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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빈가슴을 채워주는 가족과 친구..

전망 |2004.09.08 09:47
조회 309 |추천 0

 

 

나의 빈가슴을 채워주는 가족과 친구..

 

며칠전부터 혼자 있으면 이유도 없이 눈물이 쏟아져 내리더니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날씨가 가을이 왔음을 귀뜀해 줬다. 어제는 하염없이 내리는 비 탓인지 더욱 기운이

없는데 아이들 학교는 보내야 할것 같아 서둘러 아침을 챙기며..

 

아이들도 아침에 눈을 뜨지 못하는 것을 큰아이를 먼저 깨우고 일학년인 뽀빠이에게

"그냥 학교 끊을까.."라고 물었더니 할수 없이 일어난다. 우리집 아침 풍경은 마치 한바탕

전쟁을 치루는 전지같다.

 

허둥지둥 밥을 먹고 가방을 챙기고 어제같이 비가 내리는 날엔 비옷도 입어야 하니

시간은 더욱 지체된다. 비옷은 가끔 입는 옷이라 아직 혼자 입지를 못해 내가 앞뒤를

봐주고 지퍼도 올려줘야 한다.  

 

그래도 서둘러 집을 나서는 모습은 고슴도치 엄마인 내가 보기에 얼마나 잘 생기고

든든한지 잠시 내 마음은 화창한 봄날이 되고.. 에레베이트를 타고 내려가는 동안 나는

현관을 정리하고 다시 베란다로 나가 아이둘이 나란히 아파트 광장을 지나는 풍경은

한폭의 그림이 되어 나를 행복하게 한다.

 

나는 창밖으로 세차게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뜨거운 커피를 들고 비달디의 사계를

들으며 나의 어린날 친구들 생각에 잠겨본다. 우리가 어린날은 비옷은 고사하고 우산도 흔치 않아 비닐우산을 쓰고 다니며 바람이 세차게 불면 있으나 마나했던 우산..

 

그 친구들이 그리워 가까이 사는 친구에게 전화를 하여 점심약속을 했다.

우리는 진해 바닷가로 드라이브를 갔더니 비가 그친 바다는 정말 청소라도 한듯이 그

깨끗한 쪽빛 가을 바다의 아름다운 정취란 말로 표현할수 없다.

 

나는 친구에게.."오늘 내 덕분에 호강하는 줄 알어.."라고 농담을 하며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횟집으로 들어갔다. 친구는 회는 어제 먹었다며 매운탕을 먹겠다고 하여 우럭

매운탕을 시켜놓고 우리는 옛날 추억을 회상하고 요사히 친구들 살아가는 이야기를

정겹게 했다.

 

매운탕은 활어를 잡아 끓여서인지 국물이 시원하니 쫄깃쫄깃 기분좋은 점심을 먹었다.

이어 우리는 찻집으로 자리를 옮겨 커피한잔을 시켜 마시고 남편 흉도 보고 말썽꾸러기

아이들의 개구진 얘기로 웃음꽃을 피웠더니 어느듯 늦은 오후가 되어 작별을 고하고..

 

어제 친구와 즐거운 시간의 그 여운은 아직 나를 행복하게 하며 나는 작열하는 여름

더위가 한풀 꺽일때부터 가을앓이를 하는데 그것은 오래된 지병이다. 내가 어린 나이

국민학교를 졸업하며 오랫동안 혼자 살아오느라 외로움이 깊어 병이 된것이다.

 

그병은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릴때 정점을 이루는데 아마 내게 사랑하는 가족과 

힘겨울때 넋두리 할수 있는 친구가 없었다면 정말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오늘 아침

다시 날은 밝아오고 햇살좋은 창밖엔 코발트색 가을하늘이 나를 반긴다.

 

그 하늘엔 나의 빈가슴을 채워주는 가족과 친구가 있다. 화이팅이라고 속삭이며..!!

 

 

비발디 '사계' 바이올린 협주곡 작품  8 '가을'

The Four Seasons, Op.8 No.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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