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가야 할 지 자꾸만 약해지는 내가 두렵습니다.
남편과 전 이웃집 아주머니의 소개로 만났습니다.
전 평범하게 살아온 모범생관데 남편은 웬만큼 놀았다 싶은 그런 인상의 날라리 같았습니다.
마음에 안들었지요.
2번 만나고 난 후 전화오더니 자기 밥해주러 서울로 올라오라는 말에 연락을 딱 끊었습니다.
그러다 3년 후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나게 되어 결혼까지 이르렀습니다.
사실 그 사람을 사랑해서 한 결혼은 아니고 막무가내로 밀어부쳐서 한 결혼이라는 말이 맞겠네요.
그 때 전 다른 사람이 있었는데 집에서 반대를 하고 있어서 힘들기도 했었구요.
저에 대한 배려는 너무 없고 모든게 자기 위주고 내가 상처를 받든 말든 그냥 대충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그런 태도를 보이는 사람이라 결혼하기 전까지 3개월 동안 전
무척 힘들었습니다. 갈등으로 괴로워하기를 무수히 반복하면서 결혼을 포기할 생각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힘들고 피곤해서 그렇겠거니 하고 좋은 쪽으로만 생각해서 많이 참았습니다.
그 사람은 서울에 있고 저는 지방에 있는 관계로 주말마다 남편이 내려왔거든요. 참다참다 힘들어서
편지도 써 보고 얘기도 해봤지만 제 얘기 자체를 이해하지도 못하고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자기 생각이 너무 강해서 대화가 되지 않음을 시댁 식구들도 모두 인정하고 제가 힘든 것을
충분히 이해해 주니 제가 분제가 있어서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불안한 심정으로 결혼하고 저는 금방 임신을 해버렸고
저는 지방에서 남편은 서울에서 살며 주말부부로 1년을 살았습니다. 그리고 지방으로 전근 신청을 해서
내려왔지요. 그 후 정신없이 애 낳고 직장생활하고 살다보니 어느 새 결혼 9년차가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상식인 게 상식으로 통하지 않는 사람,
대화가 전혀 안되는 사람
상습적이진 않지만 물리적인 폭력을 행사할 때마다 제 마음 속에선 그를 무시하는 마음이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생겨났고
언어 폭력을 당할 때마다 '내가 왜 이런 인간을 선택했나?' 싶어 제 발등을 찍고 싶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그와의 황당했던 일들을 다 적으려면 너무 길어져서 지루해질까봐 적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던 중 그에게 여자가 생겼습니다.
같은 직장에 계약직으로 다니는 아이가 둘 딸린 과부지요
남편에게 사랑한다며 영원히 쉴 수 있는 안식처를 제공하겠다고 하더군요
그 여잔 남편이 아직 결혼하지 않은 총각 친구에게 소개 시켜주었던 여자인데 총각은 싫다하고
남편과 눈이 맞아 이러쿵저렁쿵했답니다.
이 여자왈 가지가 너무 인기가 있어 이런 일이 일어났고 다른 여자들도 모두 겪는 일이니 나보고 별나게
굴지 말고 참고 살라고 그러면서( 남편처럼 만나는 남자가 몇 된답니다)
자기는 자기 애들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해서 자기 애들과 같은 성의 남자를 찾고 있고,
자기는 동화같은 삶을 살고 싶은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그런 여자 앞에서 내게 그 여자에게 사과하라고 큰소리치던 이 남자의 일그러진 얼굴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내가 그 여자에게 한마디라도 심한 말을 했다거나 뺨이라도 한 대 때렸다면 이렇게 억울하지는 않을겁니다.
이 일도 일이지만 그 동안 내가 살아왔던 걸 생각하면 난 이 남자에게 그댜지 미련이 없습니다.
그래서 가정법원에 가서 이혼서류를 들고 왔지요
그랬더니 무릎 꿇고 빌더군요.
'나만을 사랑한다'는 징그러운 거짓말까지 하면서...
우리 애들이 아빠없는 아이로 자라는게 싫어서 한 번만 참자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살았으면 좋았을 것을...
이혼하려고 하는 와중에서 우리 친정 부모님께서도 알게 되어 무릎꿇고 빌고 했던 이 인간이
그러면서도 이 여자와 연락을 못 끊고 있었던 것입니다.
매일 한 직장에서 만나고 부딪칠테니 얼마나 좋았겠브니까?
믿음이란게 얼마나 중요한지 모두들 알고 계실 겁니다.
대화도 통하지 않는 사람인데다 믿음까지 상실한 사람과 제 인생을 불행하게 만들며 살아야 할 필요를 더 이상 느끼지 않습니다.
시댁 어른들도 알게 되어 우리 부모님께 사과하고
'네가 참고 잘 살라'고 말씀하시지만 더 이상은 답답해서 살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이 남자 지난 9년 동안 살면서 자기 월급은 자기가 관리하며 자기가 욕심부려 벌린 일을 메꾸느라고 거기에 다 부어넣고 내 월급으로 생활하며 살았는데
이제와선 네가 직장생활하면서 도움된 건 하나도 없다느니
우리 애들을 봐주신 친정어머니께도 욕을 하면서
애 봐주신다고 제가 용돈으로 드린 돈을 얘기하며
돈을 다 빼돌렸다느니 말도 안되는 말을 합니다.
큰소리치며 이런 망발을 할 때는 주먹이라도 한 대 날려주고 싶습니다.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 준 건 아무런 잘못도 없다고 하는군요.
이 여자에게 느끼는 감정, 저 여자에게 느끼는 감정, 아내에게 느끼는 감정 모두가 다르다나요
저녁 약속 있다며 그 여자 만나고,
골프 치러 나간다며 그 여자 만나고
매일 시도 때도 없이 전화하고 문자 보내고, 선물 사주고
그 모든 것들을 내게 한 번 이라도 했었더라면 이렇게 분하지는 않을 겁니다.
만나서 지금까지 찻집에 가서 차 한 잔 마셔본 적 없고
날 만나면 매일 모텔로만 끌고 다니던 남자.
그 때 전 너무 순진했었습니다. 그리고 바보였습니다.
이 남자가 싫었지만 제가 좋아했던 다른 사람에게 너무 미안해서
그 사람을 선택할 용기가 없었습니다.
왜 그렇게 못난이였는지...
지금은 모두 부질없습니다.
날 붙잡겠다고 자살소동을 일으키는 이 남자
자기의 간이 썩어문드러질 때까지 술을 마시겠다며 매일 술 마시고 말도 안되는 말로 내 억장을
무너뜨리는 이 남자
그러면서도 그 여자가 이 소문이 나서 짤리게 되면 나보고 생활비를 대라는 남자
내게 무릎 꿇고 빌면서도 '그 여자가 나하고 헤어지면 자기를 받아서 같이 살아줄 것인지'를 물어봐달라는 남자
정말 싫습니다.
전 전문직종에 종사하며 안정된 수입을 가지고 있고
주변에서 모두 괜찮다고 인정해주는 그런 사람인데
이런 나이밧도 못하는 유치한 남자 때문에 힘들어한다는 게 너무 웃깁니다.
아이들도 자기들 아빠의 이런 모순과 억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클수록 아이들이 받는 상처가 클 것 같아 그게 두렵습니다.
정말 헤어지고 싶은데 왜 그렇게 해주지 않을까요?
그 여자가 자기하고 같이 살아줄 것인지를 물어봐달라는 남자가 날 사랑한다며 그 여자는 어떻게
sex를 한 번 해볼까 생각해서 그랬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이깟 일에 이렇게 흥분하는 내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정신병원에 가야한다고 합니다.
제가 정말 문제가 있는걸까요?
이성이라는 없고 동물적인 감각만 발달한 이 남자와 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미안하다 한마디 하고는 잊지 못한다고 날 이상한 여자로 매일 다그칩니다.
정말 애들 보기 부끄럽습니다.
이대로 제 인생은 드러내지 않고 숨어있어야만 하는 슬픔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