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은 28살 처녀입니다.
만 2년을 넘게 사귀어온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동호회에서 처음 만나 친하게 지내다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있었지만
사귀게 되어 지금까지 왔습니다.
박사 2년차이던 남자친구를 만나
이제 몇 일 후면 학위 수여식입니다.
만나오던 2년여간 논문때문에 실험때문에 정신못차리고 바빠하는 그를 보며
일주일에 한번 적으면 2주일에 한번 보며
놀이동산 한번 가자고 하고 싶은거 여행한번 가고 싶은거 꾹꾹 참고
끝나기만을 바라며 지내왔습니다.
이젠 적은나이도 아니고 결혼해서 안정되게
한남자의 아내로 아이들의 엄마로 살아가고 싶은 소망 있었지만
학위는 마치고 결혼하고 싶어하는 그의 뜻을 존중해서
2년을 기다렸습니다.
스트레스 받고 힘든거 누구보다 잘 알기에
화나는일 있어도 싸울일이 있어도
내가 참자 생각하며 지냈습니다.
그래도 연인이라는게 다툼이 없을 수 없고 의견이 항상 같을 수 없어
갈등이 생기게 마련인데
그럴때마다 속한번 풀어주지 못하고 더 화를 내고 마는 그를 알기에
제가먼저 미안하다 하지만
한번 갈등이 생기면
이 남자 몇일이고 제가 전화하기 전까진 전화를 안합니다.
사귀고 나서 지금껏 단 한번도 싸우고 먼저 전화한적이 없습니다.
단순한 유유, 싸워도 한시간을 못넘기고 다 잊어버리고
내가 잘못했네..괜히 속상하게 했네..생각해버리는 미련한 유유..
학위 마치고 가을에 결혼해서 내년 3월 같이 미국으로 1년정도 "박사후과정"을 떠나기로 했었습니다. 올 6월 말 집에 인사드리자..결혼한다고 말씀드리자 얘기하고 주말에 저희집에 오기로 했던 바로 그주..
미국 가기로 했던게 9월로 당겨졌습니다.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돈으로 가는거라 학교 일정에 맞추어야 하는 현실이라
어쩔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얼마 안남은 그 기간에 같이 결혼을 해서 갈것이냐..아님 혼자 다녀오고 내가 여기서 1년을 기다릴것이냐를 놓고 또 한번의 갈등이 생겼고 이래저래 혼자 다녀오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미 양쪽 집안 왕래가 잦았고
서로 결혼할 사이로 인정을 받았었는데
이번일을 겪고 저희 엄마는 "헤어져라" 하십니다.
속상하신 그 마음 모르는 바 아니지만
제 속이 더 상해 아무말도 못하고
또 헤헤 거리며 주말이면 그를 만나 행복해 했습니다.
이제 얼마후면 떠나는 그를 생각하면 왠지 아쉽고 안타까워
밥을 먹다가도 괜히 눈물이 나곤 했는데
그게 그에겐 안쓰럽기도 하지만 한편 부담스럽기도 했나봅니다.
지난주에 메신저로 이야기를 하다
별거 아닌이야기로 또 다툼이 생기고
말 중에 "밥먹다 울기는 왜 우냐..그거보면 내 맘이 어떻겠냐..내가 가서 놀다오냐..장난으로 라도 못갔으면 좋겠다는 기도한단 소린 왜하냐~"소리를 하더군요.
제가 여기 남기로 결정하면서
농담으로 웃으며 "오빠 못가게 해달라고 기도해야지~"했던 말이
그 사람에겐 깊이 남아있었나 봅니다.
혼자 두고 가는 맘이 미안하고 자기가 나쁜 사람 된것 같아 불편했나 봅니다.
하지만 학위 마치기를 2년을 기다리고 이제 결혼하는구나 기대하고 있다
어쩌면 1년을 떨어져 헤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을 견뎌내야 하는 불안한 여자의 맘도 이해를 해주었으면 하는 제가 욕심이 많은건가요?
그리고는 제가 "화낼일도 아니고 싸울일도 없는데 이러지 말자 기분풀어..서로 맘 다치게 하지 말자.."했더니 좀 추스리며 지금 또 일 들어왔다고
"이번에는 내가 먼저 전화할꺼니까 먼저 전화해서 왜 전화안했냐고 묻지마라" 하더군요.
알았다..하고 나오는데 왜 싸웠는지도 모르겠고 싸운건지도 모르겠고 또 몇일 전화안오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는 지금 전화안하고 전화 안온지 열흘이 넘었습니다.
이렇게 길게 통화 안했던건 첨인데(지금껏 제가 먼저 했었거든요)
전화 안하고 이렇게 길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이젠 저에게도 생각할 시간이 되어버렸습니다.
내가 왜 이사람과 결혼을 하겠다고 했을까..
이사람과 결혼하면 행복 할 수 있을까..
나를 더 많이 사랑해주고 맘 넓은 사람 만나야 내가 행복하지 않을까..
지나온 시간과 그간 쌓인 정이 안타까워
내 앞으로 남은 긴 미래를 덥썩 내던지려 하는건 아닐까..
능력도 있고 자상하고 맘 넓고 성격도 좋고 집안도 좋은 3박자 고루 갖춘 남자 만나면 좋겠지만 그런 남자 세상에 드물기도 하거니와
나도 그 많은 조건 갖추지 못했으니
내 사랑하는 사람이 최고다 생각하고 살자 생각했었는데
부모님 두분 다 따뜻하시고
신중하고 반듯한 성품의 능력도 있는 그 남자 평소에 힘들지만
그래도 만나면 얼굴보면 좋고 행복해서
이 사람이 내 마지막 사람이었으면 했는데..
이젠 도대체 모르겠습니다.
사랑만 가지고 사는게 아니라고 해서
결혼하면 믿음이고 정이래서
결혼하면 잘 살 겠거니..조금만 힘들어도 지금은 잘 참자 했었는데..
도대체 어떤 사람이랑 결혼이라는걸 생각할 수 있는건지
이젠 아니다 생각 들었으니 헤어지고 다른 인연을 기다려야 하는건지.
그도 아니면 내가 결혼과는 인연이 없는 사람이다 생각하고
내 갈길만 생각하고 포기하고 살아야 하는건지
이젠 자신도 없고 힘도 없습니다.
몇일 후 전화와서 "헤어지자"소릴 들어야 하는건지
아님 그러기 전에 내가 전화해서 "정리하자" 소릴 해야하는건지.
진짜 이 인연이 지나가면 내게 또다른 인연이 오는건지..
요즘 결혼해서 평범하게 단란하게 살아가는 분들 보면
그렇게 존경스러워 보일 수가 없습니다.
너무 답답한 맘에 맨날 눈팅만 하다 부러운 맘에 시작한 넋두리가 너무 길었네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