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병원을 다녀왔습니다.
시아버님께서 병원에 가신지 일주일만에 의식불명이 되셨습니다.
지금은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겨우 겨우 죽음과의 싸움을 이어가고 계십니다.
제가 결혼한지 이제 2년 6개월.
아버님이 뇌출혈로 쓰러져 아픈지 13년. 이제 칠순이 훌쩍 넘으신 아버님께 이번 싸움이 그리 쉬워보이질 않습니다.
매번 병원에 다녀오실때마다 조금은 좋아지셨는데 이번에도 낼모레면 제 손잡고 나가서
이번에 새로 오픈하는 가게 가보자고 하시더니 끝내 일어나시질 못하고 계십니다.
일반 병실에서 중환자실로 옮길때 조금만 늦었어도 다시는 아버님을 뵐수 없었을거라고 하더군요.
긴 병에 효자 없다지만 그 13년동안 가족들도 지치지 않았다면 거짓말 이겠지요.
다들 다른 주로 나가 자기 생활하는데 바빴고 막내인 신랑만 곁에 남아있었습니다.
의사 공부한다고 다른 곳으로 간다는 신랑을 어머니가 붙잡아 결국은 의사공부가 아닌 간호사 공부를 했다고 하더군요...어쨌든 의사보다 시간많고 아버님을 더 잘 보살필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늘 생각했었어요.
저도 다 이해했지만 가끔은 시부모님한테서 벗어나고 싶어서 신랑하고 싸우기도 많이하고
다른 곳으로 이사가자고 짜증도 많이 내곤 했는데..지금은 잠시라도 좋으니깐 아버님과 말한마디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늘 집에만 계셔서 제가 가기만 하면 정확하지 않은 발음으로 무언가를 말씀하려고 노력하시고
어디 아플까, 배고플까 걱정하시던 모습이 선합니다.
2년도 넘도록 아이가 생기지 않은 저를 보면서 괜찮다고 걱정말라고 앞서서 말씀해 주시던 모습,
이번 가게 문 열려고 여기저기 돈 구하려 했을때 저희 모르게 몰래 얼마라도 도와주시려 했다는 얘기며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도 동서 오면 자랑하러 가게 가보자고 하시던 모습, 막내 며느리 어디 있냐고 하루종일 찾으시다가 저 온다는 소리에 궂이 앉아서 기다리시다가 기진맥진해 말씀도 제대로 못하시던 모습이며 ... 생각만 해도 눈물이 흐릅니다.
중환자실로 옮기고 나서 오늘 처음으로 제 손을 잡으셨습니다.
아무런 의식도 없지만..손을 드시더라구요.
내일 아침이면 산소호흡기도 뗀답니다.
아버님께서 회복되시면 좋겠지만..그게 아니면...결정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살아갈수 있는 날들이 얼마나 될지 아니면 그 고통을 견디며
아버님께서 깨어나실지 .....
꼭 다시 한번만 이런 저런 얘기하면서 아버님 손톱 발톱 깍아드리고
귀지도 파면서 놀려도 보고 .. 유난히 간지럼을 타는 아버님 발바닥을 깔깔 웃으면서 만져봤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에 퇴원하시면 저희 집으로 들어오시겠다던 약속을 꼭 지켜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조금 있으면 독립기념일이라고 사다드린 티셔츠를 한번만 입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의식이 없으신 아버님께 뭐라고 얘기를 하고 싶은데
이 주책맞은 눈물이 말만 하려고 하면 쏟아져 나와서 말을 못했습니다.
나중에 등치값도 못하는 울보라고 한마디만 들어봤으면 좋겠습니다.
내일 아침에는 가게 사진 찍으러 갈려고 합니다.
그렇게 보고 싶어하시던 가게를 사진으로나마 보여드릴려구요.
사진도 보여드릴 기회를 주실런지 모르겠습니다.
아버님 어머님때문에 짜증내고 화냈던거 많이 후회합니다.
그 죄값을 하고 있나 봅니다.
자꾸 후회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