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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편지 봉투에 100만원을 넣어 주신 분.

감사합니다. |2009.08.04 00:22
조회 103,037 |추천 34

벌써 8년이나 된 일이지만 갑자기 생각나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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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8년전 제가 스무살이었을 무렵, 집이 한번 망한적이 있었죠

가족들은 뿔뿔히 흗어지고 삼남매중에 스무살이었던 저와 스물 한살이었던 저희

작은 누나만이 같이 있었네요.

 

어머니가 사기를 당하시는 바람에 제법 많았던 재산도 다 흩어지고도 모자라 세간

살이까지 빛쟁이들이 와서 가져가고, 부모님의 친구라던 사람들이 남보다 못한 짓

을 하는걸 보며 상처를 많이 받았었을 때가 있었답니다.(어머니 친구분에게 붇들

려가 감금당한채로 있었던 적도 있었답니다.)

원래 살던집은 두남매만이 남아서 살기에는 너무 크고 관리도 힘들었고, 또 빛쟁이

들이 수시로 찾아와 괴롭히는 바람에 살수가 없었죠, 또 저희 집도 아니었고요

 

당시 저희한테 있었던 돈이라고는 400달러가량 당시 40만원정도의 현금이 전부였네

요. 그걸로 인근의 조그만 집에 월세를 얻었었습니다. (참고로 저희는 교표지요.)

집을 얻고나니까 개런티로 한달월세에 실월세까지 지급하고 나니 돈이 하나도 없더

군요. 참 막막했습니다. 당장 배는 고픈데 집에 먹을건 없고 한 3일을 굶었었나. 이대

로는 우리 두 남매 굶어죽겠다 싶어 어찌 어찌 하다보니 한화 1000원상당의 동전을

모았습니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그정도 돈이면 제가 있던 곳에서 소세지 1키로정

도는 살 수 있었던 돈이었는데 너무 행복했었습니다. 그 때 먹었던 싸구려 쏘세지가

우리 두 남매에게는 그 어떤 음식보다 맛있었네요.

 

여하간 그러던 와중에 저희 누나가 당시 현지의 국립의대생이었는데 학교를 가는데

버스비가 없어서 학교도 못가고 그러던 중이었네요. 누나가 그때 누구에게 편지를 썻었는지는 모르지만 차비가 없어서 학교를 못가고 밥값이 없어서 밥을 굶는 다는 내용의

편지를 썻었는데 잠깐 제 이름이 언급 했었답니다. 근데 그 편지를 잃어버렸답니다.

 

그 편지에 대한건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어느날 누가 저희 누나네 학교로 찾아왔답니

다. 와서 니가 누구누구 누나니? 라고 물으시더니 맞다고 하자 별다른 말 없이 누나가

잃어버린 편지를 주고 가버리셨답니다. 그때까지는 아무생각이 없었더랬죠.

 

근데 누나가 그 봉투를 열어보니 무려 100만원이나 들어있었다지 뭡니까. 한화로는 20

만원정도의 가치지만 제가 살던 나라의 현지 화폐가치로는 실제 한화 100만원과 다름

이 없는 돈이었지요. 마침 편지를 주우신 분인 한인이었고 저희 남매의 딱한 사정이

안타까워 그렇게 돈을 넣어주셨던 겁니다.

 

정말 그날 펑펑 울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이후 부터 고마운 사람들(친구,선생님)등의 도움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데 버겁지

않아졌고 고마운 친구들이 힘들게 모아둔 돈으로 한국으로 돌아갈 항공료까지 마련해

주어 약 8년간 한국에서 여러가지 공부를 하고, 지금은 당시 살았던 나라로 돌아와

사업가로써 연봉 1억 이상의 소득자가 되었습니다. 저희 가족들도 다시 모여 살기 시작

한지 이제 반년이지만 모두들 남 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끼니조차 때우기 힘들었던 그 무렵 도와주셨던 모든 분들. 말없이 돈봉투를 주고 가신 분, 피땀흘려 푼돈푼돈 모은 독립자금을 항공료로 보태준 친구들아. 지

금 얻은 내 모든 것은 다 당신들이 주신것이라는 걸 평생 잃지 않고 살겠습니다.

 

사족.

당시 저는 큰 수술을 한지 세달도 안되었던 무렵이라 50m 걷는 것조차 힘들었었고

지속적인 치료를 하지 못해, 건강상 매우 힘든 무렵(71kg였던 몸무게가 54kg까지 빠졌을정도)이었던터라 많은 분들의 도움, 물질적인 것을 제외하고도 희망적으로 미래를 얘

기해주었던 당시의 친구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 재기하기 힘들

었을 것입니다. 스물 여덟해의 인생을 살게 해준 분들, 앞으로 많은 시간의 인생을 더 살게 해준 분들. 또한 힘들었던 과거를 절망으로 떠올리지 않게 해주신 모든 분들.

 

뼈에 사무치게 감사합니다.

 

첨언.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것같어서 덧붙이자면 바로 얼마전까지만 해도 몇년동안 하

루에 두시간씩 자며 낯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고, 앞가림도 못하고 살았었습니다.

과로로 병원에 실려간것만 4번이 넘고, 스트레스로 거식증까지 생겼었습니다. 물론

핑계입니다만, 이제라도 그분을 찾아 보은하려고 하지만 성함도 모르고 어떻게 찾을

방법이 없네요. 그렇다고 손놓고 있진 않습니다. 도움주었던 친구들도 수소문중이니

조만간 모든 분들을 찾아 감사의 인사라도 드릴 날이 올거라고 믿습니다.

물론 그 거하곤 별개로 다른 분들 도우려고 노력하며 살고 있고요. 제 어려웠던 시절

에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모른 척하지 않고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감히 베푼다는

말은 못해도 다른 분들과 더불어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늦지 않았다는 말 꼭 명심하고 앞으로도 그분들을 찾는 걸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추천수34
반대수0
베플막사는심슨|2009.08.04 00:58
죠낸 슬펐엉 ㅠㅠ 세상은 아직 아름답구나 ㅠㅠ
베플|2009.08.06 00:32
형눈에 흐르는거 눈물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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