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길이를 죽여야 될 것 같다..."
"...무슨 개소리야!!! 선길이를 죽이다니!!! 너 미쳤어?"
"방법이 없잖아! 당장에라도 우리를 잡아먹을 듯한 표정인데"
"웃기지마!!!그런 방법은 절대 인정 못해!"
"너가 인정 못해도 난 할꺼야..."
민수는 선길의 눈을 피하지 않은 채로 서서히 무기가 될 만한 나뭇가지를 줍기위해 몸을 숙였다.
"야 김민수!!!"
극도로 화가 나 이성을 잃은 세영은 살기에 찬 선길을 경계하는 것을 잊은 채 민수에게 달려들어 주먹을 날렸다.
퍽~!
민수는 그대로 넘어져 버렸다.
"큭..."
"야 이 강아지야!!! 지금 니 살겠다고 선길이를 죽이겠다는거야? 그러고도 니가 우리 대표라고 할 수 있는거야!?"
"내가 대표이기 때문에 저 자식을 죽이고 희생하겠다는 거 아냐!!!"
"웃기지마!!! 다시 말하지만 그 방법은 인정못해!"
둘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사이 선길은 점점 큰 소리를 내며 곧 달려들 것 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크으으으으....으으으"
흥분한 세영은 주변에 나뭇가지를 들어 선길에게 집어 던지며 소리를 질렀다.
"이런 신발 새끼가!!!!!"
뻑~!
나뭇가지는 선길의 이마를 제대로 맞추었고 선길의 이마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으드드드득 으드드드득 크으으으으으...."
나무가지가 선길을 자극했는지 선길은 더욱 큰 소리를 내며 이를 갈고 있었다.
"작작하라고 새끼야!!! 신발 귀신이던 뭐던 간에 선길이 몸에서 나오라고~!!! 개자식아!!! 신발 새끼야!!! 강아지야!!! 나와!!!"
흥분한 세영은 욕으로 이 상황을 해결하려는 것처럼 선길에게 욕을 해댔다.
세영은 선길에게 달려가 멱살을 잡고 뒤 흔들었다.
"김선길!!! 정신좀 차려보라고!!!"
"이렇게 약해 빠져서 도대체 뭘 하겠다는 거야 이 새끼야!!! 정신차려!!!"
"제바아알!!!!!!"
세영은 계속 선길의 멱살을 잡고 미친듯이 뒤 흔들었고 잠시후 선길은 힘없이 쓰러졌다.
풀썩!
쓰러진 선길은 이상한 소리만을 내며 일어나질 않았다.
"으.....으....."
아까의 그 소름끼치던 목소리가 아닌 평소 선길의 목소리였다.
"하아...하아.......뭐...뭐야... 돌아온건가...?"
"그...그런것 같다...아마도..."
텐트 지퍼가 열리고 지은은 얼굴을 빼꼼 내밀며 주변을 살펴보았다.
"뭐...뭐야...이제 괜찮은거야...?"
"아마도....."
"나 나가도 돼는거야...?"
"아마도......후우..."
세영은 기운이 빠져서 바닥에 주저 앉았다.
넘어져 있던 민수는 바지를 툭툭 털고 일어나면서 혼잣말을 한다.
"훗...많이 변했네..."
"응? 뭐라고?"
"응? 뭐가?"
"지금 뭐라고 하지 않았어?"
"아니?...아무말도 안했는데..."
"아무튼... 선길이 제정신은 돌아온거 같으니까 빨리 병원에 데리고 가자..."
"병원은 왜...?"
"이새끼 쥐 쳐먹었잖아... 위세척이라던가 뭔가 해야 될거 아냐..."
"아 맞다...이놈 쥐 먹었지... 그래 텐트는 일단 냅두고 병원부터 가자..."
"응"
세영이 선길을 엎고 넷은 병원에 도착하였다.
의사는 얼굴을 찌푸리며 말을 꺼냈다.
"도대체 왜 쥐를..."
"하하...그게... 말 못할 사정이...아무튼 괜찮을까요?"
"네... 조치를 취해놨으니 아무 이상은 없을 겁니다"
"근데 왜 일어나지를 않는거죠?"
"글쎄요... 아무튼 특별한 문제는 없으니깐 곧 깨어날겁니다"
"아...감사합니다!"
"그럼 이만!!!"
의사는 선길의 몸을 한번 더 천천히 살펴보더니 자리를 떴다.
세영은 다리가 풀려 의자에 힘 없이 주저 앉는다.
풀썩~!
뒤에서 지키고 서 있던 민수와 지은도 덩달에 의자에 앉는다.
"하... 그래도 다행이다... 아무 이상 없다니..."
"그러게...세영이 너 덕분에 모두 살았다..."
"내가 뭘... 아무튼 오늘 민수 너의 행동은 좀 실망이였다"
"미안하다... 생각이 짧았다...
세영은 넋이 나가 있는 지은에게 물었다.
"어땠어? 오늘... 장난아니지?"
"후아...진짜 잠깐이였지만 두번 다시 경험하기 싫은 날이였어..."
"그 말은... 나가겠다는 소리야...?"
"내가 나가기 싫어도 오늘 내 모습 봤으면 너희들이 날 내보내지 않겠어?"
"그래... 내가 생각하기에도 너랑 선길이는 너무 위험한 것 같다... 이쯤에서 관두는게 좋겠어..."
지은은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나.....나는......계속 남아있을꺼야...."
누워있던 선길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였다.
"어!!! 깼어?"
"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미안해..."
사과를 하며 선길은 억지로 몸을 일으켜 앉았다.
"그냥 누워있지..."
"아니야... 괜찮아... 근데 정말 어떻게 된거야...?"
"귀신이 씌였어..."
"내가...?"
"응..."
"그랬구나...미안하다...도움은 못될망정...나때문에 망했겠구나..."
"아냐 임마~ 너 덕분에 귀신 씌인것도 보고 나름 좋은 추억거리였는데~! 크크큭 넌 기억 안나서 좋은 추억거리 하나 놓쳤네!"
"하하하하!" "흐흐흐흐흐"
세영의 농담 덕분에 넷은 활기를 찾았다.
그리고는 선길이 귀신 씌였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얘기를 해 주었다.
"윽...내가 쥐를...? 우웩... 어쩐지 비린내가 나는것 같아..."
"크크큭 왜~ 맛있게 먹던데 아주~ 한마리 더 잡아다 줄까?"
"하하하하하 제발 참아줘..."
"아무튼 다들 무사하니 다행이다..."
"근데 나 아까 일어나면서 말했듯이 오늘 일은 굉장히 미안한데... 염치없지만 킬링포그에 계속 남아있고 싶어..."
"너 오늘 죽을뻔했어... 알긴 알아?"
"알고 있어..."
"그리고 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오늘 갔던 곳 하고는 비교도 안되는 곳이야...그것도 알아?"
"응..."
"넌 죽을 꺼라는 생각 안한다며... 근데 다음번에는 정말 죽을지도 몰라... 그것도 알아?"
"아는데...웬지 그냥 자존심 상해! 너희들과 마음도 잘 맞는 것 같고... 그 곳에 가서도 니들이 나 지켜주면 되잖아..."
"우리가 무슨 힘이 있다고..."
"아무튼 그래도~!!! 남자의 존심이 있지!!! 이렇게 쥐 쳐먹는 모습을 패배자 처럼 떠날 수는 없어!"
"민수야...어떻게 할꺼야..."
민수는 잠시 고민하다가 결론을 내렸다.
"그래! 너 뜻이 그렇다면!!! 특별히 너만 위험한 것도 아니니까... 함께 하기로 하자..."
"지은이는...? 어떻게..."
"응...? 어...나는... 그냥 여기서 빠지는게..."
"그래... 그럼 그렇게 하자..."
"그래도 앞으로 자주 만나서 술 한잔 하고 그러자 지은아!"
"으...응 미안해... 이렇게 빠져서..."
"아냐~! 괜찮아~! 오늘도 충분히 씩씩했어! 나중에 술이나 한잔 하자!"
"응... 선길아 빨리 나아서 꼭 좋은 추억 만들기를 바랄께... 너희들도 다치지 말구..."
"그래 고맙다... 힘들었을텐데 지은아 조심히 들어가서 쉬어~ 나중에 연락할께~"
"너희는 안가? 너희도 가봐... 내가 무슨 대단한일 했다고 날 지키고 앉아있어..."
"괜찮겠어? 혼자 있어도?"
"그럼... 남자 자존심이 있지!"
"크크크크큭 그래...그럼 우리도 이만 갈께 잘 쉬고 있어~ 내일 다시 올께!"
"그래...오늘 수고 많이 했어~"
셋은 병원을 나와서 택시 정류장까지 걸어가고 있었다.
"오늘 기분도 그렇고 그런데... 술 한잔 할까?"
"그럴까? 지은이 탈퇴 기념으로? 크크큭"
"호호호... 그런것까지 기념해?"
"한잔 하러 가자!!!" "가자가자~!"
셋은 근처에 조용한 포장마차로 몸을 옮겼다.
"자 한잔하자~!"
"좋지~"
"건배~"
셋은 소주 한잔을 단숨에 비웠다.
"크아아아" "캬아~" "으~ 써..."
민수는 소주병을 들고 술을 따라주며 얘기를 꺼냈다.
"지은아 오늘 그래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호호호... 좋은경험 보다는 특별한 경험이었지~"
"크크큭 그럼 한잔 더해~!"
"오케이 한잔 더해~!"
셋은 이런 저런 얘기를 주고 받으며 긴 밤을 보내고 있었다.
"지은아 아까 민수가 나 얼마나 생각하는지 들었지? 날 위해서 목숨 바치겠다고 한거~"
"아~나도 텐트 안에서 들었는데 무지 멋있었어~ 만난지 얼마나 됐다고...남자들의 우정은 이해할 수가 없지만 웬지 멋있어"
"무슨소리야?"
"에이...괜히 창피하니깐 모르는 척 하는것봐~"
"하하하하하"
"뭐야...나 괜히 감동했잖아...맘에도 없는 소리였구만~!"
"하하하 맘에도 없는 소리였다...!!! 아무튼 자 한잔더해~!"
술병은 점점 쌓여갔다.
오늘 술에게 가장 먼저 진 사람은 민수였다.
민수는 정신이 없는 듯 테이블위에 엎드렸다.
엎드린 민수는 혼자 중얼 거리기 시작했다.
"....나야.... 많이 변했더라..."
"응?"
"너 말하고는 틀리게 많이 변했더라고........."
민수는 중얼 거리며 졸기 시작했다.
"세영아...아까부터 민수는 뭐가 변했다는 거야? 방금 무슨 나야 이러는거 같았는데"
"글쎄..... 나도 잘 모르겠는데..."
잘 모르겠다고 했지만 세영은 확실히 들었다...
민수가 술김에 내 뱉은 소리를...
'.....미나야.... 많이 변했더라.......'
'분명히 들었어...확실해...민수 저 자식이 미나라고 했어...'
세영은 의심에 가득 찬 눈으로 민수를 노려보았다.
'뭔가 있어...이 자식... 내가 모르는 뭔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