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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우울증 겪어보셨나요?

두아이엄마 |2004.06.24 13:20
조회 1,002 |추천 0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지도 어느덧 1년이 조금 지났네요! 

운 좋게 대기업에 첫 발을 내딛게되었고 10년이 넘도록 열심히 다녔습니다.  보수도 적지 않았구요.

아는분 소개로 울 신랑을 만났고 1년 연애끝에 결혼을 하게됐습니다.

저희 시댁 형편이 넉넉치 않아서 결혼할때 받은돈 없이 제가 모은돈과 친정에서 빌려서 신혼집 마련을 했습니다.  거기에다 혼수에 살림장만까지 하려니 이만저만 속상한게 아니었어요...

결혼준비 하면서 많이들 싸우고 하잖아요. 다들 아시죠?  울기도 많이 울었죠..

그래도 저희 친정엄마께서는 똑똑하고 착한신랑 얻은걸 복으로 여기라며 위로해주셨어요..

그런데 당분간 아기 안갖고 열심히 돈 모아서 아파트 넓은 평수로 옮기기로 약속을했는데,

덜컥 임신을 하고말았습니다..   휴!!!  첫아기라 반가워 해야하는데 정말 반갑지가 않더군요.

원치않던 임신이어서인지  태교도 제대로 하지못했습니다.

아이를 낳고도 직장생활은 계속했습니다. 저희 신랑 알아주는 대기업에 다니고 있었지만

입사한지 얼마 안되서인지 제 보수보다 훨씬 적었어요..

아이 키우며 맞벌이 하시는 엄마분들 하루를 얼마나 빠듯하게 보내세요?

같은 단지 가정집에 아이를 맡기며 직장생활하랴 살림하랴 정말 하루하루가 힘겨웠습니다.

야근도 맘놓고 못했고 아이아프면 곁에서 지켜주지 못한 못난 엄마인것 같아 죄책감도 들었습니다.

신랑은 집에들어오면 아이와 놀아주기는 잘했지만 늘 많은 업무에 시달려 야근이 잦았고,

스트레스 해소라며 술자리도 잦았습니다..  아이는 두사람의 결실인데 저 혼자만 육아를

책임져야하는 현실이 너무 힘겹고 서글펐습니다.

그런와중에 날벼락같은 소식!!!!  바로 둘째 아이가 생긴겁니다..

남편과 저는 고민이 많았어요. 아이를 인공유산시키기로 결심하고 병원에갔습니다.

의사말이 "임신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정말 축하를 받아야할 일인데 저희 표정이 너무

어두웠죠... 눈치를 챈 의사선생님께서는 아이 심장이 넘 건강하게 뛴다며 혹 다른 생각

하시면 큰일이라며 건강하게 열심히 키우라고 많은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아이 심장소리를 듣고나니 차마 나쁜 생각을 할 수가없더라구요.

남편은 제가 직장을 그만 두는건 반대였습니다. 적지않은 제 보수가 아까웠던 모양입니다.

(실수령액이 전 월200만원 정도 받았고 남편은 140만원정도 받았거든요.)

저도 두 아이키우며 남편 월급으로 살자니 넘 힘 들것도 같았지만 정말 허리띠 졸라매는

심정으로 아끼고 아끼면 저축도 하며 잘 살수 있지 않을까 싶은 조금의 기대를 가지고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작년 5월 미련많은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퇴직금으로 받은 돈으로 아주 작은 평수지만 20평 아파트로 이사를 했고 다음달이면

둘째아이는 돌을 맞이합니다. 

직장을 그만둔후엔 저축을 한번도 해 본적이 없습니다.  이젠 남편이 진급도했고 급여도

조금 올랐지만 돈이 모아지질 않아요.

이젠 돈이 문제가 아닙니다.  직장을 그만둔지 1년이 넘었지만 집에서 아이키우고 살림하는게

전혀 적응이 안됩니다.  31개월, 11개월인 사내아이만 둘을 키우다보니 한시도 눈을 뗄 겨를이

없습니다..  작은아인 눈에 안보이면 어김없이 사고를 치고맙니다. 화장실 변기에 손집어넣고

베란다에 나가 세탁기 호수 끄집어내기 일쑤고, 서랍마다  열어 물건 다 꺼내놓고,우유병 쏟고

장난감 박스 뒤집기 바쁘고 텔레비젼도 맘대로 못보죠.... 전원 껏다 켜기는 물론이고 채널, 볼륨

다 돌려놓습니다..  큰아인 자기 장난감 만진다고 야단이고 호기심이 많아 제 화장품 이것저것

다 발라놓고 벽에 낙서하고 장남감으로 하도 밀고다녀서 거실장 다 기스내놓고, 음료수 엎질러

무선전화기 고장내고......... . 헉!!  어떻게 다 말로 표현할까!!

남편은 여전히 바쁘기만 합니다.  야근하랴~ 술마시랴~

주말엔 피곤하다고 하루종일 잠자기 바쁘구요..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화도내고 애걸복걸 사정도합니다. 

제발 날좀 도와달라구...

남편도 힘들다고 합니다.  상사 비위맞추느라 많은 업무 처리하느라 스트레스 팍팍 쌓인다구요..

싸우다보면 직장그만둔건 네가 자처한거니 자기에게 원망말라고 합니다.

차라리 회사를 다니는게 낫겠다 싶습니다.  하루종일 말도 안통하는 아이들 둘과 씨름하며

밥하고 청소하고 빨래하며 힘은들지만 성취감도 만족도없는 일을 매일 반복하며 살자니

넘 힘이 들고 답답하기만 합니다.

삶이 너무 버겁게 느껴지기만 하네요.. 언론에서 요즘 30-40대 주부우울증이 심각하다고

보도하던데 같이 보던 남편 별 반응없네요..

아이들이 무거운 짐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죽고싶다는 생각 자주하게됩니다. 

이런 절 스스로 가여운생각이 들기도하고 남편이 원망스럽기도하네요!!

가슴이 답답해져옵니다. 점점 용기도 사그러듭니다.

일이 미치도록 하고싶지만 제 능력으로 뭘 할 수있을지 과연 의문이네요....

이거 우울증 맞죠? 

지금 이순간에도 어김없이 사고를 치고있습니다.

큰아이가 작은아이 머리에 물을 쏟았거든여... 그래도 즐겁대네요(우리 작은아이)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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