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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의 가계부~

애둘엄마!!!! |2004.09.07 10:25
조회 3,796 |추천 0

여기 와보니 가계부들을 많이 공개하셨는데...

가계부를 공개해도 자신있을 분들이 하신것 같아요.

저같은 경우는 결혼 6년차인데도 모아둔 돈 없이 9월초에 겨우 지금까지 있던 대출금 갚은

상태입니다. 물론 아파트 융자금은 아직도 있구요(7백만원-입주할때 받는 융자)

저희는 결혼할때 땡전 한푼 없이 시작했구요.

시부모, 시누, 시동생.. 다 같이 살았읍니다. 올해 하반기 되면서부터 다들 각자 일 찾아서,

혹은 결혼을 해서 우리 가족만 살게 되었구요.

결혼전에 시부모님 하시던 사업 보증을 잘못 서시는 바람에 야밤도주하다시피 해서

남편 전세집에 같이 살게 되었고 결혼하자마자 아이가 생기고 또 거기다가 제가 몸관리를

제대로 못해서 칠삯동이로 나와 고생했지요.

둘째아이가 세살(큰아이 여섯살)될때까지 어머님이 봐주셨고..

생활비로 매달 꼬박 일정금액 드리고, 그 외의 모든 공과금이며 식비 이런거 저희가 다 부담

했습니다. 주택에 전세살때는 한달에 두번 기름을 넣을때도 있었죠. 기름값만 20만원이 넘는

생활비를 다 부담하니 우리 둘이 맞벌이 하지만 수중에 돈한푼 남지 않더군요.

시누이, 시동생??????

하다못해 애기들 과자값하라도 철전(동전) 하나 안내놓더라구요.

그렇게 맞벌이 살림 모아둔 돈 없이(제가 결혼전에 적금넣던거 계속 넣는거 이외엔..)살다가

계속 이사다니는게 싫어 적금 넣던거 깨고 모아둔 돈과 이것저것 끌어모아 아파트 장만했습니다.

아파트 대출 다 갚을때 되니 시어머님 돈 달라 하시대요. 외가에 진 빚 원금만이라도

갚으신다면서 천만원 달라 하시더이다. 시누 결혼하면서 천만원 주기로 했으니 너네도

천만원 내놔라 하시는데 솔직히 열받대요. 그 큰 살림 우리가 그동안 해낸거 생각은 안하시고

시누결혼함서 돈천만원 내놓으니 우리도 달라... 참... 서운하고 서럽더라구요.

우리도 사실 살림하는 집에 돈 한푼 안내놓고 모았으면 돈 천만원? 아무렇지도 않게 내놓을수

있었습니다. 그냥 달라시는것도 아니고 시누가 내놓으니 너네도 달라..이렇게 얘기하시는게

그렇게 서운하더라구요. 그동안 우리가 힘들게 이끌어온 살림 생각 안해주시는거 같아서..

어쨌든.. 드렸습니다. 천만원 고스란히 대출내서 드리고.. 또 열심히 갚았죠.

그리고 작년에 대출 다갚고 차를 바꿔야겠다 싶어(애들이 좀 먼데만 다녀오면 좁은 차안에서

고생해서 그런지 아프더라구요-친정만 다녀오면 애들이 아프다는 핀잔 듣기싫어 차

바꿔야겠단 생각 들었습니다.) 대출 갚고 조금모아둔 돈과 갖고 있던 회사 주식 팔아

새차 장만했습니다. 그러고나니 친정엄마 시골집 이사한다고 하시네요.

시골집..정말 말도 못했습니다. 흙집인데다 오래되어서 집 귀퉁이가 비틀어져서 문은 제대로

맞지도 않고.. 한쪽은 이미 기울어서 장대 가지고 괴어놓은 상태였죠.

변두리 아파트로 이사한대서 그동안 이사할것에 대비해 적금 넣어두던거(친정언니랑 둘이서~)

깨고 천이백 해드렸습니다. 물론.. 그것 역시 고스란히 대출로 해드렸죠.

차를 장만한 상태라 돈이 하나도 없었으니까요.

그렇게 해서 작년연말에 또다시 대출이 제 어깨를 짓누르더군요.

어쩔 수 있습니까.. 집이 무너져 내린다는데... (솔직히 친정 갈때마다 맘아파 혼났죠)

그 대출.. 열심히 또 갚았죠. 나름대로.. 그렇게 해서 올 9월초에 다 갚고..

이제 아파트 융자금만 갚으면 됩니다. 아파트 첨 지을때 낸 융자라서 이자가 너무 세더라구요.

연말까지 해서 다 갚고 지금 예상으로는  약 6백정도 모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데..

지난주에 시댁에 가니(한시간거리-매주 찾아뵘) 시어머님 폭탄 선언 하십니다.

그것도 나 듣는데서만...(돈 얘기 꼭 저혼자 있을때만 얘기하십니다. 남편이랑 같이 있을때

안하시고~)

지금 있는데서 나오게 되면 니들 돈 좀 보태서..어쩌구 하십니다.

헉~~~ 괴롭습니다. 또 대출인생을 살아야 될거 같아서..

달라시면 또 돈 천만원 정도 해드려야 될거 같은데.. 솔직히 원망스럽습니다.

장남이 무슨 봉입니까.. 시동생도 돈 벌고 있고... 시누이도 시집갔으니 친정에 보태줄 수

있는데.. 어찌 우리한테만 그런 얘기를 하시는지...

우리 큰아들 내후년이면 초등학교 들어가는데.. 우리도 그 전에 돈을 좀 모아둬야 그나마

맘이 좀 편하지 않을까 싶어 내년부터는 돈 모을 수 있겠구나 하고 좋아했었는데..

시부모님 돈 해드리고 나면 저희 또 10개월 정도는 대출 갚느라 허덕여야 합니다.

그러니 아무리 가계부를 쓰면 뭐합니까 남는것 없이 매번 대출 갚느라 모아지는 돈이 없는데..

가계부 결혼 1년후부터 (정확히 결혼1주년 기념일부터 썼죠) 꾸준히 쓰고 있지만..

이렇게 되다 보니까 요새는 가계부 쳐다보면 승질이 날라 합니다.

뼈빠지게 맞벌이 하믄 뭐합니까..

이렇게 샐대로 다 새버리는데....

저는... 적금 넣는다는 분들이 정말 부럽습니다.

저도.. 적은 돈이라도 적금 좀 넣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처녀적에 넣던거 말고는 결혼하고부터 이제까지 적금 넣어본적이 없습니다.

제가 ..... 배부른 투정하는건가요?

제 주위에 친구들 보면.. 적금을 매달 100만원씩 넣는다.. 그런데 너무 적게 넣는거 같다..

이런 얘기는 아예 보통인 상황이다 보니 사실 제 처지가 참.. 어떨때는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부모님이 아파트 해줬니, 차를 사줬니... 뭘 해줬니..이런 얘기 들을때도...

나는 그런 도움 준다고 해도 별로 달갑지 않을거 같다..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지만..

내심 속으로는 부럽기도 하죠. 그만큼 기반을 빨리 잡을 수 있으니..

결혼 6년차인데.. 어떤 친구 보면 결혼 1년차보다 못한 상황일 경우..........

속도 상합니다.

그래도.. 저는.. 그나마 이게 어디냐 싶은 생각을 많이 합니다.

대출을 냈다 하더라도 갚을 수 있다는게 어디냐 싶고...

아무 재산도 없는 부모님이시지만 살아 계신게 어디냐 싶고...

마찬가지로 친정 아버지 안계시지만 어머니라도 살아 계신게 어디냐 싶고..

찾아갈 시댁, 친정이 있다는게 어디냐 싶고..

시누, 시동생과 같이 살면서 그리 큰 부딪힘 없이.. 남들이 너네는 이상하다고 할 정도로

죽이 맞아 다닐 수 있었는게 어디냐 싶고..(물론 작은 부딪힘이야 있었지만)

우리 아들들 큰 병 없이 커주는게 어디냐 싶고..

이 나이에(스물아홉 동갑쟁이 부부) 우리가 돈 벌어 아파트 사고, 차사고.. 시댁, 친정에

도움주며 살 수 있는게 어디냐 싶고(저희 결혼 빨리 했죠. 24살에.. 큰애두 24살에 낳고)

힘들어 하는 절 보며 설겆이며 청소해주고.. 쓰레기봉투라도 치울라치면 열에 아홉은

자기가 가져다 버려주는 남편이 있는게 어디냐 싶고...

어릴때 너무 가난하게 살아 내 아이들한테만큼은 그 가난 이어주고 싶지 않은 생각에

이제껏 한번도 쉬지 않고 직장생활 하고 있어서(고3때 취업나와 그 회사 지금까지 쭈우욱~

다니고 있습니다.) 때로는 쉬고 싶단 생각도 들지만 그나마 이렇게 일하고 있으니

조금이라도 빨리 기반을 잡을 수 있으니 그게 어디냐 싶고..

하여튼... 이런저런 속상한 일도 많고 서운한 일도 많은 결혼생활이지만...

그보다 훨씬 큰 감동에.. 기쁨에.. 즐거움이 있기에 계속 이어질 수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맞벌이 부부라 퇴근하고 나면 아침에 전쟁치른 현장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때론 퇴근해서

집에 들어가기가 싫을때도 있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행복한 맞벌이 부부가 아닌가 싶어요.

남편이 철이 없어 결혼초엔 고생도 많이 했지만.. 요새 그 얘기하면 자기가 생각해도 그땐

좀 철이 없었던거 같다고 인정하는 모습 보면 뿌듯하기도 하고요..

........

자~ 얘기가 길어졌지만...

보통 사람은 이러면서 사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죠?

저 네이트에 리플(4) 혹은 글올리는거(이번이 두번째) 열손가락 안에 꼽는데......

아무리 땡전 한푼 없이 시작했다 하더라도...

내 아이를 생각하면서.. 가정을 생각하면서 한푼, 두푼 모으기(혹은 갚아나가기) 시작하면요

어느샌가 그 끝을 보게 되더라는..그 말씀 드리고 싶어서요.

물론 그 끝을 보기까지 힘든 과정이 있긴 하지만요..(제가 겪은 과정은 힘든 과정도 아니죠.

다른 여러 힘든 상황에 계신 분들에 비하면)

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는거고.....       

살다보면 허리펴고 웃을 날이 있을거라는 희망 잃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물론..저한테도 마찬가지구요. 시부모님 돈 해드려 또 대출인생을 살더라도.. 갚다보면

지금처럼 다 갚아지는 날이 올거고.. 뭐..나름대로 이제는 괜찮은거 같습니다.

......

맞벌이 부부님들.. 힘내시길 바래요.. 아리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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