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떻게 말을 시작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답답한 마음에 주저리주저리 적어 볼께요..
전 작년에 경기도에 있는 모 전문대를 졸업했습니다..
전공을 선택함에 있어서
사실.. 내가 하고 싶은것 배워보고 싶은 과를 선택하기 보다는
졸업후의 전망,,, 전문적인 학문의 과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따라서 학교생활은 저 자신의 생각과는 동떨어진 것이었죠..
컴퓨터 설계... 공업수학이니 공업물리니 전부 고등학교때 어려워하던 것들과
다시 맞딱드리게 되면서 일찌감치 포기를 하게 됐습니다.
실습수업 또한 만만치 않았습니다.
공고생이 반, 인문계 고교생이 반이었던 저희 반의
수업의 수준이 공고생들에게 맞춰져 인문계고등학교를 나온
저같은 학생들은 따로 학원을 가서 배우지 않으면 따라 가기가 어려웠습니다.
제가 열심히 안한 탓도 있지만 알아듣지도 못하고 하기 싫어서
출석체크만 하고 나와 버리는 때가 많았습니다.
그렇게 학교생활에 적응도 잘 못하고 사람들과도 형식적으로 어울리며
한 학기를 보냈습니다..
휴학을 하고 재수를 할까?.. 간호학원을 다닐까?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결국 졸업장이나 받자는 엄마의 설득에 못이겨
계속 학교를 다녔습니다.
괴로운 마음에 친구들과 어울리며 술도 많이 마시고
가장 소중하게 착실하게 보냈어야 할 1학년 2학기를 허무하게 보내고나니..
졸업을 앞둔 2학년이었습니다.
졸업을 앞전에 두고 생각해보니
2년... 천만원이라는 돈을 버려가면서
내것으로 만든 내 지식...인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최고 취업률을 목표로 하는 학교에 등떠밀려
중소기업에 인턴사원실습으로 취업을 나왔습니다.
하는일은 현장에서 바로바로 나오는 제품의
치수를 재고 규격을 체크하는 것이었습니다.
학교가 다니기 싫어서 무작정 나와서 한 일이었습니다..
요즘 세상에 전공살려 일하는 사람 못 봤다지만..
자기 전공 살리지 못하는 사람만큼 한심한 사람도 없는것 같습니다..
졸업식이 끝나고 때맞춰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보수도 업무도 근무환경도 무엇하나 맘에 드는게 없었으니까요
주제모르고 까불던 때였으니까요..
그리고는 운좋게 대기업 통신회사에 아르바이트직 사원으로 근무를 하게 됐습니다.
많이 배웠습니다..
다량의 데이타를 관리하고.. 보고서를 만들고.. 전산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처우도 환경도 좋았고 보수도 괜찮았습니다.
다만 걸리는 것은 아르바이트직이었으므로 경력이 인정되지 않았고..
또한 역시나 제 전공과는 거리가 멀었죠..
하지만 일은 재미있었습니다.. 위에서도 말했던 것처럼
기본적인 사내 업무에 있어서 많은 것들을 배울수 있었죠
하지만 문제는 있었습니다..
통신회사다 보니 고객들에게 걸려오는 민원전화를 받아야했고
통화장애에 관련된 전화상담을 해야했고,,
어떤때는 생전 보지도 못한 사람에게 죽도록 빌어야 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정말이지 TM이 더럽고 힘든 일이라는 것을 새삼 다시 느꼈습니다.
또한 자리가 오픈이라 통화내용이 들려서 늘 콜을 할때면 주눅이 들었습니다...
어떤때는 너무 콜이 하기 싫어서 일을 집에 가져와서
방문을 잠궈놓고 이불을 뒤집어 쓰고 콜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어떤날은 집앞 놀이터에서두요..
물론 가족들은 제가 회사에서 이런 일을 하는지 몰랐죠
친구들에게도 그랬습니다..
말을 할 수 없었어요..
그깟 자존심때문에요..
사무를 겸한 중계기 도면을 그린다고..
그런식으로 말하고 다녔습니다..
차라리 툭 털어놔 버리고 같이 술한잔하고 넘겼으면 더 견디기가 쉬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튼간 남들은 부러워했습니다.
니가 어떻게 그런 대기업에 들어갔냐 이런식이었죠..
사람 속도 모르고 말이죠..
그렇게 1년남짓을 다녔습니다..
또 오만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옛날의 내가 아닌데..
도면도 그릴줄 알고 O/A작업도 능숙한데 내가 왜 여기서 이런일이나 하고 있는거냐고
다른곳에 정규로 들어갈 수 있는데..왜 알바로 여기 이러고 있는건지
그런 생각에 또 미치게되자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막상 또 나와보니 제 능력은 크게 발휘 할 만한게 못되더군요..
문서작성이란게.. 업무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고
좀 더 많은 숨겨진 기능을 쓸 수 있대봤자..
누구다 하루정도 배우면 다 쓸 수 있는..능숙하게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쉽게 취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적으로 배우고 싶은 것이 생겼습니다..
물론 전망이 있는 일인지,, 전문적인 일인지,,
다 따지고 생각해 낸 일입니다.
바로 세무.회계였지요
경리는 어느 회사나 다 있고 잘 배워놓으면
어느 회사를 가나 할 수 있는 포괄적인 업무의 유연성을 가졌으니까요..
그래서 경리, 경리보조, 전에 했던 일처럼 일반사무, 전산사무등의 직종으로 구직활동을 벌였습니다.
설계하는 일..도면 그리는 일은...솔직히 능숙하지 않았으므로
자신이 없어서 쉽게 이력서를 낼 수는 없었습니다.
경리일 열심히 배우고 싶었습니다. 뽑아만 주시면 자비를 들여서라도 학원에 다니면서
더 열심히 배우겠다고 그렇게 다짐했었습니다!!
근데..이력서를 내는 족족 서류전형에서 탈락됐는지 연락이 오질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경리보조로 이력서를 넣었었죠
면접을 볼때.. 사장님께서 내 이력서에 어떤 면을 보셨는진 모르겠지만..
원했었던 '경리보조보다 다른 일을 해볼 생각은 없는지..'를 물어보시더군요..
다음 월요일부터 출근을 하라셨습니다,, 그래서 되었나보다 했습니다.
월요일.. 신입은 아니었지만 첫직장이나 마찬가지였기에 너무도 설레였습니다.
도착하니 저말고 깔끔하게 차려입은 여자 3분이 테이블에 앉아 있었습니다..
다른분들은 주간회의를 하는지 안쪽 회의실에서 회의를 하는것 같았습니다.
저는 테이블 틈바구니에 앉아서 조용조용 나누는 이야기에 동참했습니다.
인사를 나누고 나이며.. 사는곳을 물어보고.. 하게 될 일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한명은 캐드고 한명은 공무 한명은 경리보조라고 했습니다..
먼가 이상한 느낌을 감지하고 전 정확하게 무슨일을 하는지 모르겠는데요 하고 얼버무렸습니다.
회의가 끝났는지 사장님이 우리 네명을 부르며
기존 직원들에게 인사를 시켰습니다.
이쪽은 캐드 ○○씨, 이쪽은 공무보조 ○○씨, 이쪽은 경리보조 ○○씨...
그리고는 제 차례가 왔습니다.
이쪽은 자재보조 하실 ○○○씨....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가슴을 진정시키고 일단 한번 다녀보자하고 업무파악을 했습니다.
첫날이 그렇게 흘러갔습니다.
지금 이 회사에 다닌지 2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직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업무를 파악하고
통합 업무일지를 쓰고
사내 안전교육일지를 만들고
자체 전산프로그램을 등록하고 관리하는 일을 합니다.
부수적으로 창고에서 자재도 내주고
발주서도 보내고 각종 문서도 만들고
자재사용량, 자재 인수인계현황도 관리합니다.
종종 용달회사 분들이
여자분이 자재보시네요?라고 물을때..
눈물이 찔끔 나옵니다.
무거운 짐도 나르고 먼지 잔뜩있는 창고 청소도 합니다.
그러고 돌아오는 길에는 눈물이 왈칵 쏟아질거 같은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회사에서 가장 할일이 없고 널널한..만만한 사람은 저입니다.
일이 정말 없다 싶었는지
이번에는 입찰을 보라는 업무가 떨어졌습니다.
제가 하는 모든일은 단순노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 옆자리에서 도면을 그리는 분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는데.. 나도 할 수 있는데..' 하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왜그렇게 공부를 하기 싫어했는지
너무도 후회가 됩니다...
여전히 친구들에게는 얘기를 못합니다.
내가 이 회사에서 무얼하는지,, 무엇때문에 힘든지..
말하지...못합니다....
저는 잡부입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할까요?
막상 그만두자니.. 이제는 걱정부터 앞섭니다..
내가 내세울만큼 잘하는 일이 없는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인생 너무 헐렁하게 살아왔단 생각이 듭니다.
나이만 무섭게 먹어가고 있습니다.
부모님께도 너무나 죄송스럽습니다.
![]()
답답한 마음에 주저리 주저리 늘어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