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인사법은 '움베시또'라는게 있다.
친한 사람끼리 반가워서, 혹은 안친해도 첨에 인사를 나눌 때 서로의 뺨을 살짝 대며 공중에 입술을 움직여 살짝 뽀뽀를 하는 흉내를 하고 떼어내는 인사법이다.
여자하고 하는 것은 그래도 참을만한데 남자하고 이 인사를 하려면 이민 생활 20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곤욕이다. 특히 상대 남자가 털북숭이 수염쟁이 아저씨면 그 따가운 감촉이 기분이 별루다. 요샌 많이 꾀가 나서 걍 손을 내밀어 악수로 끝내는 일이 많았지만, 그거야 페루에서나 가능한 일이지 아르헨티나에선 거의 다 움베시또를 한거같다.
우리 한국인에겐 이 인사법이 곤욕인데 이 남미 사람들에겐 아주 자연스런 인사법이라 문화의 차이가 여기에서도 나타나는 듯하다. 이 남미 애들은 신체 접촉을 아주 자연스레 잘하니 말이다.
앞집엔 이쁘장한 아르헨티나 여고생이 살고 있었는데 남자친구하고 어찌나 애정 표현이 진한지 걔네들이 껴안고 있으면 바깥을 나가기가 민망했다.
아르헨티나 애들은 거리에서고 버스에서고 마음 내키면 아주 진한 키스를 나누었는데 거리에서 나누는 애들은 육탄 공격까지 하는지 묘한 자세로 키스를 하는 애들도 많았다.
뭐 공원에서도 선탠을 좋아하는 민족이라 비키니 차림으로 누워있는 아베크 족이 많았는데 곳곳에서 키스를 나누는 풍경은 아주 흔하게 접한다.
첨에 아르헨티나에 온 어떤 어머님 친구분은 버스를 타고 오는데 옆에서 키스를 나누니깐 바로 붙어서 구경을 하셨다.
푸헤헤~
구경하는 모습이 더 웃겨서 그 아들들이 보지 말라고 한국말로 걔네들은 못알아듣게 자기네 엄마에게 면박을 줬는데 그 아줌마는 손가락으로 걔네들을 가르키며 한국말로
"열심히도 한다".
그래서 참던 웃음을 터뜨린 적도 있다.
근데 얘네들은 참 이쁘게도 생겼다. 모두 남자애들은 디카프리오였고, 여자들은 바비 인형이다.
옷을 아무렇게나 입어도 이뻤고, 다리는 참 잘도 빠졌다. 우리가 그런 옷을 입으면 못봐줄 옷도 얘네들이 입으면 너무나도 이뻤다.
물론 열다섯 나이 전후만 그렇다. 그 나이가 지나서 20살이 넘어가면 불어나는 체중을 주체를 못하는 여자들이 꽤나 많다. 어찌나 찌는 애들이 많은지 사이즈 대빵 큰거만 파는 옷 가게도 수두룩하다. 아마도 먹는 게 살찌는 종류의 음식을 좋아해서 그런가부다. 여기 애들은 단거를 무지 즐긴다. 우리가 먹음 속이 달쳐서 못 먹을 쵸코렛 종류를 너무도 좋아한다.
우리집 앞 여고생은 참하니 생겨서 나랑 몇 번 인사도 나누고 지냈는데 그 여고생은 꼬불꼬불한 갈색 머리를 지니고 있었다.
그녀는 내 곧은 돼지 털 생머리를 너무나 부러워했다. 가끔 아이를 데리고 산책이라도 나가면 얼른 쫓아와서 아들에게 말도 시키고 아는 척을 하였는데 아들은 이쁜 여자는 좋아해서 (쯥~ 지애빌 닮아서리...) 그녀가 말시키면 씨익 웃곤했다. 그녀는 참 이뻤다.
그녀가 사랑에 빠졌는지 양다리를 걸쳤는진 모르지만 또 다른 남학생이 그 집 앞을 매일같이 진을 치는 광경이 목격되었다. 그 새로운 남자 애는 한달을 넘게 그 앞에서 진을 치면서 말을 걸고 쫓아가고 끈질기게 구애를 했다.
'먼저 사귀던 애는 어쨌지?'
암튼 어느 날 집으로 들어오는 골목 어귀에 플랭카드가 크게 걸렸는데 빨간 하트가 여기저기 그려져 있었고, 거기 쓰여있는게 재밌었다.
"난 사랑에 빠졌어. 널 너무 사랑해. 내 사랑을 받아줘~"
조용한 동네에 그 빨간 글씨의 플랭카드는 재밌는 수다꺼리가 되었고 그 여고생은 그 사귀던 남자애랑은 바이바이 했는지 플랭카드의 주인공과 오후 해질녘엔 담벼락에 기대어 키스를 나누었다.
처음엔 그 광경을 민망해서 눈길을 돌렸는데 나중엔 이뻐 보이기까지 했다. 이쁜 나이 아닌가. 흠 ....좀 어리긴하다.
그 애는 나중에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결혼한다고 내게 자랑삼아 말하곤 했는데...쯔쯔 뭐하러 그케 일찍 결혼을 한담. 속으로 말리고 싶었다. 하지만 겉으론 웃으며 축하한다고 말해줬다.
그런거야 지가 스스로 겪어야 알아먹는게 아닌가.
결혼은 안하는게 상책이란걸.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