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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하나 되리라는 믿음으로

  

 


이름을 부르면 나무향기를 뿜어내시는 주님

 

신록의 숲 사이로

 

장미가 붉게 타는 6월

 

아름답지만 가시를 지닌 장마처럼

 

해마다 6월을 맞는 저희 가슴에도

 

쉽게 뽑히지 않는 슬픔의 가시 하나

 

숨어서 자라고 있습니다.....


 

 

같은 나라에서 태어나

 

서로 닮은 모습으로

 

같은 모국어를 쓰는 한겨레인 저희가

 

서로 넘을 수 없는 선을 긋고

 

헤어져 살아온 40여 년의 세월이

 

누구의 탓이든 간에 원망스럽습니다

 

어느 날 느닷없이 남북으로 갈라진 땅

 

세월이 갈수록 마음마저 갈라진 듯

 

미움과 불신의 선을 길게 긋고

 

서로를 비방하는 처지가 된

 

오늘 저희를 가엾이 여겨 주십시오.........

 

 

 

어서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말은 쉽게 하면서도 애쓰지 않고

 

앞으로의  도전과 혼돈이 두려워

 

성가신 짐은 처름부터 지고 싶지 않은

 

이기적인 저희를 용서하십시오

 

길고 깉 세월 동안

 

기다림과 그리움에 지쳐 버린 저희는

 

이제 적당히 무디어지고 무관심해졌습니다

 

산 너머 저쪽 북한의 동포들이

 

추위와 굶주림에 괴로워해도

 

눈 하나 까딱 않고 편히 지낼수 있는

 

저희가 두렵습니다.........


 

 

6월의 장미처럼 핏빛으로 타오르는

 

예수 성심의 사랑 안에서

 

이제부터라도 저희 모두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해주십시오

 

피보다 진한 사랑으로 겨레를 끌어안고

 

무조건 이해하고 용서하는 법을

 

처음부터 다시 배우게 해주십시오........

 

 

 

 

전쟁으로 무참히 죽어 간 가족들

 

아무 준비 없이 헤어진 채

 

소식조차 모르는 그리운 이들을

 

꿈에도 못 잊어 눈물 흘리는

 

저희의 애타는 마음을 기도로 받아 주십시오..........

 

 

 

간절히 당신을 부르는 이의 마음 안에서

 

조용한 불꽃으로 타오르시는 주님

 

서로 오해하고 불목하며

 

많은 세월 헛되이 보낸

 

저희 어리석음을   꾸짖어 주십시오........

 

 

 

사계절 내내 어머니가 되어 주는 아름다운 산

 

정다운 친구로 손 내밀며

 

유유히 흐르는 조국의 강들을

 

항상 사랑하고 고마워하는 저희 마음이

 

남과 북으로 갈라진 땅보다

 

더 먼저 하나 되게 해주십시오

 

갈라진 땅에 살면서도 같은 하늘을 보며

 

진실하게 사랑할 수 있는 용기를 주십시오

 

쓰라린 이별의 눈물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언젠가 하나 되리라는 믿음으로

 

꿋꿋이 시련을 이겨내는

 

희망의  나무들로 뿌리내리게 해주십시오.........                --- 이해인 수녀님 시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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