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법 토론회 기피하는 한나라당 애국심은 속빈 강정 (확대)
한나라당의 애국심은 속 빈 강정임을 다시 확인했다. 자기들 스스로 국가보안법을 놓고 여당과 끝장토론을 하자고 기세등등했던 모습은 난데없이 사라지고 TV토론을 회피하면서 슬며시 꼬리를 내리는 모습을 보면 그들이 주장하는 애국심의 실체가 뭔지 궁금하기 이를 데 없다. 말과 행동이 다른 한나라당의 행태를 볼때마다 아주 심한 짜증이 몰려드는데 이제는 짜증이 아니라 구역질이 날 정도다.
물론 눈치 빠른 국민들은 왜 갑자기 한나라당이 토론을 강력히 주장하다가 말도 안되는 논리로 회피하려는 지 그 이유를 잘 알고 있다. 웬만한 국민들이 다 알고 있는 그 이유를 말해줄까?
주요 당직자로서 토론회에 참가할 박근혜, 김덕룡이 자칫 토론회에 나와서 헛발질할까봐 두려워서 그런 것이다. 공교롭게도 유신시대 때 박근혜와 김덕룡은 서로 가해자와 피해자의 입장이었는데 이것이 토론회에서 두사람한테 공통적인 약점으로 작용하는 점도 크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박근혜와 김덕룡의 토론능력 부재이다.
토론능력 부재의 이유는 박근혜와 김덕룡이 약간 차이가 있다. 박근혜는 제1야당의 대표로서 별로 길지 않은 시간이었음에도 깊이없는 정치철학과 판에 박힌 표현법의 한계를 너무 쉽게 노출했다.
특히 국가보안법과 관련해서 토론하려면 정치, 사회, 문화, 역사에 대한 기본 이상의 내공을 보유해야 하고 특히 그러한 기본적 소양을 바탕으로 한 정치적 철학을 앞세워 상대방 토론자는 물론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동안 박근혜가 보여준 언행은 오히려 박근혜에 대한 막연한 이미지를 갉아먹는 부메랑으로 작용하고 있을 뿐이다. 오죽하면 ‘100단어 공주’라는 놀림을 당하겠는가.
한가지 예를 들면 같은 당의 이재오가 적나라하게 비판한 것처럼 한나라당의 뿌리를 공개적인 자리에서 3, 5공화국이라고 말한 것은 기본적인 정치철학과 소양의 깊이가 얼마나 얕은지를 그대로 보여줬다. 한나라당의 뿌리는 3, 5공화국인 것은 분명하지만 6공화국에 이어 김영삼정권의 문민정부까지 이어진다.
그래서 군사독재 시절 이후에 한나라당을 선택한 정치인과 지지자들은 문민정부를 앞세워 과거 군사정권과의 고리를 끊어내고 건강한 보수세력을 대변하는 정당이라고 애써 자위해왔다. 심지어는 군사독재 시절에 관여했던 쿠데타 추종세력들도 문민정부를 방패삼아 과거와 단절했음을 줄곧 주장해왔다.
그런데 속내야 어떻든 이재오가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한나라당의 뿌리가 3, 5공화국인지도 모르고 들어왔냐”고 발끈한 것은 박근혜로서는 치명적인 약점을 들춰내는 결과만 가져왔다. 개혁세력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하다고 여겨지지만 한나라당 소장파와 합리적 보수를 지향하는 세력들의 입장에서는 깊은 한숨만 쌓이게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입장에서 보면 박근혜가 방송토론회에 나가서 여당의 공세에 참지 못하고 헛발질을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이 컸을 것이다. 물론 논리적으로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반대하는 설득 자체도 박근혜로서는 역부족임을 익히 알고 있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손석희앵커가 곤혹스런 질문을 계속 던지자 “저랑 지금 싸우자는 거예요?”라고 쏘아붙여 듣는 사람들을 아연실색케 만든 전력도 있다. 시선집중은 인터뷰 대상자가 정치인일수록 곤혹스런 질문을 던지는 방송의 특성 때문에 청취율이 높은 프로그램인데도 본인 스스로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이다. 또 방송토론회에서 전화상으로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야당의 정치적 책임에 대해 묻자 “헌법재판소가 결정하면 따르면 된다”라고 천연덕스럽게 답변해 많은 사람들의 술자리 안주감으로 전락한 예도 있다. 박근혜의 헛발질을 두려워할만 하다고 인정한다.
이에 비해 김덕룡은 다른 케이스다. 토론능력만 보면 박근혜보다는 김덕룡이 한 수 위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김덕룡은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대하는 논리를 주장하기에는 과거의 정치적 행위가 치명적인 약점이다.
알다시피 김덕룡은 6.3 세대 정치인중 한명으로 김영삼과 함께 상도동계를 이끌어온 민주투사였다. 그런 점에서 김덕룡의 약점은 김영삼이다. 김영삼은 대통령 선거의 공약으로 국가보안법 폐지를 내세웠다. 김영삼의 최측근이었던 김덕룡은 토론회에 나올 경우 그에 대한 해명을 불가피하게 해야만 한다.
지금처럼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대한 것이라면 그 당시에는 왜 침묵했는지, 또 당시에 국가보안법 폐지에 찬성했다면 왜 지금은 반대로 돌아선 것인지에 대해 명확하고 설득력있게 해명을 해야하는데 그로서는 난감한 일이다. 국가보안법에 대한 입장이 자신의 신념이 아니라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조변석개한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점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간의 대표들이 참석하는 토론으로 하자는 것에 대해 한나라당이 받아들일 수 없는 근본적인 이유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그들이 주장한 것처럼 실무자급 3명씩을 내세운 토론회를 열자고 한 열린우리당의 제의에 또 발을 뺐다.
이유가 뭘까? 한나라당 스스로 대표들이 참가하는 토론회가 정쟁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으니 실무자급으로 토론하자고 해놓고 왜 또 없던 일로 하는 걸까? 열린우리당에서 유시민, 최재천 의원이 나온다고 해서 지레 겁먹어서 그런가?
필자가 보기에는 이유는 단 하나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대하는 여론이 유리할 때 괜히 끝장토론에 나가 논리나 설득력이 부족할 경우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단순한 이유이다.
이것이 한나라당이 그토록 내세우는 애국심과 국가수호의 본모습이다. 박근혜가 대표직을 내걸고 온몸으로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대한다면 대표급 토론이든, 실무자급 토론이든 방송에 나와 자기들의 논리를 국민들에게 설득해야 당연하지 않은가?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 보여줬던 비장함과 책임감은 어디에 두고 토론회를 기피하는가? 해도 해도 너무한 이율배반적 행위이다. 오히려 열린우리당이 기피할 정도로 대표급 토론 따로, 실무자급 토론 따로의 방식으로 토론회를 여러번 개최해야 마땅한데도 그들은 왜 기피하는 것일까?
토론회의 기피이유도 정말 가당치도 않다. 대표급 토론은 정쟁을 유발한다고? 그동안 방송토론회는 모두 정치적 쟁점에 대한 토론회였다. 토론회 자체가 정쟁이었고 그 정쟁에 대한 입장을 국민들에게 설득하는 자리였다. 그동안의 방송토론회가 정쟁이 아니면 무엇이었는지 되묻고 싶다.
4당간 토론은 3:1의 불공정한 싸움이기 때문에 할 수없다고 한다. 그럼 한나라당 아메바들에게 묻는다. 17대 총선전까지 방송토론회는 3:1의 싸움이 아니었던가? 특히 탄핵정국을 전후해 수많은 방송토론회는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이 똘똘 뭉쳐 열린우리당을 맹공격했는데 그때 토론회도 불공정했다고 자인할 것인가? 어느 토론회에서는 열린우리당 의원이 “3:1로 토론을 하면서 발언권이 공정하게 분배되니 답변 시간을 조금 더 줬으면 한다”고 불평하자 한나라당 의원의 입가에 문 비웃음을 필자는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그 시절에 열린우리당 뿐만 아니라 탄핵에 반대했던 국민들은 3:1의 토론에 대해 불공정하다고 이의를 제기한 적이 한번도 없다. 3:1의 싸움을 한껏 누려왔던 한나라당이 이제와서 그런 불공정한 토론은 할 수 없다고 하니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이다.
한나라당에 대해 수구=꼴통이라고 비아냥거리는 것은 바로 이런 행태들 때문이다. 다른 근본적인 여러 이유도 있지만 상식 차원에서 볼때는 자신들의 과거행태에 대해 반성은커녕 전혀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상대에 대해서는 기억상실증 환자 행세를 하면서 무자비한 공격에만 몰두하는 후안무치한 행위가 웃음거리로 전락하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흔히 대통령과 여당을 공격하는 단골 단어들이 있다. 국론분열, 국민불안, 포퓰리즘정치, 이분법적 분열조장.... 그런데 그들이 주로 내세우는 이런 단어들은 한나라당 스스로가 잘써먹는 단골 수법이라는 것을 그들은 정말 모를까? 알면서도 모른 척 하는 것일게다.
정권을 잡았을 때나 야당일 때나 자신들과 반대되는 세력들은 모두 ‘친북좌경세력’이거나 ‘빨갱이’로 덧씌우는 것이 일상화되다보니 자기들 스스로도 그런 논리에 세뇌당해 국민을 설득할 명분과 논리를 찾지못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대한민국 제1야당의 현주소이다.
한나라당은 박근혜가 대표직까지 내걸고 당차원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차원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대한다면 당장 방송토론회에 모습을 보여라. 박근혜, 김덕룡은 물론 당론과 동떨어진 원희룡 대신 정형근, 김용갑등 국가보안법에 목숨을 건 대표주자들을 실무자급으로 내세워 토론에 임하라. 박근혜의 이미지 타격보다는 목숨보다 중요한 국가보안법 폐지반대를 국민들에게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가?
당대표의 이미지에 흠집이 날까봐 국민들을 상대로하는 토론회를, 그것도 자신들이 강하게 주장했던 토론회를 기피하는 모습을 보면서 유신과 군사독재의 권위주의 체제가 떠오른 것은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노무현대통령이 과거사 청산 문제와 관련해서 “지금은 유신으로 회귀하느냐 아니냐의 싸움이다”라고 한 말이 뒤늦게 송곳처럼 뇌리를 찌르고 있다.
한나라당의 애국심은 속 빈 강정임을 다시 확인했다. 자기들 스스로 국가보안법을 놓고 여당과 끝장토론을 하자고 기세등등했던 모습은 난데없이 사라지고 TV토론을 회피하면서 슬며시 꼬리를 내리는 모습을 보면 그들이 주장하는 애국심의 실체가 뭔지 궁금하기 이를 데 없다. 말과 행동이 다른 한나라당의 행태를 볼때마다 아주 심한 짜증이 몰려드는데 이제는 짜증이 아니라 구역질이 날 정도다.
물론 눈치 빠른 국민들은 왜 갑자기 한나라당이 토론을 강력히 주장하다가 말도 안되는 논리로 회피하려는 지 그 이유를 잘 알고 있다. 웬만한 국민들이 다 알고 있는 그 이유를 말해줄까?
주요 당직자로서 토론회에 참가할 박근혜, 김덕룡이 자칫 토론회에 나와서 헛발질할까봐 두려워서 그런 것이다. 공교롭게도 유신시대 때 박근혜와 김덕룡은 서로 가해자와 피해자의 입장이었는데 이것이 토론회에서 두사람한테 공통적인 약점으로 작용하는 점도 크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박근혜와 김덕룡의 토론능력 부재이다.
토론능력 부재의 이유는 박근혜와 김덕룡이 약간 차이가 있다. 박근혜는 제1야당의 대표로서 별로 길지 않은 시간이었음에도 깊이없는 정치철학과 판에 박힌 표현법의 한계를 너무 쉽게 노출했다.
특히 국가보안법과 관련해서 토론하려면 정치, 사회, 문화, 역사에 대한 기본 이상의 내공을 보유해야 하고 특히 그러한 기본적 소양을 바탕으로 한 정치적 철학을 앞세워 상대방 토론자는 물론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동안 박근혜가 보여준 언행은 오히려 박근혜에 대한 막연한 이미지를 갉아먹는 부메랑으로 작용하고 있을 뿐이다. 오죽하면 ‘100단어 공주’라는 놀림을 당하겠는가.
한가지 예를 들면 같은 당의 이재오가 적나라하게 비판한 것처럼 한나라당의 뿌리를 공개적인 자리에서 3, 5공화국이라고 말한 것은 기본적인 정치철학과 소양의 깊이가 얼마나 얕은지를 그대로 보여줬다. 한나라당의 뿌리는 3, 5공화국인 것은 분명하지만 6공화국에 이어 김영삼정권의 문민정부까지 이어진다.
그래서 군사독재 시절 이후에 한나라당을 선택한 정치인과 지지자들은 문민정부를 앞세워 과거 군사정권과의 고리를 끊어내고 건강한 보수세력을 대변하는 정당이라고 애써 자위해왔다. 심지어는 군사독재 시절에 관여했던 쿠데타 추종세력들도 문민정부를 방패삼아 과거와 단절했음을 줄곧 주장해왔다.
그런데 속내야 어떻든 이재오가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한나라당의 뿌리가 3, 5공화국인지도 모르고 들어왔냐”고 발끈한 것은 박근혜로서는 치명적인 약점을 들춰내는 결과만 가져왔다. 개혁세력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하다고 여겨지지만 한나라당 소장파와 합리적 보수를 지향하는 세력들의 입장에서는 깊은 한숨만 쌓이게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입장에서 보면 박근혜가 방송토론회에 나가서 여당의 공세에 참지 못하고 헛발질을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이 컸을 것이다. 물론 논리적으로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반대하는 설득 자체도 박근혜로서는 역부족임을 익히 알고 있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손석희앵커가 곤혹스런 질문을 계속 던지자 “저랑 지금 싸우자는 거예요?”라고 쏘아붙여 듣는 사람들을 아연실색케 만든 전력도 있다. 시선집중은 인터뷰 대상자가 정치인일수록 곤혹스런 질문을 던지는 방송의 특성 때문에 청취율이 높은 프로그램인데도 본인 스스로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이다. 또 방송토론회에서 전화상으로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야당의 정치적 책임에 대해 묻자 “헌법재판소가 결정하면 따르면 된다”라고 천연덕스럽게 답변해 많은 사람들의 술자리 안주감으로 전락한 예도 있다. 박근혜의 헛발질을 두려워할만 하다고 인정한다.
이에 비해 김덕룡은 다른 케이스다. 토론능력만 보면 박근혜보다는 김덕룡이 한 수 위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김덕룡은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대하는 논리를 주장하기에는 과거의 정치적 행위가 치명적인 약점이다.
알다시피 김덕룡은 6.3 세대 정치인중 한명으로 김영삼과 함께 상도동계를 이끌어온 민주투사였다. 그런 점에서 김덕룡의 약점은 김영삼이다. 김영삼은 대통령 선거의 공약으로 국가보안법 폐지를 내세웠다. 김영삼의 최측근이었던 김덕룡은 토론회에 나올 경우 그에 대한 해명을 불가피하게 해야만 한다.
지금처럼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대한 것이라면 그 당시에는 왜 침묵했는지, 또 당시에 국가보안법 폐지에 찬성했다면 왜 지금은 반대로 돌아선 것인지에 대해 명확하고 설득력있게 해명을 해야하는데 그로서는 난감한 일이다. 국가보안법에 대한 입장이 자신의 신념이 아니라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조변석개한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점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간의 대표들이 참석하는 토론으로 하자는 것에 대해 한나라당이 받아들일 수 없는 근본적인 이유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그들이 주장한 것처럼 실무자급 3명씩을 내세운 토론회를 열자고 한 열린우리당의 제의에 또 발을 뺐다.
이유가 뭘까? 한나라당 스스로 대표들이 참가하는 토론회가 정쟁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으니 실무자급으로 토론하자고 해놓고 왜 또 없던 일로 하는 걸까? 열린우리당에서 유시민, 최재천 의원이 나온다고 해서 지레 겁먹어서 그런가?
필자가 보기에는 이유는 단 하나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대하는 여론이 유리할 때 괜히 끝장토론에 나가 논리나 설득력이 부족할 경우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단순한 이유이다.
이것이 한나라당이 그토록 내세우는 애국심과 국가수호의 본모습이다. 박근혜가 대표직을 내걸고 온몸으로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대한다면 대표급 토론이든, 실무자급 토론이든 방송에 나와 자기들의 논리를 국민들에게 설득해야 당연하지 않은가?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 보여줬던 비장함과 책임감은 어디에 두고 토론회를 기피하는가? 해도 해도 너무한 이율배반적 행위이다. 오히려 열린우리당이 기피할 정도로 대표급 토론 따로, 실무자급 토론 따로의 방식으로 토론회를 여러번 개최해야 마땅한데도 그들은 왜 기피하는 것일까?
토론회의 기피이유도 정말 가당치도 않다. 대표급 토론은 정쟁을 유발한다고? 그동안 방송토론회는 모두 정치적 쟁점에 대한 토론회였다. 토론회 자체가 정쟁이었고 그 정쟁에 대한 입장을 국민들에게 설득하는 자리였다. 그동안의 방송토론회가 정쟁이 아니면 무엇이었는지 되묻고 싶다.
4당간 토론은 3:1의 불공정한 싸움이기 때문에 할 수없다고 한다. 그럼 한나라당 아메바들에게 묻는다. 17대 총선전까지 방송토론회는 3:1의 싸움이 아니었던가? 특히 탄핵정국을 전후해 수많은 방송토론회는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이 똘똘 뭉쳐 열린우리당을 맹공격했는데 그때 토론회도 불공정했다고 자인할 것인가? 어느 토론회에서는 열린우리당 의원이 “3:1로 토론을 하면서 발언권이 공정하게 분배되니 답변 시간을 조금 더 줬으면 한다”고 불평하자 한나라당 의원의 입가에 문 비웃음을 필자는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그 시절에 열린우리당 뿐만 아니라 탄핵에 반대했던 국민들은 3:1의 토론에 대해 불공정하다고 이의를 제기한 적이 한번도 없다. 3:1의 싸움을 한껏 누려왔던 한나라당이 이제와서 그런 불공정한 토론은 할 수 없다고 하니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이다.
한나라당에 대해 수구=꼴통이라고 비아냥거리는 것은 바로 이런 행태들 때문이다. 다른 근본적인 여러 이유도 있지만 상식 차원에서 볼때는 자신들의 과거행태에 대해 반성은커녕 전혀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상대에 대해서는 기억상실증 환자 행세를 하면서 무자비한 공격에만 몰두하는 후안무치한 행위가 웃음거리로 전락하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흔히 대통령과 여당을 공격하는 단골 단어들이 있다. 국론분열, 국민불안, 포퓰리즘정치, 이분법적 분열조장.... 그런데 그들이 주로 내세우는 이런 단어들은 한나라당 스스로가 잘써먹는 단골 수법이라는 것을 그들은 정말 모를까? 알면서도 모른 척 하는 것일게다.
정권을 잡았을 때나 야당일 때나 자신들과 반대되는 세력들은 모두 ‘친북좌경세력’이거나 ‘빨갱이’로 덧씌우는 것이 일상화되다보니 자기들 스스로도 그런 논리에 세뇌당해 국민을 설득할 명분과 논리를 찾지못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대한민국 제1야당의 현주소이다.
한나라당은 박근혜가 대표직까지 내걸고 당차원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차원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대한다면 당장 방송토론회에 모습을 보여라. 박근혜, 김덕룡은 물론 당론과 동떨어진 원희룡 대신 정형근, 김용갑등 국가보안법에 목숨을 건 대표주자들을 실무자급으로 내세워 토론에 임하라. 박근혜의 이미지 타격보다는 목숨보다 중요한 국가보안법 폐지반대를 국민들에게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가?
당대표의 이미지에 흠집이 날까봐 국민들을 상대로하는 토론회를, 그것도 자신들이 강하게 주장했던 토론회를 기피하는 모습을 보면서 유신과 군사독재의 권위주의 체제가 떠오른 것은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노무현대통령이 과거사 청산 문제와 관련해서 “지금은 유신으로 회귀하느냐 아니냐의 싸움이다”라고 한 말이 뒤늦게 송곳처럼 뇌리를 찌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