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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지도급 인사가 규정한 '깡패국가 미국'

몰아내자 |2004.07.03 00:50
조회 115 |추천 0

<美지도급 인사가 규정한 '깡패국가 미국'>


미국은 깡패국가(Rogue Nation)다"

아랍 테러리스트의 절규가 아니다. 부시 행정부에게 '깡패국가'로 규정당한 이라크, 북한, 이란의 항변도 아니다. '미국 깡패론'을 설파하는 인물은 뜻밖에도 미국인이다. 그것도 전형적 보수주의 진영의 지도급 인사가 자신의 나라가 '깡패국'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때 골수 공화당 지지자였던 클라이드 프레스토위츠씨. 워싱턴 D.C.에 위치한 경제전략연구소 소장인 프레스토위츠씨는 레이건 행정부 때 통상부장관 자문위원을 지낸 바 있다. 그는 최근 국내에 번역 출간된 '깡패국가'(한겨레신문사刊. 김성균 옮김)에서 "왜 세상 사람들은 미국을 싫어하는가?"라고 물은 뒤 "이는 수십 년 동안 '미국은 난폭하다'는 이미지를 미국 스스로 세계에 심어온 결과"라고 강조한다. 미국인의 내부고발이자 자기반성인 셈이다.

저자는 반미정서의 지구적 확산의 가장 큰 원인으로 미국의 선민의식을 꼽고 있다. 미국은 선택받은 나라이며 미국의 가치만이 절대 선이자 보편적이라는 오만함에 세계가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미국은 자신의 가치에 동조하면 우방이요, 동조하지 않으면 적으로 간주한다. 이런 도덕적 우월주의는 패권적 일방주의로 나타났다는 게 저자의 견해다. 부시 정권의 교토의정서와 탄도요격미사일협정의 일방적 파기, 소형무기 거래규제협약과 대인지뢰금지협정, 국제형사재판소 설립의 명백한 반대가 그 명시적 사례들이라는 것. 이같은 일방주의적 태도가 오늘날 미국의 재앙을 가져왔다고 그는 주장한다.

프레스토위츠씨는 이런 일방주의가 공세적 현실주의로 구체화하고 있다고 설파하면서, 이같은 일방주의는 1648년 이후 국제사회 안정의 기제로 작동해온 베스트팔렌적 주권 개념을 깡그리 무시할 뿐 아니라 잠재적 위협이 되는 국가에 대해서까지 선제공격을 통해 위협의 근원을 제거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런 정책을 미국이 견지하는 한 반미감정은 더욱 거세지고, 미국에 대한 범세계적 차원의 위협이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미국은 더이상 선택받은 국가가 아니라 저주받은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이같은 반미 분위기에서 벗어나는 해법은 타문화와 타종교에 대한 이해를 통해 지금의 오만과 편견, 무지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그는 처방한다. 그리고 일방적 설교보다 남의 말을 경청하는 지혜와 관용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다시 말해 패권적 일방주의라는 함정에서 탈출해 인도주의와 자유주의에 기초한 다자주의 외교를 폈을 때 '깡패국가'를 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추천의 글에서 "이 책은 부시 행정부와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사상과 정책을 예리한 필치로 해부하면서 부시 행정부가 미국의 전부가 아니며 아직도 외교적 다자주의, 문화적 다원주의, 관용과 공존을 표방하는 자유주의 세력들이 미국내에 건재하다는 것을 웅변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520쪽. 1만6천원.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2004/06/29 " 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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