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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말이 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2살 여학생 입니다.

제 남자친구는 의경입니다.

지금 제 남자친구는 시청역에 있습니다.

입대한지 1년이 됐고 지금은 상경입니다.

5월 23일 토요일,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서거하신날

원래 제가 면회를 가기로 한 날이었습니다.

생각보다 일찍 일어난 아침, 가기엔 시간이 너무 일러 컴퓨터를 켰는데

'노무현 대통령님 서거' 소식이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전 고등학교때부터 노무현 대통령님을 지지해온 사람입니다.

사실 어릴적에는 구체적인 것들 보다는 그분의 열린정치 그리고 그분의 선한 인상,

그리고 서민들에게 낮추는 그런 모습때문에 그분을 존경했었습니다.

많은 나이가 아니지만 수능이 끝나고 사회에 관심을 갖게 되고 나서

그분에 대해 더 많은 걸 알아가면서 존경심은 더 커졌습니다.

그 존경심, 남자친구에게 더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제 남자친구와 저는 노삼모(삼겹살모임)에 참여하고 싶어했었고

봉하마을도 같이 다녀왔습니다.

노무현대통령님과 저 그리고 남자친구 이렇게 셋이 찍은 사진도 있고

그분께 받은 싸인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5월 23일 토요일 아침, 남자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예상하고 있던대로 시청역에 나간다는 말 이었습니다.

작년 촛불집회 때도 시위진압에 나가면서 정말 차라리 영창을 가고싶다고 하며

분하다고 화가 난다고 울분을 토하곤 했습니다.

전화속 목소리는 이미 한바탕 울고 난 뒤 같았습니다.

이번만큼은 정말 가기 싫다고 말하며 부대 상황도 말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23일부터 오늘 이시간까지 남자친구는 아직 시청에 있습니다.

밥도 제대로 못먹고 잠도 제대로 못자고 있지만

남자친구가 그러더군요.

내가 이렇게 전투복을 입고 헬멧을 쓰고 방패를 들고

노무현대통령 님 앞에 서있어서 부끄럽다고..

다 벗어버리고 헌화하고 마지막 가시는길 편히 가시게 빌어드리고 싶다고..

영정사진이 잘 보이는 자리에서 서 있는 내내 고개한번 제대로 들지 못했다고..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고..

내 뜻은 이게 아닌데 왜 이러고 있어야 되는지 모르겠다며 울었습니다.

 

덕수궁에 노무현대통령님께 조문하러 가면서 남자친구를 잠깐 만났습니다.

쾡한 얼굴에 몇번을 울었는지 눈이 퉁퉁 부어있었습니다.

시민들이 지나가면서 욕을 하는데 솔직히 전 제 남자친구의 여자친구 입장에서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부대사람의 대부분이 노무현대통령님의 지지자이고, 그들역시 고개를 떨구고

같이 슬퍼하는 노무현대통령님의 국민이고 자식들이었습니다.

 

부탁드립니다 국민여러분...

무차별적인 시위진압 저도 문제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의경들.. 그들 뜻대로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심지어 화장실조차 그들뜻대로 갈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들도 울고있습니다.

간혹 그러지 않은사람도 많습니다. 저도 알고있습니다.

여러분 말이 맞습니다. 그들은 그냥 꼭두각시일 뿐입니다.

나라의 부름에 위에서 지시하는대로 할 수 밖에 없는 꼭두각시 입니다.

하지만 조금은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들도 슬퍼하고 있다는걸...

별볼일 없는 제가 부탁드리겠습니다. 조금만 보듬어 주세요..

조금만 그들을 생각해주세요..

전의경여러분 힘내세요

 

그리고 나의 아버지, 나의 대통령 노짱님

당신의 국민이었고 당신의 딸이어서 행복했습니다.

당신의 그 선한 웃음 평생 잊지않고 가슴에 간직하겠습니다.

봉하마을에서 당신이 해주셨던 그 말씀들.. 오래오래 새겨놓겠습니다.

먼길 굽이굽이 살펴가세요.....

▦ 노무현 대통령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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