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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를 꿈꾸며-제12부-

까미유 |2004.07.05 17:50
조회 3,030 |추천 0
 

제 12 부




출근한다며 엉덩이를 툭 차고 나가던 현숙이 호들갑스럽게 방으로

뛰어 들어오다 미끄러져서 엉덩이를 찧는다. 그래도 아픈 줄 모르고

수정일 흔들어 깨운다.


-일어나봐...누가 왔는지 보라구...


현숙이 수정을 일으켜 세우며 다급한 목소리로 말하자 수정이 짜증난

듯 잠에서 덜 깬 얼굴로 현숙을 본다.


-왜 그러는데?

-글쎄, 나와보라니까...


현숙이 수정의 팔을 잡아 당기자 수정이 마지 못해 일어난다.

방에서 나오다 현숙을 보면 신발도 벗지 않고 들어왔다.


-신발 좀 벗구 들어오지...


현관문을 열고 나가자 현숙이 골목 반대쪽 길로 수정을 데리고 간다.

현숙이 손으로 가리키는 곳을 수정이 고개를 돌려 보는데, 태희다.


-아이씨...쟨 또 아침부터 무슨 일이야?


수정이 다시 현숙을 보려고 고개를 돌리려다 이상한 것 같아 다시

고개를 돌려 태희를 본다. 파란색 스포츠카 앞에 당당하게 서 있는

태희에게서 빛이 난다. 수정은 입을 쩍 벌리고 서서 태희를 본다.

현숙이 침 넘기는 소리가 수정의 귀에까지 들린다. 수정이 다가가

태희보다도 차에 넋이 나가 두 손으로 차를 만져 본다.


-이거 어디서 났어?


수정이 차 안을 들여다 보며 생전 첨 보는 물건 대하듯 감격한 표정이다.

그러다 화들짝 놀라 태희를 올려다 본다. 의기양양하게 서서 건방진 듯

눈만 내리 깔고 피식 웃는 태희. 수정의 표정이 굳어진다.


-너 이거 훔쳤니?


수정의 말에 태희가 어이없는 웃음을 한 번 날려주고 팔짱을 끼고

서서 차에 기대려다 툭 미끄러진다. 창피한지 다시 똑바로 서서

차에 기대어 아주 건방진 말투로 입을 연다.


-이런 차 본 적 있어?....훔칠래야 훔칠수가 없지...울 나라에

이 차 가지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된다구....뽐나지?


놀란 눈을 굴리며 수정이 태희를 한 번 봤다가 차를 한 번 본다.

두리번 거리며 아주 차에 넋을 잃었다.


-정말 이게 니 차란 말야?...아니, 보이 주제에 이런 차를 어떻게

끌구 다닐 수가 있어?....말두 안돼...너 이거 빌렸지?

-눈꼽이나 떼구 와.....드러워서 못 봐주겠네.


태희가 한심하다는 듯 표정을 지으며 핀잔을 주자 수정이 민망한지

백미러를 보며 눈꼽을 뗀다.


-사실대로 불어, 이 차 주인 누구야?...나 좀 소개 시켜주라.


수정의 말에 태희가 기가 막힌 듯 보다 짜증난 표정이다.


-야, 가서 씻구 나와....

-어디 가는데? 오늘은 뭘 공짜루 주시려나?


수정의 말에 태희가 고개를 젓고 한숨을 내쉰다. 현숙이 다가와 태희를

보며 전과는 달리 얌전하게 말한다.


-저두 좀..태워주시면...차가 정말...좋네요.




 

***********



달리는 차 안에서 수정은 신기한 듯 차 안을 하나하나 살펴본다. 그런

수정의 행동에 태희는 웃음이 나고, 모른 척 시침을 떼며 호텔로 향한다.


-근데, 이런 차는 도대체 얼마나 하는 거야?

-얼마나 하믄 뭐? 꿈도 꾸지마...니 평생 이런 차 살 수 있을 것 같냐?

-그거야...그렇지만....이 차 주인이 어떤 사람인지 정말 궁금하네.


태희의 차가 호텔 앞에 멈춰서자 수정이 영문을 모르는 듯 태희를 돌아본다.


-여긴...아침부터 뭐하러..


수정이 채 묻기도 전에 태희가 먼저 차에서 내린다. 그리곤 차문을 열어주며

수정을 본다.


-빨리 내려..


태희의 말에 얼결에 차에서 내린 수정. 태희가 수정의 손을 덥썩 잡고

안으로 끌고 들어간다.


-도대체 여기에 왜 날 데리고 온 거냐구 글쎄?


수정이 태희에게 끌려 가며 물어도 태희는 대답을 하지 않는다. 총지배인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걸어오다 태희를 본다.


-오늘은 또 무슨 일로 지각을 하셨나?.....누구야?


총지배인이 태희 옆에 선 수정을 힐끔 본다. 태희가 수정을 총지배인 앞으로

끌어 당기며 말한다.


-얘 자리 하나만 줘....오늘부터 여기서 일할 거야.


태희의 말에 총지배인과 수정이 놀란 눈으로 태희를 본다. 수정이 태희 팔을

잡고 속삭이듯 말한다.


-너, 미쳤니?....


총지배인이 수정을 위아래로 훑어 보는데 수정이 당황해서 웃음을

짓는다.


-아....아니 얘가 어제 마신 술이 덜 깼나...신경 쓰지 마세요...얘가

좀 미쳤나봐요....너, 왜그래? 너까지 짤리려구...하하하...이 호텔이

지 껀줄 알고...얘가 돌았나봐요..


수정이 옆구리를 쿡쿡 찔러대며 총지배인의 눈치를 본다.


-어떻게 아는 사이야?


총지배인이 태희에게 묻자 어깨를 들썩이며 태희가 말한다.


-그냥, 오다가다...만난 사이야, 좀 부탁해.


태희가 총지배인에게 수정을 맡기고 사라지자 수정이 난처한 듯

태희의 뒷모습을 보다가 총지배인을 보며 씨익 웃는다.


-아...아니, 뭐...수고하세요 그럼.


수정이 인사를 하고 돌아서려 하자 총지배인이 피식 웃으며 수정을 불러 세운다.


-따라와.


수정이 걸음을 떼려 하다 멈칫하고 돌아보자 총지배인 앞서 걸어간다.


-아...아니 저기요...


수정이 엉겹결에 총지배인을 따라 간다.





**********



회장실을 노크하고 김실장이 들어온다. 강회장이 책상 앞에 앉아 보고 서류

에 싸인을 하고 있다. 김실장이 목례를 하고 다가와 강회장에게 보고서를

내민다.


-말씀하신 자료들입니다.


강회장이 안경 너머로 김실장을 보더니 자료를 들춰 대략 훑어 본다.


-정확한거지?

-네, 회장님.

-알았어, 그만 나가봐...


김실장이 나가고 강회장은 인터폰을 누른다...네, 회장님.


-박전무 들어오라 그래.


강회장은 김실장이 들고 온 서류들을 한 장씩 넘기며 유심히 본다.


-내가 이럴 줄 알았다니까....


깊게 한숨을 내쉬며 훑어 보는 강회장, 잠시 뒤에 노크 소리 들리고

박전무가 목례를 하며 다가와 선다.


-부르셨습니까, 회장님?

-거기 좀 앉아.


강회장의 말에 박전무가 쇼파에 앉고 김실장이 들고 온 서류를

강회장이 박전무 앞에 던지듯 내려 놓고 쇼파에 앉는다.


-직접 한 번 봐...쓸데없는 가지들이 너무 많아, 이번에 가지치기

제대로 해.


강회장의 말에 박전무는 말없이 서류를 든다.


-그리고, 이회장네 말야...그 양반 여식, 어떻게 생각해?

-갑자기 그건 왜?

-그 양반이 우리 태희를 맘에 두고 있더라구.

-글쎄요...외동딸이 하나 있다는 소린 들었지만, 한 번도 본 적이 없어놔서.

-딸이 문제가 아니라, 그 양반이 문제지...

-이회장님이야 평판이 아주 좋지요, 그런데 결혼 문제 만큼은 태희의

의견을 무시할 수는...

-그 놈 눈에 차봐야, 별 여자 있어? 이게 빠진 여자들은 널렸어...며느리를

그런 앨 봐?


강회장이 제 머리를 가리키며 말하자 박전무가 입을 다문다.


-길거리에 깔린 애들 봐, 그게 온전한 정신인지....이건 무슨 옷인지

걸레조각인지, 엉덩이 훤히 드러내놓질 안하나..그것뿐이면 말을 안해.

머리색은 어찌나 요란스러운지, 거기다 술 처먹고 아주 길바닥에

나자빠져 있질 않하나..쯧쯧 요새 젊은 것들이 다 그 모양이야...

그러니 태희 녀석이 보는 눈이 뭐겠어? 거지 깽깽이 같은 애들 데리고

다니면서 술이나 마실 줄 알지....


강회장의 말에 박전무는 더 할 말을 잃고 입을 다물고 있다.


-이회장한테 전화 넣어서 약속 한 번 잡아봐...어디 얼굴이나 한 번 보게.

-네 회장님.

-자네도 자리에 참석할테지?

-집안 문젠데...제가..

-자네는 뭐 가족 아닌가?...이번 주 안으로 잡어.


강회장이 일어나자 박전무가 따라 일어난다.


-네, 회장님.




*************


탈의실에서 유니폼을 입고 나온 수정은 어색하기만 하고,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알 수 없는 눈으로 총지배인을 따라 걸어간다.

호텔 양식당으로 들어간 총지배인이 팀장을 불러 세우고 수정일 소개한다.


-오늘부터 함께 일할 사람이야, 제대로 가르켜.

-네 알겠습니다.


총지배인이 수정을 힐끔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사라지자 수정이 불안한

표정으로 팀장을 본다.


-따라와...


팀장을 따라 걸으며 수정은 식당 안을 둘러본다.


-총지배인하고는 어떻게 되는 사이야?


팀장이 묻자 수정이 고개를 돌리며 팀장을 본다.


-네?...아...아뇨, 아무 사이도 아닌데요...저두 오늘 첨 뵈서...

-그런데 어떻게 취직 된거야?

-아니..그러니까 저두 그게...모르겠는데요...혹시...강태희라구....


수정의 말에 팀장이 놀란 눈으로 돌아본다.


-강태희씨랑은 어떻게 되는 사인데?

-네?....아니 그냥 좀...오다가다...


팀장의 시선이 날카롭고, 수정은 그런 팀장이 왜 그런 시선으로 자길

보는지 영문을 알 수 없다.


-이선영씨..


팀장이 선영을 부르자 그녀가 앞에 와서 선다. 못마땅한 듯 팀장이

수정을 고개짓으로 가리키며 말한다.


-신참이야, 오늘부터 가르쳐.

-네.


팀장이 사라지자 수정이 그런 팀장을 살벌하게 쳐다보다 선영을 보고 웃는다.


-잘 부탁 드립니다.

-이름이...?

-수정이에요, 황보수정.

-내 이름은 이선영이라구 해요, 근데 어떻게 온거에요?

-그게..근데 왜 다들 그걸 묻죠?

-이런 경우가 없었거든요...기분 나빴어요?

-아니..그런 건 아니구요....

-아까 총지배인님이랑 같이 들어오던데, 지배인님이랑 잘 아는 사인가 봐요?

-아뇨...전 강태희라구...

-강태희씨요?

-네....

-어떻게 되는 사이에요?

-그게.....근데, 그건 왜요?

-그렇잖아요, 다른 사람도 아니구...회장님 아들인데.


수정이 순간 이게 뭔 소린가 하는 눈으로 보며 말을 더듬는다.


-아..아니, 누...누구 아들요?

-몰랐어요?

-그러니까....그쪽, 아...선영씨 말은...강태희란 사람이...이 호텔 아들이란

말인가요?

-정말 몰랐나보네?


선영이 웃으며 말하자 수정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본다.


-아니....여기 혹시 강태희란 사람이 두 명이에요? 그럴 리가 없는데...

에이, 동명이인이겠죠...내가 아는 강태희란 사람은 저기 한식당에서

일하는 사람인데...말두 안돼...그쵸?

-그 강태희씨가 이 호텔 막내 아들이에요....수정씨한테 말 안했나보네.


그제서야 수정인 뒷통수를 한 대 맞은 듯 멍하게 서 있다.


-그럼..뭐야, 날 가지고 논 거야?


수정이 화가 치밀어 오르고 그동안 태희가 보여준 태도에 대해

기분이 상해진다.


-저기요...죄송한데요....제가 지금, 뭘 좀...잘못 알고 왔거든요..

나중에 다시 올게요...죄송합니다.


수정이 돌아서려다 다시 선영을 홱 돌아본다.


-그 강태희가..분명히 선영씨가 말하는 그 강태희가 맞죠?...확실히?


선영이 얼결에 고개를 끄덕이고 수정은 다시 돌아서 성큼성큼 나간다.

수정이 화가 난 채 탈의실로 가서 옷을 갈아 입고 나오는데 총지배인과

마주친다.


-지금 여기서 뭐해?

-죄송합니다...지금 근무 중이라는 건 아는데요, 제가 좀...성격이 급해서

강태희씨를 잠깐 좀 만났으면 하거든요...좀 불러 주시겠어요?


수정이 굳은 표정으로 말하자 총지배인이 무슨 일인가 하는 표정으로

본다.


-죄송합니다...좀 부탁드릴게요.


로비까지 걸어 나온 총지배인은 아무 말도 못하고 태희를 부르러 간다.

수정은 화가 난 듯 서서 호텔 실내를 힐끔 둘러 본다.

한참 후에 태희가 나온다. 수정은 그런 태희를 노려보듯 보며 서 있다.


-너 왜 이러고 있어?

-재밌니?


수정의 말에 태희는 영문을 모른 채 멀뚱히 보고 서 있다.


-나 가지고 노니까 재밌어?

-뭐?

-이 호텔두 나한테 공짜루 주고 싶진 않았니?

-너 지금...무슨 소릴 하는 거야? 알아 듣기 싶게 말해.

-나한테 자랑이라두 하고 싶었냐구, 니네 아버지가 이 호텔 회장이라는

거 왜 말 안했니?

-그것 땜에 지금 화난 거냐?....난, 또 뭐라구...니가 언제 나한테

물어 본 적 있었냐? 아침에 그 차도 그래, 내 차라구 몇 번이나

말했는데도 니가 안 믿었잖아...내가 이 호텔 주인 아들이다 그러면

너 믿었을 것 같냐?


태희의 말에 수정이 아무말도 못하고 민망한 표정으로 태희를 본다.


-아니...그래도...말했으면 좋았잖아...

-그래서 뭐? 하기 싫다구? 일자리 때문에 나 찾아왔을 땐 언제구...

하기 싫음 말어, 나두 뭐 싫다는 사람 붙들고 싶진 않으니까.


태희가 돌아서려자 수정이 냉큼 태희 팔을 잡는다.


-아..아니 누가...싫대니?..그게 아니라...뭐...한다구, 지금부터 일하지

뭐....가서 일해, 나두...일해야지...


수정이 애써 웃으며 가보라고 손짓을 하고 서 있자 태희가 한숨을

내쉬며 돌아서 가려다 다시 돌아본다. 수정이 깊은 숨을 내쉬다 태희를

보고 다시 씨익 웃는다.


-뭐?

-제주도에 가 봤어?

-어?

-한 번두 안 가봤지?

-갑자기...제주도는 무슨....한번도 안가봤지 그럼....

-개기지 말구 똑바루 일해.


태희가 돌아서 가자 수정이 입을 삐죽거리며 태희의 뒷통수에다 중지

손가락을 들어 보이는데 태희가 순간 홱 돌아본다. 수정이 놀라서

고개를 얼른 돌리며 돌아서 간다. 그런 수정을 보다 태희가 피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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