왔을 때는, 코팅까지 해서 산드로에게 사인받고,
산드로도 어머니께서 좋아해주시니, 자신의 지인들도 가게에 데려왔습니다.
어느 날은 국가대표 골키퍼 이운재선수!!!의 전속코치와 함께왔었죠.
가게 벽에는 당당하게 산드로와 그 분의 싸인이 크게 자리잡고 있었죠.
그렇게, 산드로와 어머니께선 국경을 초월한 우정을 쌓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일주일에 한번은 꼭 오던 산드로가 한참을 오지 않았습니다.
어머니께선, 혹시나 축구하다가 다친건 아닌지 걱정을 정말 많이 하셨죠.
그러다가 몇달후, 용돈벌이겸 전단지를 돌리려고 가게를 갔는데
드디어 산드로가 가게에 왔습니다!
어머니께선 걱정과 반가움에 환호를 지르시며 산드로에게 달려갔습니다.
"산드로 도대체 왜이렇게 안온거야! 혹시 다친거야?"
"아~ 고향집에 갔다왔구나~ 집이 어딘데?"
"브라질"
그렇습니다. 놀랍게도 영어도 제대로 못하시는 어머니께서는
산드로와 대화를 하고 계셨습니다.
진정한 우정이,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서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것이라
저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은 둘의 우정을 질투했나봅니다.
어느 화창한 일요일, 가게에 놀러간 저는 또 운이 좋게 산드로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침울한 표정으로 가게 온 산드로...
슬픈표정으로 스파게티를 다 먹고, 돈을 내며 말했습니다.
"aklefjlkzj!#!lafke3%!$!#%!1"-산드로
"뭐? 산드로! 외국간다고? 어딜가는데"-어머니
"재팬..."-산드로
"왜! 왜!"-어머니
"어머니, 산드로 팀 이적하나봐요"-알라뷰산드로
그렇게 갑작스럽게 우리는 산드로와 이별을 해야 했습니다.
마지막까지, 거스름돈을 안받아간 산드로...
정말 고맙게도, 가기 전날 인사를 하러 가게로 온거였어요.
대충 대화내용은, '잘해줘서 고맙다, 외로움을 덜어줘서 고맙다. 스파게티 맛있다.' 이런 것 같았습니다.(물론 어머니의 통역)
유명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의 마지막 날까지 우리가게를 찾아와 인사를 해주었던 고마운 산드로...
그리고 얼마 후엔 저희 가게도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우리가족은 다시는 산드로와 만날 수 없게 되었죠...
하지만 믿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직 산드로를 기억하고 있듯이,
산드로도 아직 우리가족을, 그리고 어머니를 잊지 않고 있다는 걸,
이만, 어머니와 산드로의 국경을 초월한 우정얘기를 마무리 짓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산드로, 잘지내고 계신가요. 우리가족은 아직 잘지내고 있어요.
비록 이렇게 자랑을 해도, 아무도 알아주진 않지만.
당신은 저의, 그리고 우리가족 최고의 축구선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