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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貧妻 |2004.05.20 22:59
조회 430 |추천 0

화장실 다녀 오다 올려다보는 하늘은 거의 유혹의 빛을 띠고 있다

비가 오거나 혹은 눈발이 날리더라도..

오늘처럼 맑아서 하늘이 끝없이 드넓어 뵈는 날이면 틀림없이

풍경에 끌려 걸음은 절로 풀밭을 거닌다

아.. 바람이 볼을 쓰다듬고 지나간다

이 바람은 바다위를 지나왔나 보다

날 휘감았던 바람이 큰 나무의 어깨를 일렁이게 하자

나무는 "소소소.."  하는 작은 물결의 소리를 낸다

가뜩이나 황량한 공단의 초록을 지켜내느라 안스러운 빈약한 풀밭에

누군가 콘크리트 조각들을 내다 버려

험악해진 몰골이 보기 싫어 오래도록 찾지 않았던 사이

풀밭은 모양을 많이 추스리고 있었다

참..대견하기도 하지...

풀밭이 이어지는대로 걸음도 이어진다

내 눈이 쉬 미치지 않던 곳에 어느새 작은 숲이 들어서 있다

어라..!

이게 그 "자리공"이라는 식물인가..?

땅이 산성화 되면서 황폐해지고 그 땅에 있던 식물들이 사라진 자리에 생겨난다는 "자리공"..

몇 년전 신문에서 이 하남공단 근처의 황룡강 지류의 개천에서 발견되었대서

섬뜩했던 "자리공"

혹시..그건 아닐까 싶어서 나뭇가지가 몸에 스치는것이 싫다

바보..

다시 생각해보니  자리공을 싫어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척박한 환경에 적응했을 뿐인 가엾고 대견한 식물인 것을..

다른 것들이 견디지 못하고 도태되었을 때 살아 남은 위대한 녀석인 것을..

생각해 볼수록 장하다

따지고 보니 정말 닮고 싶은 식물이다

지금 내 옆의 이 녀석들이 그 "자리공"이 아닐 것을 바라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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