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손 봉호 교수님의 글 가운데
"나는 누구인가?"라는 제목의 글이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제가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나는 누구인가?"가 아닌 "나는 무엇인가?"하는 것입니다.
"나는 누구인가?"하는 질문은 객관적이고 피상적이며
지엽적이어서 겉으로 드러나는 외적인 반면
"나는 무엇인가?"하는 것은 주관적이고 내적이며 본질에 관한 것으로서
"나는 누구인가?"하는 문제가 내가 아닌 나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관한 것인 반면
"나는 무엇인가?"하는 문제는 바로 나 자신에 관한 문제입니다.
내가 누군가 하는 의문에 대해 답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 누구에게나 공통된 문제들로서
이름이며 나이며 성별에 관한 것이며
주소며 학벌이며 직업이며 누구나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것들로
공개된 사항들이 이에 속합니다.
하지만 "내가 무엇인가 ?"하는 문제는 자신의 내면에 관한 것으로
다른 사람은 물론 자신조차도 답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것은 바로 본질의 문제로서
삶의 본질에 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삶이란 바로 제한된 시간 안에서
나를 사용해 가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삶이란 바로 제한된 시간 안에서 나를 사용해 가는 과정으로
이 세상에 왔다가 가는 동안의 과정의 전부입니다.
삶이 제한된 시간 안에서 나를 사용해 가는 과정이라면
먼저 내가 무엇인가를 알아야 나를 사용 할 수가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물건을 사용하려면 먼저 사용하려는 물건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알아야 용도에 맞게 바로 사용할 수 있듯이
내가 나를 사용하는데도 먼저 내가 무엇인가를 알아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물건을 사용하려고 해도
그 물건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는 것인지를 모르면 바르게 사용 할 수 없듯이
내가 나를 사용하는데도 내가 무엇인가를 모르고
어디에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를 알지 못한다면 나를 바르게 사용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나를 사용한다는 것은 세상을 살아가는 과정에 있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삶의 방법에 관한 문제로
내가 무엇인가를 알지 못하고 세상을 살아갈 때
나는 내 인생을 살면서도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지 못하고
내가 아닌 나에게 종속된 삶을 삶으로서
자신의 삶을 오용하고 남용하여 결국 헛된 인생을 살다가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한 세상 살다 갈 것을 무슨 욕심이 그리 많아
그처럼 버둥거리며 아우성을 치지만
그 모든 것들이 결국 아무 것도 아닌 것은 내가 무엇인가를 알지 못해
내가 내 인생을 살면서도 나를 살지 못하고 내가 아닌 나를 살며 그릇 사는 것은
내가 무엇인가를 알지 못해
나를 어디에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몰라서
잘못 사용하는데서 오는 당연한 결과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