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어느 시골 아낙네가 장일순을 찾아와 딸 혼수 비용으로 모아둔 돈을
기차 안에서 몽땅 소매치기 당했다며, 그 돈을 찾아달라고 장일순에게 매달렸다.
장일순은 그 아주머니를 돌려보내고 원주역으로 갔다.
가서 원주역 앞 노점에서 소주를 시켜놓고 앉아 노점상들과 예기를 나누었다.
그러기를 사나흘 하자 원주역을 무대로 활동하는 소매치기들을 죄다 알 수 있었고,
마침내는 그 시골 아주머니 돈을 훔친 작자까지 알아낼 수 있었다.
장일순은 그를 달래서 남아있는 돈을 받아냈다.
거기에 자기 돈을 합쳐서 아주머니에게 돌려줬다.
그렇게 일을 마무리지은 뒤로도 장일순은 가끔 원주역에 갔는데, 그것은
그 소매치기에게 밥과 술을 사기 위함이었다.
그때 장일순은 소매치기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 미안하네. 내가 자네 영업을 방해했어. 이것은 내가 그 일에 대해 사과를 하는
밥과 술이라네. 한 잔 받으시고, 용서하시라고....... "
앞으로 소매치기 같은 것 하지 말라든가 나무라는 말 같은것은
일절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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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호 신용협동조합 이상혁 상무가 전하는 장일순의 이야기다.
" 친구가 똥물에 빠져 있을 때 우리는 바깥에 선 채 욕을 하거나 비난의 말을 하기
쉽습니다. 대개 다 그렇게 하며 살고 있어요.
그러나 그럴 때 우리는 같이 똥물에 들어가야 합니다.
들어가서 여기는 냄새가 나니 나가서 이야기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하면
친구도 알아듣습니다.
바깥에 서서 입으로만 나오라고 하면 안 나옵니다."
<<< 최성현님이 쓴 " 좁쌀 한알 ( 일화와 함께 보는 장일순의 글씨와 그림 )
中에서 일부 옮겼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