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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 있는 술집에서 일하다가 외국인에게 감동 받았어요.

Millertime |2009.06.15 05:04
조회 1,406 |추천 2

안녕하세요~

이제 군대 제대한 지 1달 조금 넘은 대한민국 남아 입니다.

가끔 심심할 때 마다 톡을 보다가 처음으로 이렇게 글을 남겨보네요^^;;

재밌게 글쓰는 분도 많은데 전 재주가 없어서^^;; 그냥 훈훈한 사연 함께 공유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 올립니다.

 

음, 각설하고,,

 

전 대전 은행동에 있는 한 술집에서 서빙 알바를 하고 있습니다.

때는 저번주 일요일인가 토요일 새벽 2시쯤 됬었나?!

(매일 밤 늦게 일하고 낮에 일어나서 시간감각이 엉망이네요^^;;) 

 

주말이라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던 중 이제 손님들도 슬슬 나가고 조금 한숨을 돌리던 참이었습니다.

 

열심히 술을 나르던 중에 사장님이 갑자기 저를 찾으시더라고요;;

무슨일인가 싶어 가봤더니 어떤 외국인이 사장님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사장님이 영어가 잘 안되니 저를 불렀던 거였지요;;

 

우선 긴장좀 하고,,,,, 목좀 가다듬고,,, 혀좀 굴려보고,,(빠다 굴러가는 발음을 위해;;워터가 아닌 워러!) 그 외국인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습니다.

"캔아이헬퓨!?"

"불라불라불라!%$%^*$#%*"

"...얍.......;;얍;;( 예쓰~를 얍이라 해주는 센스!!)~"

 

대충 듣자하니 은행동에 브릭하우스라는 외국인 바를 찾더라고요;;

(술집에 와서 다른 술집을 찾다니-_-+)

 

저는 모르는 곳이라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아무도 모르더라고요.

그래서 전 그 외국인에게 거기는 모르겠는데 우리 가게도 술마시긴 좋다고 말하니

(사장님을 위한 가게홍보 서비스+_+v)

자기 친구가 화장실에 있으니 나오면 말해보겠다더군요.

흐흐, 착한일 하나 했으니 오늘 일끝나고 사장님한테  맥주한잔 얻어 먹겠구나 싶어 좋아했습니다.

 

조금 기다리니 그 외국인의 친구가 화장실에서 나왔습니다

(여담이지만 미수다의 도미니크 정말 많이 닮았더라고요, 순간 착각해서 사인받을려고 했습니다;;)

둘이 쏼라쏼라 이야기 하더니 나가더라고요.

 

뭐 맥주는 날아갔지만 끝까지 영업정신을 발휘해

"감사합니다~ 안녕히가세요!"라고 하고 다시 일을 하는데

 

그 외국인 둘이서 가게 밖에 나가 한참을 가만히 있는겁니다.

무슨일인가 싶어 나가봤더니

한 한국인 남자 청년이 가게 앞에 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있고 그 외국인 둘이서 그 남자에게 뭐라뭐라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딱보니 그 청년이 술이 좀 많이 되는지 정신을 못차리는 상황이더군요.

 

제가 가서 다시 한번

"캔아이헬퓨!?" 하니

이 남자가 너무 취한 것 같다고 뭐라뭐라 이야기 하더군요.

아는 사람인가 싶어서 친구냐고 물어보니 아니랍니다;

아니 모르는 사람에게 무슨 볼일이 있어서 ...

(헉! 설마 이게 말로만 듣던 아리랑치기?!<-뭔뜻인지도 모름;;)

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려던 찰나

 

그 도미니크씨(맘대로 이렇게 이름 붙였습니다.)가

이 남자한테 집까지 갈 수 있냐고 물어봐 달라고 저한테 부탁하는 겁니다.

대충 남자랑 말을 해보니 정신 못차리는게 혼자서는 못갈꺼 같더라고요.

그러니 그 도미니크씨가 집이 어딘지, 집까지 가는데 택시비 얼마드냐고 물어봐달라고..

 

그 청년이 집까지 6000원 든다고 하더군요.

그러니 그 도미니크씨가 만원을 떡! 하고 꺼내더니 이 친구 집까지 택시좀 태워달라고 부탁하는겁니다. 옆에있던 외국인친구도 자기 지갑에서 만원 꺼내더니 서로 주겠다고;;

 

감동했습니다.

아, 잠깐이나마 어이 없는 상상을 할 뻔한 제가 창피했습니다;;

 

모르는 사람을 위해 이렇게 까지 할 수 있다는게 말이죠.

저 같으면 술취한사람한테 절대 말안겁니다;;

(술취한사람들은 피하는게 상책이라는게 평소의 지론;)

누가 술에 취해 길에 쓰러져 있어도 솔직히 생판 남을 위해 그렇게 까지 챙겨 줄 것 같진 않았던 저에게 그 장면은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한국인으로서 그 외국인들이 생판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그렇게 호의와 친절을 베푸는 장면을 보니 조금 부끄럽기도하고(나는 왜 그러지 못할까;;) 인상 깊어서 최대한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그 외국인들이 찾는 술집을 택시기사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봤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모르더군요

 

(대체 있긴 있는거냐!?;; 혹시 아시는 분은 댓글로 위치좀;;브릭하우스 아님 브레이크하우스일겁니다 j-rock bar 근처라는데 제이락바도 아무도 모르더군요;;)

 

제가 열심히 물어보고 있으니, 그 외국인들이 괜찮다고 고맙다고 하며 자기들끼리 더 찾아보겠다고 가더군요.

 

그 뒷모습을 바라보다 왠지 고마운 마음에

"쌩유~" 했습니다.

 

 

돌아와서 같이 일하는 친구에게 말해주니

그 친구는 우리가 못살아보여서 그러는 거냐고 그랬지만,

저는 그냥 인간과 인간사이에서 베풀 수 있는 자그마한 온정이라 생각하기로 했답니다.

 

저도 남을 위해 베풀 수 있는 여유로운 사람이 되어야겠어요~

 

 

 

 

 

 

 

 

추천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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