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습니다.. 당근 죄송합니다...
이시가끼 섬으로 들어올때 탔던 비행기보다 훨씬 컸다..
사람도 많지 않아 자리도 널널했다..
일행들은 자기 자리를 무시하고 창가쪽 빈자리를 찾아
지들 맘대로 앉아버렸지만..
소심한 나...티켓에 표시그대로 복도 쪽 맨끝자리에 앉았다..
다른 자리에 앉았다가 만약 불의의 사고라도 나면
땡전의 보상도 못받을 경우가 생길지 모르니..
내가 그동안 쏟아부은 보험료가 얼만데.. 고로코롬은 아니된다..
양대리는 나와 대각선 자리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아직도 비행기를 타는게 신기한지 창문가리게를 올렸다 내렸다 난리부르스다..
꼭 촌놈들은 어딜가나 저렇게 티를내요..
스튜어디스들의 표정이 가관이다..
머..아무리 웃는 얼굴에 침은 못뱉는다지만 어찌 저리 인조인간같누...
아닌게 아니라 양대리는 벌써 제일로 얼큰이 스튜어~를 붙잡고
잡담을 하고 있다...
아니..일 안하고 손님하고 저렇게 잡담을 해도 되는거냐..
그리고 양대린.. 도대체 굽다말은 호떡같이 생긴 저 얼굴이 머가 맘에 든다고...
알수가 없다..
드디어 50분의 비행끝에 오끼나와 공항에 도착했다..
어떻게 생겨먹은 공항이 국제선보다 국내선이 훨 좋다..
이미 날은 어둑해졌고 바람이 꽤 많이 불고 있었다..
호텔로 가기위해 택시를 탔다..
기사 아저씨는 우리가 한국인인걸 알고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라며 반겨주었다..
일본에 택시는 한마디로... 꼬졌다...
깨끗했지만 내부는 꼭 나 초등학교때 울 아버지 타시던 포니같다..
운전석은 우리와 반대로 오른쪽에 있었고
방탄유리로 일부가 막아져 있었다..
공항에서 호텔까지 약15분거리였는데 900엔 정도의 요금이 나왔으니
우리집에서 30분 거리인 회사까지 가는데 8000원정도 나오는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우라지게 비싼 교통비임에 틀림없었다..
호텔로 향하는 택시안에서 바라본 오끼나와의 거리는
매우매우 한산했다..
예전에 미군이 점령하고 있었던 곳이고 지금도 미군기지가 있어서
미국사람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제 2차 세계대전때 피해가 많았던 곳이라던데..
세월이 많이 흘러 어떠한 흔적도 찾아볼수 없었다.. 허긴 그때가 언젠데...
아니..그나저나 먼놈에 사람들이 이리도 없는겨..
일본에 인구가 많아 섬이 가라앉고 있다는 소문도 있던데..
다들 어디서 짱박혀 있는거여..
혹시 섬밑으로 겨들어가 가라앉지 말라고 떠받치고 있는거 아녀....??...죄송합니다...
갑자기 옆에 앉은 양대리가 내 팔을 살찍 건들며...
나한테 할말 없습니까..?? 맘에 드는지 안드는지 얘기는 해주든가 해야지...
하며 말을 걸었다..
어머...이 촌놈.. 왜 자다가 남에 다리긁는 소리를 해대나..
저기요..아직..전 ..모르겠거든요..처음부터 제 취향이 아니라...
그러자 양대리 갑자기 짜증내며..
무슨 사람이 이렇게 어리버리합니까... 사람 성의가 있는데..
나 갑자기 가슴이 쿵딱거리기 시작했다...
내 그동안 하두 김칫국을 혼자 마셔대서 이젠 안그러고 살려고
엄청 노력하고 있는데..이 상황은 아주 명백한거 아녀...??
오래됐지만 오끼나와에선 그래도 큰편에 속하는 퍼시픽호텔에 도착했다..
2인 1조가 되어 룸을 배정 받고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내내
내 룸메이트 미세스박은 어제 봤던 귀신얘기를 또 하고 자빠졌다...
자기 눈엔 귀신이 자주 보인다나... 흐미...
오래된 호텔이라 머 별볼일 없는 내부 였지만 전망하나는 끝내줬다...
위에서 바라본 오끼나와의 전경도 우찌 그리 한가로운지...
오~ 이제 이런 한가로움..밋밋함은 그만~!
미세스박이 샤워를 하러 들어가는 동안 난 멍하니 침대에 걸터앉아
아까 양대리의 말이 무얼까 ..곰곰히 생각했다..
아무리 촌놈이라도 나 좋다고 달려들면 한번쯤 고려해봐야 하는거 아닌가..
쉽게 오는 기회도 아닌데 말이쥐....
에라~ 모르겠다...고스톱이나 치자..하며 핸드폰을 꺼내려 가방을 열었는데
누리끼리한 상자가 툭하고 떨어진다..
아 참...아까 낮에 양대리가 줬던건데...
아무 생각없이 멍하게 상자를 여는순간..
야들야들한 촉감의 실크 천쪼가리가 미끄러지듯 떨어졌다..
이게 당최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분홍색 실크의 유카타였다...
머여....
욕실에서 나오던 미세스박..
어머 그거 아까 낮에 풍물점에서 양대리님이 산건데..??
애인줄거라고 그러던데 둘이 사귀는 거였어..??호호호.....
저기..그게 아니거든요..??!!근데 이거 비싼거예요..??
남에 돈이지만 돈걱정부터 앞선다...
5천엔 넘었을걸요..??!!
내참...양대리는 왜 이런걸 줬을까...
차라리 돈으로 주던지.....
그럼 아까 맘에 들도 안들고 그 얘기가 유카타얘기였군....
난 더이상 오버하지 않고 양대리를 지켜보기로 맘먹었다..
집합시간 8시 ..
저녁을 먹으러 가기위해 로비로 모였다..
으슬으슬 감기기가 있어 두꺼운 잠바로 몸을 추리고..
비실비실한 나를보며 양대리 ..
아니 생긴건 돌도 씹어 먹게 생겨 가지곤 어울리지 않게 왜 그럽니까..??
새캬...내가 돌씹어 먹는거 니가 봤냐..??
멀 먹고 싶냐고 물어보길래 난 끝까지 스시라고 했다..
이곳 오끼나와엔 스시가 없다는걸 알지만
일본에 온 이상 미련을 버릴수가 없었다..
죽은 사람의 소원도 들어준다던데 나는 살아있고 더군다나 아픈 사람이 아닌가...
그러나 그들은 내 말은 개무시하고..
지들좋은 철판 요리를 먹으러 간댄다...
호텔을 나와 철판 요리집으로 가는데..
머 대단한거 먹는다고 환자를 데리고 이리 멀리 걸어가나...
한 이십분은 걸었다...
택시비 아끼면 일인분은 더 먹을수 있다는 말에
사람들은 기꺼이 걸어가겠다고 했으나 난 동의 할수 없었다...
그러나 내 동의여부는 그들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질질...
거리엔 오래된 건물이 많았다..
높은 빌딩은 거의 없고 이삼층으로 된 목조건물이 많이 보였다...
사오층되는 아파트엔 우리처럼 방범창을 이중삼중한 모습들은 볼 수 없었고
뻥뚫린 테라스에 모두들 하나가득 화초를 기르는 모양이었다...
여전히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20분 동안 걸어가는데 거짓말 안보태고 사람 10명도 못봤다...
큰길로 나가니 이젠 제법 도시같았다..
사람들이 군데군데 보이기 시작했다..
지상 전철(롯데월드에서 타던 모노레일과 같은)도 보였다..
절라 신기했다...
우리가 도착한 철판 요리집 이름은 캡틴 철판요리...
꽤 유명한 집인지 연예인싸인들도 붙여놨다..
어둠컴컴한 철판요리집 테이블에 우린 삥 둘러 앉아 메뉴를 골랐다..
술을 못한다며 non알콜음료를 골랐는데
뻥좀 치지 말라며 양대린 지맘대로 생맥주를 시켰다...
안 생긴것들이 분위기까지 망치면 절라 재수없는거 모르냐면서...
삥 둘러 앉은 우리앞에 어떤 흰 빵모자를 쓴 총각이
철판대기 양손에 들고 나타나더니
철판위에 있던 가재며 새우며 쇠고기며..
뒤집고 까고 던지고 불까지 붙이고 생쑈를 하더니
기어이 그 비싼 가재를 바닥에 떨어뜨린다...
내 저 쉐이 까불다가 저럴줄 알았다...
그 총각 바로 퇴출당하고 태국의 그 짜리몽 비슷한 놈이 나오더니 또 쇼를 한다..
난 어수선한 틈을 타 양대리의 다리를 툭툭치며..
아니 아까 택시 안에서 유카타 얘기한거였어요..?? 물었다..
양대리는 약간 비웃으며...
그럼 유타카 얘기였지 ..아니면 내가 유럽짱한테 맘에 드는지 안드는지를 묻는거였겠습니까...??
아니 그거 왜 준건데요..??
양대리왈...
제가 원래 불쌍한 사람보면 못참는 성격이거든요.. 이제 밥좀 먹읍시다...
날 불쌍하게 보는 사람들은 원래 많으니
머 그건 그렇다치고..그래서 내가 좋다는거여..싫다는거여...
철판요리에 나온 킹크랩과 대하는 모두 여기서 양식한 것이란다...
맛있었다.. 일본 음식 특유에 닝링함도 없었고 베리굿~
안 먹겠다던 술은 또 왜이리 잘받는거여...
술만 먹으면 취한다며 안주를 포크에 집어 코앞까지 들이미는 양대리에 나...
엄청 오버했다..
마셔라...부어라... 했다... 역시 난 ...안된다,....
일인분에 3천엔이나 하는 요리를 먹고 나온 시간은 밤 9시 30분...
어디를 갈까 생각하는데 갑자기 양대리..
자기 어머니가 일본산 채칼을 사오랬다며 굳이 쇼핑타운에 가자고 하는통에
이곳 오끼나와에서 유명한 다이에 쇼핑센타로 향했다..
거길 가기 위해선 지상 전철을 타야했는데
일본은 정거장마다 요금이 틀렸는데
아마 두세정거장 탄 우리가 한명당 2백엔 정도를 낸걸로 기억되는걸보면
전철값도 장난이 아닌게 틀림없다..
지상전철은 우리나라 전철만큼 길지 않고
두세칸 정도 밖에 없었다..
어찌나 내부도 깨끗한지 발닿기도 미안할 정도 였다..
전철안에 사람은 많았다..
당근이 멋진 뽀이들도 눈에 띄고...
눈에 띄는대로 사랑의 레이져를 힘껏 쏴 주었으나
돌아오는건....저거저거 미친거 아냐..??라는 냉랭한 눈빛..
갑자기 양대리..
언젠가 오락프로그램에서 본거라며...
우리나라 어느 코메디언이 일본에 와서 전철을 탔는데
일본 사람들은 개인주의라서 주위 사람이 먼짓을 해도 신경도 안쓰더라면서...
그 코메디언이 직접 실험하기 위해서 전철안에서 손잡이 잡고 써커스하고
엎드려서 팔굽혀펴기도 하고 그랬는데도
아무도 안쳐다보아 자긴 너무 신기했다며..
오늘 그 짓을 해보겠단다..실험으로다가..
난 말렸지만 막무가내인 그를 막지 못했다..
갑자기 양대리 손잡이를 잡더니..
지가 이소룡이냐..아님 권상우냐...
이상한 소리를 내며 몸을 돌리고 발차기를 하고 난리지랄뽕이다...
급기야는 윗몸일으키기까지..
사람들..?? 당근이 다 쳐다보고 웃고 미친사람아니냐는 표정들...
양대리..벌건 얼굴로 일어서더니..
그 새끼들...시청자를 우롱하고 다 짜고 촬영했네 어쨌네...난리났다...
쪽팔려 죽는지 알았지만..
그래도 실험정신을 높게 사 별 10개 중 9개 준다...
다이에 쇼핑센타는 오끼나와에서 그래도 젤로 큰 쇼핑센터이다..
7,8층 정도있는데
명품부터 생활용품 ,특히 가전제품과 100엔샵..
없는게 없는 대형 마트였다..
미세스박은 생긴거 답지 않게 엄청 명품을 좋아했다...
일본 가시내들이 명품 엄청 따진다더니 미세스박!! 못됐구나~~
미세스박이 명품샵안에서 기웃거리며 100만원짜리 백볼때
양대리 어울리지 않게 주방용품코너에서 채칼고르고 있을때..
나 유럽짱..당근 100엔샵에 눌러붙어있다..
입이 쫘~악 벌어졌다..
100엔샵엔 물건이 많은건 당연하고 질이 너무나 좋았다..
난 바구니를 들고 미친듯이 물건을 고르기 시작했다..
그릇에서부터 쟁반, 컵, 세면기 솔, 숟가락,젓가락,헬로우키티 도시락셋트,
액자,손수건,볼펜,방향제 등등 미친듯이 골랐지만
총 금액은 2700엔...싸다...
가격에 한번 놀랬지만 이만큼 놀란건 놀란것도 아니다..
아무리 가깝다고 하지만 일단 한국가는것도 물건너 가는것이기 때문에
포장에 신경써야했다..
난 눈치를 보며.. 핸섬한 젊은 캐셔오빠를 보며..
음...아임..코리안...비코즈...구러니까...음....
절라 떨고 있는 나를보며 젊은 오빤...
하이!하며 잽싸게 박스들과 톡톡이 비닐(깨지지 말라고 싸주는 비닐)을 가져와
100엔짜리 물건을 하나하나 싸고 또 싸고 그것도 모질라 신문으로 한번더...
절대 깨지거나 손상되지 않게 박스로 야무지게 싼다음에
간단하게 들수 있는 손잡이까지 달아준다..
난 감동에 감동을 먹었다..
얼마전 우리 동네 모 마트에서 5만원어치 물건사서 박스포장해달라했다가
이까짓 물건 팔아서 얼마나 남는다고 우리가 그걸 해주겠냐던 주인 아저씨..
그때 그 황당했던 사건과 함께 오버랩되면서...
또한번 그 친절함에 고갤 떨굴수 밖엔 없었다...
아리가또 고자이마스......*10번...별 10개!!
저만치 양대리가 미친듯이 끙끙대며 먼가를 잔뜩 들고 왔다..
다 채칼이란다..
기가 막혀..무슨 칼 장사 할일있나...
12시가 다되어 쇼핑을 끝낸 우리는 벌써 마지막 밤이라는게 믿기 싫었다...
어렵게 일본 왔는데
그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나 유럽짱이 여기 왔는데
고작 2박 3일..?? 너무 한거 아녀..??
다들 엄청난 짐을 바리바리 들고 미네상 친구가 운영한다는 주점으로 갔다..
따뜻한 정종과 간단한 꼬치구이같은걸 안주 삼아
난 또 오버하여 마시기 시작했다..
왜.. 난 술이라면 이렇게 이성을 잃을까...나...
다들 약간씩 맛이가기 시작했다...
비도 약간씩 내리고 일본 전통 노래가 흐르는 이 주점은 운치있었다...
술은 취해도 입은 살아있는 나 유럽짱...
나: 저기요...양대리님은 왜 결혼 안했어요..??
양: 아..결혼식이요..??그냥요..돈이 없으니깐...
아: 치...저두 돈이 없는데 그럼 저도 못가겠네요..
양: 여자는 둘중에 하난 있어야죠..얼굴이 되거나...아님 돈이 많거나...
그치만 유럽짱은 매력있어요..
제가 유럽짱의 어머니같은 깊은 마음에 퐁당 빠져도 되겠습니까..??...
헉...또 어머니...남자들은 날보며 심심하면 엄머니같은..이란 말을 자주 들먹거리는데..
암..빠져도 되고 말고..빠져 죽어도 괜찮다...
새벽 두시가 넘어서 우린 겨우 호텔로 돌아올 수 있었다..
엘레베이터에 내려 다들 각방으로 향하는데..
양대리 갑자기 내 어깨를 두드리며...
유타카를 입은 유럽짱의 모습을 못보는게 아쉽네요..한다...
술이 웬수지...환청이 들리나... 왜 양대리가 닭으로 보이는 걸까...
난..룸으로 돌아와 미세스박에게
오늘도 귀신이 보여요..?? 물었다..
아직은 안보여요...이따가는 보이겠죠 머...
흐미...잠을 자란 말이냐 어쩌란 말이냐...
유카타를 입어 보았다..
어제 그 면쪼가리보단 훨씬 고급스러워 보이는게
야들야들하니 몸에 척하니 앵겼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유카타를 입은 내 모습을 카메라 폰으로 찍어놓았다..
난 잠자리에 누워 미세스박에게...
양대리가 이렇고 이러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미세스박은 ..시큰둥하게..
느끼하고.바람둥이 냄새가 나요... 하며 등을 돌려 잠을 자려는 듯했다..
휴...
그래.. 머 눈에는 머 밖에 안보인다고 니가 바람둥녀구나...
새벽부터 누군가 문을 두드리고 난리났다..
누구세요..??..
양대리였다...
할말이 있다며 옷입고 잠깐 나와보랜다...
귀찮았지만...그대가 원한다면야...
로비에서 만난 양대리는 우리가 일본까지 왔는데
이대로 가기에는 억울하니..회사에다 아예 내일모레 주말까지 보낸다고 통보하잖다..
그래...그거거덩...내가 바로 원하는게 이거였거덩...
내친김에 밥을 일등으로 밥을 먹고 난뒤
부장영감탱이 출근하는 시간인 7시 30분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미우나 고우나 젤로 만만한게 영감탱이고 더구나 우리 영감은 양대리를 이뻐하므로...
양대리의 말이라면 오케이 해줄것이다..
전화기 앞에 처량하게 쭈글시고 앉아있던 양대리는
7시 30분 땡하는 소리에 미친듯이 한국으로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난 양대리 옆에서 두손모아 기도를 하려고 폼을 잡고 있는데..
갑자기 양대리 잽싸게 수화길 나한테 던지다시피하고 저쪽으로 달아나버린다...
어쩌라고..??
으...........................................................
저런 써글넘..... 결국엔 나한테 옴팡 뒤집어 씌우는구나...
여보세요....!!! 갑자기 들려오는 영감목소리...
아..모시모시...부장님...나 유럽짱....인디오...
그래 오늘 오는 날이지 조심해서 오도록!
아니요...그건 그런데요 혹시 낼 하루 휴가내고 주말까지 여기에 있다가면...
머시..?? 니가 간이 배밖으로 티나와도 열두번은 더 티나온거 아니가..??
순진한 양대리 바람넣지 말고 당장 오늘 건너와!!!
뚝!.................................
꼬봉의 최후 순간이었다...
이눔..양대리 어디갔누..
양대리 저쪽벽에서 빼꼼히 얼굴만 내밀고 있다..
저눔에 상판때기를 확~!
갑자기 꾀가 났다.... 유럽짱의 살벌한 응징의 맛을 니눔이 아직 모르렸다!!!
난 웃으며 양대리를 불렀다..
양대리 그제서야 슬그머니 오더니 어찌 됐습니까..?? 묻는다...
난 아주 상냥한 웃음을 띠며...
네..맘대로 하라는데요..??회사에는 급한일 없다구요...
양대리 갑자기 야호!하며 점프를 하고 지랄을 하더니
유럽짱 유카타를 내가 괜히 샀겠습니까..??
인생이란 give & take 지요...
염병...삽질...
동경에 지 친구가 있는데 스시집을 한대나..
같이 가면 실컷 먹여주겠다며..
오노~니눔이나 나중에 엿 실컷 멋어라...
난 갑자기 집에 일이 있어서 아쉽지만...대단히 아쉽지만..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정중히 거절했다...
급하게 공항으로 떠났다..
어차피 동경가는 사람들도 같은 공항으로 가야하므로
배웅을 해주겠단다...
갑자기 겁이 나기도 해 티켓팅하면서 다시 한번 물었다...
안가실거예요 진짜..??
안간다니깐요...왜 그러십니까...얼렁 가세요 유럽짱이나...
후회할텐데.....
그러나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응징이란 처절해야 제맛인걸...
우리 일행과 빠빠이를 했다...
내년에 있을 세미나에 꼭 다시오리라는 약속과 함께...
양대리에겐 무사히(?)재밌게 놀라는 당부와 함께...
좋댄다.... 쯧쯧....
비행기안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한국으로 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고보니...일본가서 돈 몇푼 쓰지도 않았다...
환전은 3만엔 해갔는데 쓴건 고작 3천엔 안팎이다...
나같이 싸게 일본 갔다온 사람 나와보라 그래..!!!
괜한 수수료만 날렸다....
한국에 도착하니 오전12시였다...
아무리 가까워도 외국은 외국인데 회사로 들어오란 말은 하지 않겠지....
영감한테 전화했다...
전화를 받은건 미스함..... 절라 띠꺼운 말투로
부장님이 전화오면 들어오라고 하시던데요..??
내 특기...안들리는 척하며 끊었다...
이런 방법이 이렇게 매번 유용하게 써먹히다니....
곧바로 집으로 향했다...
문을 열어주는 엄마는 대뜸 벌써왔냐..??? 며칠 안보나 싶었더니 고새 오냐..??
엄마 맞나...
커다란 박스 두개를 본 엄마는 짠순이가 왠일이냐며.. 놀라했다...
100엔샵 표라고 얘기하지 않았다...
메이드 인 제펜 좀 샀다고..개당 1000엔도 넘는건데 엄마를 위해 샀다고
어깨에 힘좀주며 뻥좀 쳤다.......
박스를 풀러본 우리엄마..에게 난 죽도록 맞았다...
왜....
가져온 그릇들과 컵과 접시가 메이드인 타이완이었기 때문이다....
실컷 일본가서 쇼핑한게 메이드인 타이완이라니.........
엄만...다 때려치우고 샤넬 향수라도 내놓으라고 난리났다...
아참....... 깜박했네...
열받은 울엄마..드디어 진실을 말했다...
야!!! 동호대교 밑에서 떡파는 느엄마한테 도로가!!!
아무리 그래봐라..내는 못간대이.....
난 항상 여행을 갔다오면 여행일지를 정리하는데
이번 오끼나와는 당최 정리고 머고 할게 없었다...
그날밤 나는 간단하게 여행 총평을 일지에 적었다...
오끼나와현....한적하고 조용한 도시, 장수도시,아무로 나미에의 고향 이상 끝
오끼나와현의 이시가끼섬....사람사는 무인도, 신대륙 발견기분 이상 끝
그리고 또한가지...
아무것도 모르고 동경을 휘젓고 다닐 양대리에게
유카타를 입은 내모습을 그의 핸드폰으로 쏴주었다...
포토메일제목:오빠~ 내 맛이 어때..??^^
난 진정 까불면 죽는다는 소리였다...진정....
다음날 토요일...
회사를 출근하니...
인간들이 선물에 눈이 멀어 꿀차에 우롱차에..
평소에는 눈도 한번 안맞춰주던 그 잘난 박주임까지...인간아...왜 사니...
부장영감은 나를 보자마자..
아니 양대린 거기 아직도 있다매..?? 그자식 그러지 말라했는데 왜 그런다대..??
몰라요... 난 가자 했는데 안오겠대요...동경에서 친구가 스시집을 한다고
나한테 가자고 실컷먹여준다고 절 막 꼬시던데요 저는 뿌리치고 왔어요...
하며 영감앞에 어제 그 문제의 접시와 그릇들을 꺼내 놓았다...
당근 메이드인 타이완 딱지를 떼고 말이다...
영감...눈이 휘둥그레지더니. 무슨 식당 차릴일 있냐.... ??한다...
아니요...사모님한테 갖다드리면 좋아하실것 같아서요...
그래..??흐흐...그래 머든 일제가 좋다니깐..이것봐 그릇이 세련되고 튼튼해보이잖아..
삽질.......이 매국노들......
어쨌든 나이스 샷~! 양대리는 이젠 개박살이다....
그 담주 월요일에 난데 없이 휴대폰으로 어떤 여자가 전화를 하더니..
이뇬저뇬 난리가 났다...
내용인즉 자기 남편을 내가 잡아먹었대나 어쨌대나....
먼소리여...난 전화를 잘못건거 같다며..그녀를 타일렀지만..
분면 자기 남편 폰에 내 포토메일이 들어왔다며..
일본옷입고 있는게 너 아니냐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헉......!! 그럼...??? 양대리..??
난 마음을 가다듬고 양대리님 말이예요..?? 하고 되려 물었다...
그렇다... 양대리 그 양아치 같은 놈...
난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그녀를 설득해 보려했지만
증거는 또 있다며...
아무 생각없이 이시가끼에서 묵었던 하이퍼 호텔에서 다정히 (?) 찍었던 사진이 있는데
왠 오리발이라며...당장 서울로 올라와 박살을 내주겠다며...
그랬다... 양대린 두 아들의 아버지요 한성질하는 그녀의 둘도 없는 남편이었다..
그런 그에게 잠옷으로나 입는 유타카를 입고 사진보내고
호텔앞에서 단둘이 사진까지 찍었으니 그녀가 의심한 만도 하겠으나..
진정 난 그런게 아닌데.. 포토메일도 진정 그런뜻이 아니었는데...
양대린 자기 여편네랑 싸우고 일본 출장이란것도 말안하고 일본에 간거였다..
흐미... 선량한 시민에게 이렇게 피해를 줄 수 있는거냐..
절라 황당하여 말이 안나왔다..
흥분하는 그녀를 영감에게 넘기고서야 사태가 진정되었다..
븅신 쉐이...내눈에 걸리면 아작날줄알아라...
삼일이 지난 목요일...
내 앞으로 택배가 하나 왔다...
발신...양대리였다...
오메... 박스안에 담겨진건 일본에서 그가 목숨걸고 샀던 10개의 채칼...
유럽짱이 고짓말한거 용서할테니 자기 마누라가 그런것도 용서하라나...
사과의 뜻으로 채칼을 보내니 우리팀원들 하나씩 나눠 주래나....
내가 미쳤나... 이미 다들한테 타이완 접시 엄청 생색내며 돌렸는데...
하나 엄마주고...
하나 이모주고..
하나 내친구 디올주고...(알지..??내친구)
나머지 7개 옥션에 다 팔아먹었다....
다다음달에 동경 출장이 또 있다던데..
그때도 아리가또~ 와 하이와 스미마셍으로 살아 남을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