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보시면 그게 무슨 자랑이라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네...결론만 두고 보면 그렇습니다. 유부남의 아이를 가졌어요.
그를 만난지 1년....그가 유부남일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우연한 일로 다른 사람을 통해 그가 결혼을 했다는 사실을 알았고
결혼한 이후로 내내 두 부부의 사이가 겉으로는 다정해보이지만
속은 썩을대로 썩었단 얘기를 들었지요. 물론 그 사람은 제가 그의
연인인 줄을 꿈에도 모릅니다.
둘 사이가 그렇다 보니 집에 온다간다 전화도 없는 사이였고 주말에도
늘 통화할 수 있고 만날 수 있다보니 그에게 아내가 있을 거라곤 감히
생각도 못했지요. 결혼할 거라고 철썩같이 믿었고 그렇게 약속했던
그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결혼 사실을 알고는 하루라도 빨리 끝내야겠단 생각에
지난달 이별을 고하고 암흑과도 같은 지난 몇 주를 보냈어요.
이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보니 생리가 안나온다는 사실을 알았고
순간 번뜩드는 생각이 있어서 테스트를 해봤더니 임신이었습니다.
그의 아이를 임신한 것이지요.
전 종교적인 신념이니 뭐니를 떠나서 제 몸에 생긴애를 지울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단 한번도 없어요. 아무리 애기 아빠가 나에게 거짓말을
한 다른 여자의 남자라 해도 전 이 아이를 지울 수가 없습니다.
친구에게 얘기를 했더니 일단 애기 아빠에게 얘기를 하는 게 순서가 아니냐고
하더군요. 제가 헤어지자고 한 지 3주가 훌쩍 넘었는데도 연락 한 번
없던 남자였습니다. 저와의 헤어짐을 받아들이는 것 같은 그에게
전화를 해서 뭐하겠습니까? 친구는 그에게 아이가 없으니 그 여자와
하루빨리 정리하고 저에게 오지 않겠냐고 하지만 저는 그에 대한 감정을 떠나서
사람으로서 신뢰하기가 힘들어요. 사랑은 할 지언정 평생 의심하며 살 자신이 없습니다.
담주부턴 외국에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려고 해요.
한국에선 미혼모가 아이를 키운다는 게 현실적으로 너무나 힘드니까요.
전 그런대로 수입이 좋은 프리랜서 일을 하고 있는데다 외국에서도
계속 할 수 있는 일이라 사실 경제적으론 큰 부담이 없어요. 지금까지 부모님
도움없이 모아놓은 돈도 꽤 되구요.
여러분...저의 결심이 옳은걸까요?
아이의 아빠에겐 끝까지 아무 얘기 하지 않고 이대로 혼자 훌쩍 떠나도 될까요?
아이를 지우지 않을 거란 결심에는 변화가 없을 겁니다.
단 한국에서만 키우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그 결심 외에는 모든 것이 헷갈립니다.
미칠 것만 같아요.
어떻게 해야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