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출근하면서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말입니다
참자. 참자. 그들은 병만을 치료해주길 원하지 건강을 보살펴주길 원하지 않는다
괜히 시간들이고 입 아프게 잔소리하지 말자
원하는 대답만 해주고, 묻는 것만 이야기하자
자기 아이니까 마음대로 하게 놓아두자.
내 아이가 아니다.
뜬금없이 무슨 말이냐구요?
제가 소아과 전문의거든요. 이게 소아과 의사가 해야할 생각이 맞습니까.
이런 생각을 가지면 안되죠.
아침에 이런 결심을 하고 출근해도 어느새 이러쿵 저러쿵 부모님들께
병의 경과와 관리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는 저의 모습을 매일 발견하게 되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매일 여러 보호자분들에게 상심하게 되면
위의 생각을 안할수가 없게 되더군요
주로 제가 뚜껑이 열리는 분야가 한방 또는 민간의학 분야입니다.
하지만 여러해를 겪다보니 점점 둔감해지고 부모님과 대충 타협을 하고 있네요
제 아이가 아니니 할수 없는 노릇이죠..하하
의사로서 한방에 관한 몇가지를 오늘은 한번 해보렵니다.
1. 신생아들 놀랬다고 기응환 먹이기
- 대부분의 신생아들은 1달경까지는 먹고 자고만 하지만 그 다음부터는
잠도 잘 안자고, 많이 보채는 과정을 겪습니다. 대부분 정상적인 과정이고
특별한 문제가 없지만 외부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손이나 발을
약간씩 떠는 것들이 어른들을 불안하게 만들더군요.
대충 많은 분들 기응환 먹입니다. 신경안정제입니다.
수면제 처방해주면 먹일겁니까?
죽어도 안먹일겁니다. 기응환 왜 먹이시나요. 아이들이 불쌍합니다.
기응환 많이 먹으면 장 운동이 마비되어 잘못하면 썩습니다. 아십니까?
모르시죠. 자기 몸 아니라고 그렇게 막 먹이셔도 됩니까?
2. 열경기 한다고 손가락 따기
- 이것도 대부분 한두번 해보시거나 주위의 경험이 있을듯 하네요.
열경기 보통 2-3분. 길면 10분입니다. 경기 시작해서 바늘 찾아 손가락
따고 있을때 대부분 자연히 멈추는 시간이 됩니다.
멀쩡한 손가락은 왜 땁니까? 자기 손 아니라고 푹푹 쑤셔도 되는 겁니까?
(병원에선 피검사한다고 푹푹 쑤시죠..ㅠ.ㅠ).
열경기중 대부분은 짧게하고 끝나지만 일부는 복합열성경련으로 30분이상
경기를 하며 어떤 경우는 중환자실에 입원을 하여 몇일씩 경기를 해서
두뇌손상이 오기도 합니다.
단순 열경련 말고 이런 복합열성경련에서 손가락 따서 멈추는 경우
한번도 못보았습니다.
따는 것이 효과가 있으면 이런 중환에게 효과가 있어야 의미가 있지
저절로 멈추는 시간과 구별 안가는 효과가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하지만 요즘은 보호자와 타협을 했습니다.
뭐 손가락 찌른다고 죽진 않으니까 손가락을 찌르세요.
애가 경기하는데 해줄건 없고 얼마나 불안하겠습니까.
손가락 찌르고 마음의 위안을 삼으세요
대신 단순열경련으로 끝날지 복합열성경련으로 넘어갈지는 모르니
아이가 경련을 시작하면 우선 사래걸리지 않게 입안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기도를 확보하기 위해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경련하다가 혀를 깨물수 있으니 나무젓가락 몇개 포개서 이빨 사이에 끼우시고
병원으로 출발하면서 찌를거 찌르고 딸거 따시라구 합니다^^;;
3. 아토피 한약으로 치료하다. 민간요법 이것을 했더니 완치했다
- 이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많을 것 같군요.
분명히 효과를 보신 분들이 많을 것이니까요.
한약재중 아토피에 효과가 있는 약재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다시 이야기 하구요.
결론은 아토피에 대해 보호자를 속이는 화술의 차이입니다.
왜냐구요? 한의원에 가면 아토피를 고칠수 있다. 6개월에서 1년 보약을 몇첩 먹고,
이것저것 바르자고 합니다. 맞죠? 그런데 병원에서는 그런 장담을 대부분 안합니다.
아토피 피부염인데 이것 바르고, 저것 바르고, 약 좀 먹고 경과를 보자고 합니다.
왜 다를까요? 병에 대한 지식의 깊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외국에서 아토피 피부염이 자연적으로 어떤 변화를 할것인가에 대한
대규모 연구에서 무작위로 출생시부터 7609명의 아이를 대상으로
이 아이들이 아토피가 생길것인지, 생기면 어떤 경과를 밟을 것인지에 대한
연구논문이 있습니다. 7609명을 생후 2년까지 추적관찰하였더니
1314명에서(5명중 1명) 아토피가 있었습니다.
아토피가 있었던 1314명의 환자를 3살때 다시 평가해 보았더니
무려 43.2%의 환자에서 자연히 완전히 아토피가 없어졌습니다.
또한 7살때까지 계속 관찰해보니 38.3%의 환자가 증상이 간간히 나타나는
경미한 수준으로 좋아졌고 매년 아토피가 지속되고 있었던 아이는
전체 아토피 환자의 18.7%였습니다.
쉽게 말해 10명중 4.3명은 1년에 완치되고, 3.8명은 증상이 매우 경미해지고
10명중 1-2명만이 계속 아토피 증상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아무것도 안해도 말입니다.
10명중에 8-9명 고치면 명의 아닙니까?
아토피 피부에 엄마 침만 발라도 8-9명은 좋아진다는 말입니다
뭐가 중요한가? 시간입니다. 시간이 지나야 해결이 되죠.
한약 최소 몇개월 먹을겁니다
한의사들은 자기의 처방이 좋아서 낫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생각하렵니다. 자연히 좋아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환자에게 병을
고쳐준다고 이야기하는 사기꾼이라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거든요)
하지만 의사들은 대부분 좋아지지만 그중 1-20%는 만성경과를 밟을 것이란걸
알기에 자신있게 고친다는 말은 절대로 안합니다.
의사의 관심은 항상 나쁜쪽에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더더욱 관리를 받아야 되는 아이들이니까요.
좋아지는 아이들은 해준거보다 자연경과를 밟은 것이므로
자기가 병을 낫게 했다고도 생각 안합니다.
진짜 병은 만성경과를 밟는 아이들이고 이들의 질환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런 심한 아토피 피부염을 낫게할 한방이나 민간요법이 있다면
노벨상탑니다. 제가 장담할수 있고, 이 말이 거짓이면
제 전재산이라도 드릴수 있습니다.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네요.
아토피에 효과있는 한약재와 권하지 않는 이유는 글에 대해
찬이든 반이든 분위기가 좋으면 더 말씀드리죠.
마지막으로 어린아이에게 한약(보약)을 먹이는 것은
중금속 우려내어 입에 털어 주는 것입니다.
2003년 9월에 한국소비자보호원의 발표를 참고하시죠.
"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서울 경동 약재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국산 및 수입산 한약재를 조사한 결과 인체에 해로운 표백제인 이산화황이 다량 검출됐다고 16일 밝혔다.
소보원에 따르면 갈근, 건강, 길경, 사삼, 작약 등 5품목 10종을 대상으로 이산화황 검출시험을 한 결과 중국산 건강과 길경에서 수입의약품관리규정에 따른 허용기준치 10ppm보다 무려 20배가 넘는 각각 269ppm, 271ppm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관련기준이 없는 국산 작약과 사삼에서도 각각 59ppm, 686ppm이 검출됐다.
한약재 표백, 벌레 발생 및 변색 방지를 위해 사용되는 이산화황은 다량 섭취할 경우 천식과 소화기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이밖에 중금속에 대한 시험결과에서 당귀, 산수유, 작약 등 7품목 19종에서 납, 카드뮴, 수은, 구리 등의 총함량이 기준치(30ppm)를 넘지 않았으나 일부 품목에서 개별 중금속이 발견돼 이에 따른 허용기준치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보원은 “중금속마다 위험성에 따라 허용기준이 각기 다른만큼 ‘총 중금속’으로 된 현행 규정을 ‘중금속 개별 허용기준’을 정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수입한약재는 ‘의약품제조업허가’를 받은 제조업소만 유통시킬 수 있으나 시험대상 수입산 한약재 모두가 허가없이 일반 판매업소에서 불법 유통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때, 소비자가 외국산을 국산으로 속아 구입하는 피해를 당할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싼 한약 아이 위해서 지어 먹였는데 저한테 이런 소리 들으니 아이 엄마 속이 얼마나 상했겠습니까.
그래서 참자, 참자를 외치는데
참는게 맞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