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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인데도 모르겠습니다.

해석남녀 |2004.08.29 20:01
조회 594 |추천 0

저는 남친이랑 현재 5년여 시간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그 전에 한번의 연애 경험이 있기는 하지만 2달여 동안이라는 짧은 시간이었고 같이 밥한번 제대로 먹어 본적이 없어 지금의 남친이 거의 처음이나 마찬가지입니다.

 

5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하면서 행복한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였습니다.

 

남친 집안은 유복하게 잘사는 편은 아니여도 부모님 모두 계시고 아무런 고생없이(제 입장에서일른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자라온 반면에 저는 아주 어릴 적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엄마 없이 아버지, 오빠, 남동생 이렇게 넷이 살아왔답니다.

 

어릴 적부터 엄마가 안 계셔서 집안에서 유일한 여자인 저로서는 집안일 모두를 하며 공부도 하고 아빠 걱정끼치는 일 없이 그렇게 사춘기의 고민을 삭이며 살았던 그런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평범하지 않은 가정환경이라 그런지 어릴 적부터 전 평범함을 꿈꿨습니다.

 

평범한 사람을 만나 평범한 가정을 꾸미며 행복하게 살고 싶었던 것이 어릴 적 꿈이기도 했죠.

 

그런 생각이 많았던 저에게는 남친이 그리고 남친 부모님이 그런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아! 이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연애초기부터 해왔죠.

 

나이가 저보다 많아 연애 경험이 많은 제 남친에 비해 전 모든 것이 처음이었고 그리고 서투른 결정이었는지도 모르지만 제가 줄 수 있는 건 뭐든지 줬답니다.

 

연애 2년쯤해서 서로 어느 정도 성격도 알고 집안 사정도 알게 되었는데 그 중에서는 둘만의 비밀(제 입장에서 비밀이 더 많았죠. 솔직히 부모님 이혼하셨다는 얘기는 고등학교 때 친구들도 대학 때 절친한 단짝들도 몰랐거든요)이 많았졌습니다.

 

그 전부터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내 남은 삶의 모습에 이 사람이 빠지지 않겠구나.. 나의 반려자구나.. 라는 생각을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더욱 강하게 갖게 되었죠.

 

그런데 연애 2년째가 둘다 졸업반이라 취업 준비에 여념이 없을 때인데 그래서 그런지 연초부터 다툼이 많았습니다.

 

어찌 보면 서로가 조금만 이해를 해주면 될 듯 했는데 그게 그 때는 어렵더라구요.

 

그러다 결국 늦은 봄 쯤해서 크게 다퉜는데 그때 제가 '헤어지자!'라고 했습니다.

 

솔직히 진심으로 한 말은 아니였고 힘들어서 투정겸 한 소리인데 받아들이더군요.

 

다음날 학교에서 다시 얼굴을 봤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나를 대하더군요.

 

그래서 저도  평소처럼 행동했죠.

 

근데 어떻게 하다가 남친 이메일로 온 한 여자의 떨림있는 메일을 읽게 되었습니다.

 

'문자로 보내준 것이지만 사랑한다 말해줘서 고마워..'라는 말이 담긴..

 

이게 무슨 일이냐 싶어 남친에게 물었더니 '니가 먼저 헤어지자고 하지 않았냐'라고 응수를 하더군요.

 

인터넷동호회에서 만난 한살 많은 여자였는데 통하는 것이 많았다고 합니다.

 

좋아하는 것도, 성격도 그리고 집안환경도.. ㅠ.ㅠ

 

처음엔 '누나, 누나'하며 채팅하고 동호회 모임에서 만나고 지역이 같은 이유로 사적으로는 만나고 그랬던 모양입니다.

 

연애초기부터 자기 얘기는 별로 하지 않는 그런 사람이라 전혀 몰랐죠.

 

그저 마음 맞는 사람들 만나 모임에 나가고 그러나 보다라고 했죠.

 

그런데 저랑 사귀면서 미묘한 감정이 오갔나봐요.

 

그러다 저랑 다투고 기회다 싶었는지 관계 진행이 된거죠.

 

근 일년이라는 시간동안 울고 매달리며 남친을 붙잡으려 노력했습니다.

 

날씬한 몸이 아니었는데 그 일로 몸무게가 10킬로그램가량 빠지고 삶의 의미가 없어졌죠.

 

어찌어찌 하여 그 해 크리스마스 이브날 친구들과 카페에서 우울한 기분으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고 있는데 전화가 와서 다시 사귀게 되었습니다.

 

근데 예전처럼 되지는 않더라구요.

 

다시 사귀게 된 그 해 초에는 정말 처음 연애하는 것처럼 되었는데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그 여자로 인해 나에게 냉소적으로 대하고 매몰차게 대했던 것들이 하나하나 생각이 나더군요.

 

세상에서 유일하게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리고 제가 내뱉은 말한마디를 구실로 삼아 이별을 통보했던 그 사람의 모습이 사라지질 않더군요.

 

만남은 계속되었지만 그리 편하진 않았습니다.

 

2년여 세월이 지난 지금 많이 무뎌지긴 했지만 여전히 남친에 대한 그런 생각은 남아 있습니다.

 

이 사람이 언제 날 또 다시 져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이 조여오고 이 사람만 믿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가짐도 많이 달라졌죠.

 

사소한 예로 예전엔 '우리 이 다음에 결혼하면..'이 '우리가 이 다음에 결혼하게 되면..'으로..

 

그러다 일이 생겼습니다.

 

이번엔 저에게..

 

절 좋아한다는 사람을 만났죠.

 

남친이랑 이렇게.. 지났지만 중간의 역경을 겪으면서도.. 내가 결혼한다면  이 사람이랑 하겠구나라는 생각으로만 살았던 내게 어떤 이가 다가왔습니다.

 

근데 제 마음 어떤 줄 아세요?

 

그 사람이 좋은데.. 가고 싶지는 않다는 겁니다.

 

남친이랑 똑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는 게 가장 큰 이유이고.. 내가 만약 그 사람에게 가버리면 이 사람은 어쩌나라는 생각도 있죠..

 

함께 한 시간이 많아 미운정 고운정이 든 남친을 버릴만큼 그 사람을 좋아하는지 그렇지 않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중간의 그런 안 좋은 일을 겪고 언제 이 사람이 나에게 또다른 배신감을 줄 지 모른다는 생각에 남은 삶을 살고 싶지도 않습니다.

 

저도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해야겠는지.. 제 마음인데 저도 모르겠습니다.

 

평범하고 싶은데.. 그게 제 인생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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