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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지에 당당치 못한 남자 된 사연..

싱가폴의대생 |2009.06.22 02:55
조회 380 |추천 0
모두들 안녕하신지요?
제 소개부터 드리겠습니다.
90년생 현재 20살의 청년(?)으로,
싱가폴 의예과를 댕기고 있답니다.

문제의 '옛' 여자친구는, 저보다 두살 아래 (올해 18살이군요),
필리핀에서 만난 한국애랍니다.


처음 딱 봤을때부터 맘에 들었습니다. 막 첫눈에 반했다기 보단,
애가 누구에게나 착한 성격이라서 바보같이 그 상냥함에 괜히 가슴 두근거렸었지요.ㅎㅎ
알고 지낸진 2년 됐지만, 사귄건 꼴랑 150일 정도..?
맨날 한국에서 연상, 혹은 가끔 동갑만 사귀다가 연하에게 처음으로 관심을 가지게 됐죠.
워낙에는 중고등학교때 그저 이쁘고 끌리는 여자만 쫓다가 상처를 많이 받았었는데,
이번엔 좀 제대로 개념박힌 귀여운 동생 맘 좀 살라고 진짜 뭐든 열심히 했습니다.

처음에 고백할때, 10년만에 피아노 건반 두드려가면서 까페에서 노래 불러주고,
발렌타인 때는 (필리핀에선 어떤 날이든 남자가 퍼다주는 식이더군요;)
바를 하나 빌려서 단독으로 작사/작곡한 노래를
친구들 도움받아 라이브로 기타 치면서 불러주고,
생일때는, 12월 1일부터 하루하루 빠짐없이 일기처럼 쓴 편지를 줬습니다.
걔 생일 바로 전날이 딱 100일 째 일기 쓰는 날이 되게 맞췄죠.
저 원래 여자 신경 안쓰고 어쩜 그럴수 있냐는 소리 자주 들어왔었는데 이번엔 진짜
지극정성(?)을 다해서 모시다시피 했습니다.
필리핀에서도 마닐라가 아니라 시골동네인지라 원체 인물이 없어서 그런지
애를 마냥 '이쁘다' 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얼굴이 조카 작긴 해도 막 이쁘진 않지만)
또 성격상 곰탱이면서 여우처럼 보일라고 이 남자 저 남자 붙어댕기는거 떼어내느라
고생도 많았고요 ㅇ.ㅇ..

받은것도 많았습니다.
토요일만 되면 잠이 많은애가 아침엔 꼭 와서 자기가 밥상 차려주고,
천식에 좋다는 소린 어디서 들었는지, 부모님도 안해주셨던 '배즙'을 만들어서 내놓드라구요.
여튼 정말 많은 사랑 줬고 많은 사랑 받았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그 쪽 집 사람들이 절 어찌나 싫어하시는지 [...]
딱 이유가 두가지 입니다.

첫째로는 제 과거 때문에.. (중고등학교때 양아치처럼 살았다고;;)
필리핀 현지에 간 뒤론 정신 차리고 진짜 사람 됐는데도, 여자애 쪽 부모님이나 심지어는
동생녀석까지 ㅡ.ㅡ;; 저를 굉장히 꺼림칙해 하다 못해 증오(?)하시더군요.

둘째로는 제가 담배 피는거 때문에..
인정합니다, 학생 신분으로 담배피고 댕긴거 까놓고 범법행위인데,
그게 필리핀 가서 사람 됐지만 끊을라고 부단히 애를 써도 쉽지가 않더군요.
손을 뎄다 뗐다 하는 식으로 어정쩡하게 줄여가는 것까지가 한계였습니다.

그래놓고도 잘 사겼습니다,,
둘의 관계는 정말 가까운 친구 외에는 비밀로 하고 사겼습니다..
그런데 싱가폴 오고 나서 쫌 지난 뒤에 걔가 하는말이,,
부모님한테 미안해서 어쩔수 없다고, 우리 사이에서 '사랑'이란 단어만 빼줄 수 없겠냐고,,
그러드라고요. 그래서 전,, 그냥 눈물을 머금고 ok 했습니다.
워낙에 부모님을 최우선시 하는 애인걸 알고는 있지만,
그게 그냥 핑계인지 아닌지 도저히 알 수 없지요 이럴때,,
그래도 그냥 '믿자' 라는 신념으로 버텨왔습니다.

시간이 덜 지나서 그런진 몰라도,
아직도 그애를 좋아합니다. 사랑합니다.
이번에 시험 끝나면 비행기 타고 먼 동네 가서 이벤트 짜잔~ 해주면서 애 마음좀 열어놓고
진짜 헤어지려한 이유라도 듣고싶네요.
남들 다 생각하는 부질없는 짓이라는 '나중의 기약' 도 하고 싶고..
나중에 상처를 어떻게 받든, 지금은 그 만한 여자 만나본 적이 없는걸 어떡해요..

그런데 오늘 제 뒷통수를 후려치는 듯한 말을 들었습니다, 걔 친구한테..
제가 그 친구한테 이벤트 준비할 때 도움이 필요해서 부탁을 좀 했었는데 하는 말이,
굳이 그런거 꼭 해야 되냐고,, 하드라구요
딱 그 순간 '딴 남자 생겼나,,' 혹은 '진짜 내가 싫어졌나,,' 별 온갖 생각이 다 드는데,
결정적으로 그 친구애가 하는말이,


남들앞에서도 당당한 사람이랑 사랑 하고 싶다네요 [...]



태어나서 대담한 성격으로 항상 프라이드를 지켜온 저로써,,
중고등학교때의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는 오히려 자신감과 당당함으로
항상 타인을 대해 왔는데, 걔가 하는말이 저렇단 겁니다 [...]
처음에 사귈때 저는 걔네 부모님한테도 (절 처음부터 싫어하시는 걸 알았지만) 직접 찾아가서
얘기라도 해보려 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랑스럽게 내놓고 사랑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 여자애가 끝까지 말리더군요. 자기네 부모님 그 사실 알게되면 우리 진짜 못 볼수도
있다고,, 그 애 동생녀석한테까지도 말 못하고 사귀어왔었습니다.

예전에 만났던 여자들 중에 정말 객관적으로 봤을때 그 사람 배경이나 환경에 문제가 있던
케이스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내 여자니까, 저는 항상 당당했습니다. 버릇 없었지만,
부모님한테도 저는 당당했었습니다 [..] 내여자니까, 내가 좋아서 사귀는 거고, 얘가 과거가
어떻든, 환경이 어떻든, 남들이 쉽게 생각하는 이미지의 그런 사람 아니라고..
한번도 그런 남들의 시선 때문에 이별을 겪어본적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들은 위에 저 말 .. '남들 앞에서도 당당한 사람이랑..'
저 말 들으니까 앞이 까매지더군요;;; 아니, 절 나쁘게 보는 사람은 오직 그 애 가족들 뿐인데,,
객관적으로 싸잡아서 저를 당당치 못한사람? 비겁자? 라고 비유하는것 같애서 굉장히
억울하네요.. 그 쪽 집안 사람들한테 잘 보이려고 아주 별 짓을 다했는데 (결혼을 앞두거나
뭐 그런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작 다른사람으로부터 날 숨기려고 했던 사람은 걔였는데,
졸지에 찌질이 됐네요 [...];

톡커님들께 진심으로 여쭙고 싶습니다..
키도 준수하고 (크진 않지만) 생긴것도 욕할 정도는 아니고,,
좀 잘난척 같아보이지만, 공부도 좀 합니다. (무엇보다 놀면서 공부합니다;ㅎㅎ)
성격은 생각해본적 없지만 남들이 다 괜찮다고 해주니 나쁘진 않다고 치고..
어디 사고를 치고 댕기는 것도 아니고, (싱가폴 혼자 와있으면서, 친구들이랑 클럽이나
나이트? 생각도 안합니다. 그 여자애 생각이 계속나서요.. 딴여자 쳐다도 못보겠는걸요)

그저 정상적인 사람을,, 예전의 과거가 걸림돌이 되어서,
가족들에겐, 오빠 그런사람 아니다, 괜찮은 사람이다,
이렇게 설득하는 말한마디도 못할정도 인가요 [...]

걔 입장에서 무슨일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순 없지만,
그래도 말을 저렇게 하는건 아니라고 보는데..
직접 들은건 아니라 전해들었지만, 그래도 이건 뭐.. 슬프다 못해 화나네요;;
만인 앞에 당당하게 서려고 했던걸 막아놓길래,,
그 쪽 부모님한테라도 잘보일라고 했는데, 그것도 절대 안된다고 해놓고,,
안좋은일로 헤어진 것도 아니면서 저렇게 뿌리를 박아버리니 [...];
눈팅만 하다가 오늘은 정말 공부할 기분 다 잡쳐놔서 하소연좀 하려고 왔습니다 [...]

저 이럴 땐 어떻게 해야되나요 [..?];;;

주접스러운 긴글 읽어주신 톡커님들 감사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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