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ㅎ
그저 출근해서 하루 일과를 판 읽기에 매진하는 26살 사내 입니다.
그냥 어릴 적 황당한 얘기 하나 적어보려구요.
요새 세상이 흉흉하잖아요? 살인범에..강간범에 별별 사람들이 판 치고..
그래서 갈수록 사람들끼리 사이가 매말라 가는 것 만 같습니다.
얼마전에 버스를 탔다가 버스 안에서 서있는 여학생들, 아저씨들 버스가 흔들릴때, 커브를 돌때. 살짝 부딪히기만 해도 여학생 얼굴이 썩어 들어가더라구요..
그래서 생각난 김에 적어 봅니다.
때는 중학교 2학년 겨울.
당시 저는 자전거가 좋아서
중학교 3년 내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오로지 자전거로만 통학을 하던 저였죠.
때는 중2 겨울..한참 막 추울 때 였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날씨도 엄청 춥고 베란다로 내다 보니까 얼음도 많이들 얼었더라고요.
그래서 그날만큼은 얼음이 신경 쓰여서 자전거를 두고 학교를 가기로 했습니다.
(그 얼음이 눈에 띄었던게..그게 화근이었나봐요ㅠ)
버스를 기다리는 내내 오돌오돌 떨고 있었는데..여고생 누나였죠.
제 앞쪽에 서 있더군요. 바들바들 떠는 저를 계속 쳐다보고..표정을 읽었을땐..쫌..뭐랄까..
불쌍하게 보는 것 같기도 했고..아무튼, 뭐, 전..그랬어요.ㅎ
그러다가 버스가 왔고, 저는 너무 추운 바람에 문이 열리는 동시에 달려갔더랬죠.
그 여고생 누님도 똑같이 달려가더라구요?
그리곤 둘이 맨 앞에 서서 무언의 실갱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연륜에 밀린 것인가?..1순위 승차를 양보했죠.
그리고 그 분이 얼른 올라타길 기다리고 있는데..뒤에 사람들이 많았었어요.
다들 추워서 달달 떨고 있었죠. 그런데 먼저 탄 누님은 주머니에서 차비 꺼내느라 한가하신 상황이었고 제 뒤 사람들은 기다리다가 짜증이 났는지 슬슬 투덜도 대고 저를 하나 둘 씩 밀기 시작했습니다.(빨리 타라고 말이죠..)
그게 초기 화근이었어요.
제 얼굴이 직진을 하면 바로 그 누님의 질펀한 엉덩이가 보였습니다..
전 파뭍기 싫은 마음에..그것만은 도저히 용납이 안되겠다 싶어 안간힘을 쓰면서 버텼습니다. 그런 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 여고생 누님은 여전히 동전 꺼내기에 바쁘시고..
뒤에 줄을 서 있던 사람들은 너도나도 저를 밀어붙이기 시작을 하더군요.ㅠ
중3 학생이 무슨 힘이 있겠습니까?ㅠ
버티고 버티다가 도저히 막을 수 없는 힘에 못이겨 저는 그만 앞으로 밀려버리게 되었고
도저히 그 질펀한 쌍 바윗골에 얼굴을 박을 수 없던지라..버스 맨 첫 계단을 밟으면서 올라서버렸죠. 정말 다행이게도 마침 밀려날때 그 누님 버스비 다 내고 올라가는 중입니다.
그 누님 쌍바윗골 위 등허리?쪽 이었을 꺼에요.
얼굴이 밀려서 맞닿았습니다.
순단 검은색 긴 생머리 찰랑~ 해 주시면서 뒤를 돌아보시는데..아까는 약간이나마 아리따워 보어던 그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당장이라도 검은 두 눈동자에서는 메칸더 V를 능가할 레이져 빔이 나올 기세였습니다.
전 말 없이 고개를 돌렸죠..(정말 무서웠어요..)
하지만, 곧 뒷 사람들의 성화를 느낀 것인지 그냥 들어가더군요.
전 버스비를 내고 올라섰습니다.
제법 사람들이 많더군요.
그렇게 버스는 출발했고, 제가 내릴 정류장이 다 와갈때 즈음..?
그때 두번째 화근이 일어났습니다.
잘 달리고 있던 버스를 두고 끼어들기 차가 쌩!~하고 달려 와서는 버스 앞으로 앞지르기를 하더군요. 버스 기사 아저씨가 놀라셔서 핸들은 한쪽으로 잡아 돌리셨습니다. 물론, 급정거 비슷하게 속도도 줄였죠.
버스 타자마자 그 누님이 무서워 저는 중간에 서 계시는 누님을 피하기 위해 뒷쪽에 서 있었습니다. 버스가 급정거를 할때 제 몸도 따라 움직였습니다. 간신히 균형을 잡으려는 찰나에.. 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사람들이 많았던지라 잡을 것이 마땅치도 않은 상황이었고..저는 비들거리다가 넘어지지 않기 위해 발을 바닥에 지탱하는데 성공! 그리곤 무의식적으로 왜 그런거 있잖아요? 사람이 넘어지지 않으려고 손을 뻗는..그..
동작 말이죠..
저도 그랬죠. 그런데 ...그게..
넘어지지 않으려고 디뎠던 발이..평소 버스 바닥의 느낌은 없더군요.설마 하고 아래를 쳐다보았을때 누군가의 발이 있었고..제 발이 큰 편이라 상대적으로 작아 보일 수 있는 그 발의 주인은..아니나 다를까..그 누님이셨었습니다. 그리고 뻗은 제 손이 거머쥔 손잡이라 생각했던 "그것"의 주인 또한..그 누님이시더군요.
순간 등골이 오싹해지고 한 겨울 버스 안이 왜이렇게 덥게 느껴지던 것인지 등줄기타고 땀이 비오듯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아아.. 이럴때를 보고 쥐구멍에 숨고 싶다는 것일까..?
정말이지 순간 그 누님인걸 확인하고 손과 발을 다시 원위치 시켜야 겠다는 생각은 드는데..뭐랄까요...몸이 굳었다랄까요..? 딱 그 상황이었습니다.
버스가 휘청거릴적에 들리던 비명소리들도 동시에 잠잠해짐과 함께..하나 둘 사람들의 시선은 저와 그 누님쪽으로 ZoooooooooooooooooooM In 되었고, 드디어 레이져를 뿜어내시는 누님의 눈에서는 독기마저 흘러나왔습니다.
그리곤..
참..보드랍더군요.. 누님의 손이...ㅠ
살면서 그렇게 매운 손맛은 처음이었습니다.ㅠ 그것도 버스 떠나가라 사람들 이목 집중 될 정도의 강력한 스파이크를 제 볼에 세 번 내리 꽃으시더군요..(운동부 인 줄 알았습니다ㅠ)
그거로 끝이었으면 참으로 다행이었을 텐데..
세 번 뺨 터치를 함과 동시에 버스는 제가 내릴 정류장에 다달았고, 저는 더 이상 그 누님 앞에 있다가는 얼마 살지도 못한 인생을 마감해야 할 것만 같은 불길한 느낌에 도망치듯 뛰어나갔습니다. 그때 느껴지던 시선들이란..참...
완벽한 변태로 몰리기에 충분한 시선이었죠. 그것도 중3 학생이 그짓꺼리라니..
사람들이 어떻게 봤겠습니까? 억울하지만 상황이 상황이었던 지라..정말 뒷꿈치게 먼지가 나도록 뛰쳐나갔습니다.
여기서..마지막 위기가 오더군요..
아침에 본 얼음만 아니었더라도..난 평소대로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갔을테고..
그러면 아침에 버스 탈 일도 없었고..치한으로 몰일 일도 없었을 테고..무엇보다도 그 곰발바닥에서나 나올법한 그런 매서운 스파이크 또한 맞을 필요가 없었을텐데...
아오!! 그놈의 얼음!!!
뒷문 열림과 동시에 그 많은 사람들을 비짚고 뛰어내린 저.
하필..버스기사 아저씨도 센스쟁이시더군요.
뒷문이 열렸고 내림과 동시에..하필 그 부분이 얼음판이었던 것입니다.
이런!! ㅁ랴븊ㅈㄷ교 ㅈ뎌ㅑㅐㅊㅁ뉴피 ㅁㄴㅍ루 ㅐㅔㅁㅈ댜여뉴ㄴ!!!!
사뿐히 내려놓았던 발 그대로 미끌어져 주셨고..
처음 시선은 정면 →앞에 나묻가지가 보이더니→갑자기 맑은 하늘이 보이고
→(넘어지면서도 놀랐습니다) 버스안에서 저를 지켜보고 썩소 날리고 계시던 누님 얼굴이 보이더군요..
정말 순식간에 大 자로 길바닥에 늘어 붙어 버렸습니다.
맨바닥에 뒷통수 헤딩했더니..정말 어지럽더군요..아프기도 아프지만, 그것보다 쪽팔림에..
일어날 수 가 없었습니다.ㅠ
버스 안 사람들이 어찌 생각하겠어요?ㅠ
중3 짜리 겉으론 멀쩡한 사내녀석이 지보다 나이 많은 누나 슴가 만지다가 뺨맞고 도망간답시고 뛰쳐나가더니 맨바닥에서 자해를 하는 거로 밖에 더 보였겠습니까?ㅠ
쪽팔림에 몸이 안움직여지더군요.
그 순간 잠깐동안이었지만, 머릿속에 오만가지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그 생각들의 결론은 "그래, 그냥 기절해 있는 척 하자" 였습니다.
그 버스에 같은 반 친구가 타고 왔었더군요.
그 친구도 내려서는 저를 흔들기 시작했고.. 떠날 줄 알았던 버스는 밖에 학생 하나 길에서 주무신다고 아우성이고 급기야 버스 기사 아저씨도 내려서 저에게 달려 오시고..
순식간에 일이 크게 벌어졌습니다.ㅠ
그때당시 제 생각엔 버스가 가면 그 자리에서 전력질주 해서 오로지 그 장소를 벗어나자였는데..순식간에 사람들이 몰리고 버스에서는 웅성웅성대기 시작하고 급기야 어느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 " 학생 머리 부딛친거 같덴데!! 어린애가 죽은거 아냐!! 얼른 119 불러 119!!" 라는겁니다.ㅠ
아씨..이게 아닌데..ㅠ
어떻게든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 픈 맘에 바로 일어나면 티 나니까 살며시 실눈 몇번 감았다 떴다 해 주시면서 자연스럽게(나름대로) 일어나 주셨더랬죠.
그랬더니 기사아저씨 하시는 말씀
"학생 지금 머리를 다친것 같아.. 그냥 누워 있어!!"
"네? 아..아뇨, 전 괜찮은데...(제발ㅠ)
"안돼 학생, 집이 어디야? 번호는 뭐야?? 부모님 집에 계셔?"
"네..?...;;;"
정말 수습하려고 하면 할 수록 구렁텅이로 빠지더군요..
그때 살짝 뒤를 돌아 보았습니다.
그 누님..
버스안에서 한 치의 미동도 없이 버스 천장에 달려있는 손잡이 한 손으로 잡서 서서 저를 향해 미련없이 쏟아 부어 주시던 그 썩소.. 아직도 잊을 수 가 없습니다.ㅠ
결국, 저는 누군가가 부른 119 구급차에 원치않게 몸을 싣고 아픈 곳도 없는데 아침 댓바람부터 응급실로 실려갔고 급기야 담임 선생님이며 누구 할 것 없이 다들 몰려와 주시고..
어찌된거냐며 다들 물어보시는데...
차마 누님 슴가 손대서 맞고 도망치다가 요래 됐다고는 말 못하겠더군요..
"몸이 좀 않좋은것 같아요..버스 내리다가 살짝 머리가 핑~ 하더니 그때부터 기억이..ㅠ"
대충 때웠죠..그랬더니만 그 일 후로..야자를 빼 주시더군요.
건진건 그거 하나지만, 그 뒤로 저희 동네에서 다시는 버스를 타지 않았습니다.ㅠ
그러다가 시내에서 한번 누님 마주 친 적이 있는데..불러주시더군요..
"야!! 버스!!"
뒤에서 듣는 그 목소리...요새 처자분들이 야밤에 길가에서 모자쓴 남자 마주칠때 느낌이랑.. 아마 같을 것 같습니다.ㅠ
그 뒤로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만원 버스 절대 안타고..택시를 타곤 했었죠..한동안;;
지금은 제 차가 있어서 버스 탈 일은 없지만, 아무튼, 어릴적 정말 황당한 에피소드였습니다.
그냥 생각이 나서 적다 보니...엄청 길게 썼네요;;
읽은 분 계신다면 긴 글 읽으시느라 대단히 수고들 하셨어요^^
그럼 오늘은 금요일..다들 주말들 잘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저는 토요일도 5시까지 일하는 회사. 이번 일요일은 또 주간 당직이네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