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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녀와 예수쟁이(1)

코스모스 |2004.08.18 01:05
조회 1,187 |추천 0

그 남자의 독백 [1]





나의 그녀는 천사입니다.

곤경에 빠져 영 죽을 나를 위해...

더 이상 이 세상에서 살아갈 힘이 없는 나에게...

하늘이 내게 내려 보내준 천사입니다.



그런 그녀를 나는 날마다 죽입니다.

그런 그녀를 나는 날마다 더럽다 합니다.

그런 그녀를 나는 날마다 쓰레기라 합니다.



정작 구제 받지 못할 쓰레기는

바로 나 자신 이면서....






나의 그런 횡포에도 그녀는 언제나 잘못했다 말합니다.

볼품 없는 패배자인 나를 언제나 그녀는

존경한다 말합니다.

그녀는 자기 탓에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항상 미안해하고 자신을 죄인이라 낮춥니다.



나의 그녀는 창녀입니다.

사업 실패로 폐인이 된 나를 위해 몸을 팝니다.

나를 위해 팔 수 있는 것이 몸 밖에 없지만...

그 것이라도 팔 수 있는 것도 신의 은총이라면서

오늘도 나의 그녀는 몸을 팝니다.



내가 다시 일어서서 희망을 보고 뛸 수 있을 때까지...

내가 기어이 재기해서 성공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육신이 가루가 되더라도 몸을 팔 것이라 합니다.



나의 그녀는 천사입니다.






그 여자의 독백 [1]



나의 그이는 수호신입니다.

삶에 지쳐 살아갈 힘을 잃고 안개 속을 헤매 일 때...

아무도 내게 손 내밀지 않는 무관심 속에 몸부림 칠 때...

눈 만 뜨면 죽음을 생각할 때..

나의 그이는 솜털처럼 부드러운 음성으로 다가와...

촛불 같던 나의 생명을 연장 시켜준...

나의 수호신입니다.



그런 그를 나는 날마다 살해합니다.

그런 그를 나는 날마다 심장을 멎게 합니다.

그런 그를 나는 날마다 미치게 합니다.


정작 죽어야할 인간은 바로 나...

자신이면서도...





나의 철없고 사리분별 없는 행동에 날마다 죽어 가면서도...

언제나 그는 나를 어린아이 보호하듯 감싸줍니다.

때론 오빠 같고, 때론 선생님 같고, 때론 아빠 같은 그...

이건 이래라, 이건 저래라, 잔소리가 심하긴 해도

그가 없으면 한시도 살 수 없는 나...


그는 나의 수호신입니다.



나의 그이는 작가입니다.

내가 아는 그는 이 세상 최고의 작가입니다.

직접 출판사업에 손댄 게 실패를 해 실의에 빠져있지만...

곧 털고 일어나 위대한 작품을 쓰고야 말 겁니다.

아니, 설사 그 무언가를 이루지 못한다해도...

그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신께 감사합니다.

그는 나의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그이는 수호신입니다.








제1장/ 새벽...풀 향기...사랑...




콜록! 콜록! 콜록!

동혁은 바튼 기침 끝에 시뻘건 각혈을 토해냈다.

요즘 들어 피가 나오는 양이 많아졌고 기침도 심해졌다.

동혁은 침대에서 일어나 부스럭거리며 머리맡의 담배를 찾아 불을 붙였다.

딸 아이 소라가 라이터를 켜는 불빛에 눈을 찌푸리며 일어나

동혁의 품에 감기듯이 안겨왔다.



녀석은 항상 이런 식이다. 도무지 아이 같지 않은 아이...

동혁이 힘들어하거나 괴로워 할 때면 무슨 수로 아는지 마치 어미 새가

알을 품듯 제 아빠를 품고 등을 다독거리곤 한다.


"아우~ 담배연기...아빠 기침도 심하잖아! 담배 좀 그만 피워!"

하고 핀잔을 주는 폼도 어린아이의 그것은 아니다.

어떨 땐 엄마 같고 어떨 땐 아내 같은 느낌을 갖게 하는

아이 같지 않은 아이...

동혁은 소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잘 자야지. 벌써 깨면 어떡해?"

"아빠가 담배 피니깐 깼잖아! 엄마는?"

"응...엄마는 아빠 심부름 갔어. 곧 올 거야!"

"왜 엄만 맨 날 밤에만 심부름 가?"

"소라가 밤에 일찍 안 자고 자다가 자꾸 깨니까 그런 거지. 빨리자!

그래야 엄마오지!"

"어...그럼 잘 게! 엄마 오면 나 일찍 잤다고 그래!"





실눈을 뜨고 자는 척하는 소라를 다독거려서 재웠다.

녀석은 언젠가부터 밤에 잠을 잘 안 잔다.

자는 사이 혹시 엄마 아빠가 없어지기라도 할까봐 마치 보초라도 서는 것처럼

자더라도 깊은 잠을 못 자고 부스럭거리는 소리에도 자주 깨곤 한다.

피곤했던지 금새 쌔근거리는걸 보고 등을 다독거리던 손을 슬그머니 떼며

동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빠! 어디 가?"

"이런, 아직 안 잔 거야? 소라가 밤에 잘 자야 엄마가 내일 아이스크림

사준다고 했는데..."

"응..잘게! 아빠 어디 가지마!"


동혁은 다시 침대 끝에 걸터앉아 새끼 새처럼 자그마한 소라의 양어깨를

가슴에 쏙 들어오게 감싸 안았다.

아직도 젖 냄새가 상큼한 데 너무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

동혁의 눈에 눈물이 핑 돈다.




먼 산에 동이 튼다.

새벽을 깨우는 햇살이 동녘 하늘을 수놓았다.

콜록! 콜록! 콜록!

검붉은 피를 쏟아내는 바튼 기침이 심신을 괴롭힌다.



"왜 여태 안 들어오는 거지? 무슨 일이 생긴 걸까?"

동혁은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구석구석에 떨어져 엉켜 뒹구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소중하게 손에 쓸어 담는다.




손안에 한 웅큼 잡힌 그녀의 머리카락과 말을 했다.

"야, 김은정! 너 뭐야? 왜 나 같은 걸 사랑 해 가지고...!"

콜록! 콜록! 콜록!

힘겨운 기침 끝에 쏟아진 피가 손에 뚝 떨어졌다.

그녀의 머리카락이 피로 물들어져 손안에서 번들거렸다.

죽어서 원한이 서린 한 육신이 마치 새 생명이라도 부여받으려는 듯

동혁의 손안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쌀독에 쌀이 떨어졌다.

가스가 중단된다 전기를 끊는다 등등 각종 독촉장이 여기저기 나 뒹군다.

살기 위한 그 어떤 몸짓도 할 수 없는 동혁의 처지로선 그 모든 게

다 사형 집행 통지서 같다.



어떻게 할 것인가...

뭘 해서 먹고 살 것인가 그저 막막하기만 하다.

깊은 한 숨을 쏟아내며 소라의 만류로 피우다 만 담배를 집어 불을 붙인다.

콜록! 콜록! 콜록!

기침은 더 심해지고 피가 더욱 쏟아져 호흡이 가빠져도...

동혁이 할 수 있는 건 단지 그것뿐이다.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

핸드폰 벨소리가 울리는지 혹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지...

그녀가 돌아올 시간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계속) cafe.daum.net/jnd7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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