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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아기가 석달이 되었네요.- 외국에서의 출산기

밤도깨비 |2004.09.19 15:43
조회 736 |추천 0

저도 여기서 여러가지로 도움도 얻고, 경험담들을 읽는게 좋았어서, 저의 경우도 예비엄마들에게 약간이나마 도움이 될까해서 출산기를 적으려고 계속 생각했었는데 잘 안되다가 벌써 아기 낳은지 석달이나 되었네요...

전 외국으로 나와산지 벌써 10년이 되가네요.  어느덧...그래서 애매하게도 한국에서의 임신, 출산에 대해서도 무지했고, 여기선 더더욱 말할것도 없구요. 그나마 인터넷이 발전해서 다들 모여서 이렇게 정보를 주고 받으니 너무 좋드라구요. 하지만 한국과 다른부분도 있을테니 또 나름대로 공부를 해야했답니다. (심지어 단어 하나조차..-_- 예)재왕절개 모 이런거) 그러나 걱정되서 보고나면 다 같드라구요. 오히려 한국 엄마들이 엄청나게 더 정보수집과 육아에 대한 관심이 대단한것 같드라구요. (유행이란것도 있구요 ㅎㅎ) 외제 분유나 이유식을 한국에서 판다는것조차 임신해서 이것저것 알아보러 인터넷 돌아다니다가 처음 알게되었죠...나름대로 놀라왔었습니다. 사실 주위에 아기낳은 친구도 별로 없고, 친척중에도 본적이 없어서 아예 제가 좀 관심이 없기도 했었지만요.

 

전 초산이었구요...양수가 새서 예정일보다 5일 먼저 나았습니다. 진통이 온것도 아니고 양수가 새는것도 하도 양이 적어서 긴가민가하다가 시간을 너무 보내고 병원에 가고 말아서(양수가 새면 어찌 그걸 모르겠냐고 생각해왔었는데 그만 제스스로가 그러고 말다니! ) 24시간안에 낳아야한다고 하드라구요.

 

여기 게시판에서 하도 읽어보고 책도 사서 보고 해서 한국식(?) 출산과정이 오히려 더 공부(?)가 되어있을정도였는데, 다른면들도 좀 있긴 하더군요.

 

음... 우선 다들 면도하신다고 하셨는데... 여긴 면도도 관장도 안하던데요  그래서 오히려 나중엔 실수할까봐 괜히 미리 해결을 해야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려서 변기갖고 호들갑 떨기도 했었어요. 참내... 사실 낳아보신 분들은 모두 아시겠지만, 막판에 아기 낳을때의 느낌은 응가하는거랑 거의 같잖아요. 의사도 그렇게 힘주라고 하드라구요. 진행중에 몇센치 열렸나 볼때 10센치 다 열렸을때, 변의가 너무 느껴진다고 ...어떡하냐고 했드니 간호사랑 의사랑 웃으면서 그게 애기 머리가 눌러서 그런느낌이 오는것이다 걱정하지 말아라 하드라구요 (그래두 괜히 걱정이야 했죠...별일없이 아길 잘 낳긴했지만 ㅋㅋ)

 

그리고... 7-8센치까지 너무 괴로와하면서 반나절을 몸을 뒤틀다가 (고통에 스스로 강하다고 자부해서, 아무 약도 안맞고 자연분만할것이라구 각오해왔었건만! 자만할게 결코! 아니드라구요 흑  정말 생각보다 너무 아팠어요) 계속 두어시간마다 간호사가 와서 무통주사 안맞냐? 분위기로 물어봤지만 안한다..그냥 나을거다 빡빡 우겼었는데, 아직도 다 열려서 나을래면 몇시간은 더 그래야한다는 말을 듣고 결국 넉다운 되서 맞겠다고 했죠. 그러자마자 번개같이 마취사가 와서 해주더군요. 여긴 거의 다들 무통분만을 쉽게 하는 편이라서 오히려 안한다고 하면, 쟤가 아직 진짜 고통이 안왔구나~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말이 달라질걸...한다더니 -_-;;  여튼 무통주사 파워 엄청났습니다. 거의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었는데 그거 맞고나니 괜찮더라구요... 배에 애기 심박동 재는거랑, 자궁수축 오는거 재는거랑 띠를 두개 두르는데 그게 옆에 기계에 계속 해서 그래프를 그리면서 종이가 나오거든요... 수치올라가는것도 컴터로 보이구요... 그게 그래프가 올라가는 곡선을 그릴때마다 정말 하늘이 노래질지경이었고, 다시 내려오면 안아프고...그렇게 진통이 오더니, 나중엔 올라가려구만 해도 정말 겁이 엄청 났거든요.

전 라마즈 호흡을 수업까지 들었었는데...소용이 없었어요. 아파서 호흡을 시도하는데, 갈비뼈밑이 엄청 아파서 오히려 숨을 쉬기 힘들 지경이었거든요.  의사는 왜그러냐고 물어봤더니, 그것도 진통중 일부인 경우다 하드라구요. 결국 호흡법도 제대로 못하고 그냥 악악 거리는수밖에...

 

또 달랐던 점은, 음...한국에선 진통하면서 대기하는 대기실에서 산모 여러명이 같이 기다리시는거 같던데....(잘은 모르겠지만 여기 출산기들을 읽어봤을때, 옆의 산모는 어떻구...하는걸 많이 읽었었거든요) 그리고 진짜로 낳을때 되면 분만실로 가시는거 같았거든요.  저의 경우는 처음 멀뚱멀뚱할때 진통 시작하려고 할때 옷 다 갈아입혀놓구 눕혀놓은 방이 진통도 하고 이어서 그냥 거기서 아기도 낳고 하는곳이드라구요. 기계도 다있고, 아기가 나오면 데려다 닦고 무게재고 모하고 하는 설치와 옆에 가족들 앉아있으라구 소파등등... 그건 좋드라구요. 그런데 어차피 이러저러 사정이 겹쳐서 부모님들께선 아무도 못오셨기때문에...  남편과 친언니가 와있어주어죠. 아기 나올때도 친언니가 다릴 잡아줬어요. ㅎㅎㅎ  (나름대로 감격적이었다는데 ...모르죵..^_^;;)

여튼 가족분만이란건 당연하게 여겨주기에 그건 편하고 좋던데요. 모두들 남편은 오히려 당연히 같이 있어야 하는걸로 생각하고,...남편이 없다면 마음의 의지가 될사람을 데리고 오란 식이더군요. 낳을때 같이 있어줘야 한다구...

 

여튼 막판의 무통으로 그럭저럭 아픔이 좀 덜한 상태로 자궁 수축이 올때 힘을 주라고 하면서 의사랑 같이 박자를 맞추어 낳았죠. 거의 3.8키로 남자애였구요. (의사는 big boy라고 계속 얘길하고 웃음서 나보고 임신중에 당뇨수치가 높았었냐...모 이런거 물어보기까지...허허헛 오히려 배는 그렇게 큰편이 아니었거든요 다들 막달에도 막달처럼 안봤었어요) 그담에 애기 나온거 보느라구 뭐 태반 꺼내고 회음부 꿰매고 하는건 거의 느낌도 없더라구요. 아기는 이것저것 처치한이후에 품에 안겨줬다가 (그 따끈따끈하고 새로운 느낌이란...이루 말할 수 없더군요. 어색하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그날 밤은 신생아실에 뎃구가고, 아침에 아기 놓는 투명한 통(? 뭐라고 불러야할지? ^_^;;) 에 담아서 회복실에 침대옆에 데려다 주더군요.

그런데 양수터진뒤 너무 오래있다가 낳아서, 항생 치료를 해야한다고 미숙아들이나 치료가 더필요한 애들 있는 센터에 뎃구가서 삼일 더 있었더랬습니다. 그래서 제가 결국 하루 더 일찍 집에 나왔죠. 다행히 별문제 없어서 아기도 그다음날 데리고 왔습니다... 지금 곤히 자고있죠...대자로 팔벌리고요. 하하하

 

임신중에는 한국의 산부인과들 서비스(?) 굉장한거 같에요! 모..병원이나 보험문제등등이 여긴 제각기라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별문제없는데 왜 초음파를 보냐...이런분위기였어요.

 

그래서 임신기간 내내 문제가 없다면 단 한번 찍고 말아요. 18주에...  

 

여기 게시판 보면 매달 찍고 삼차원이니 사차원이니, 시디니 테이프니 하는데 정말 부러웠죠. 다 기념이 되잖아요...그리고 불안감도 가셔지고. 그래서 머리둘레니 무슨검사니, 닮았네 안닮았네까지 말씀하시고, 테이프를 돈받고 주다니요? 당연히 주는거지...라는 등등의 글을 보면, 감탄스러웠어요. 상대적으로 전 더 불안해지기도 했구요. 심지어 18주에 초음파 처음 볼때, 성별 알수있겠냐니까, 아기가 뒤돌아서 다릴 오무리고 있어서 안보인다구... 그냥 땡이드라구요. 허헛...  낳으면 알수있지 않겠냐? -_-;;; 그야 그렇죠...어차피 딸이니 아들이니 선호하는게 있었던건 아니었고 안그러려고 했으니까요...그래서 정말 고전적으로(!) 아기 나오는 그 순간에, 아들인가 딸인가! 궁금했던게 확인되니 어떤면에선 좋드라구요 하핫   다들 각종 서비스(?)를 이용하시는게 당연한 분위기인게 여튼 좀 부러웠어요...

 

마지막으로... 다들 예상하시겠지만 산후조리문제는 한국과 너무 달라서... 다들 기가 막혀할 일들이 많았죠... 기본적으로 병원에선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주고... 미역국이야 남편이 끓여다 줘야했고...(한국식으로 먹어야 한다고 둘다 의견일치봄)

 

기가 막히다 못해 웃겼던건, 제가 아기를 새벽 2시반정도에 낳았는데요, 몇시간 자고 아침이 되니 간호사가 와서 깨워요. 아침 드세요....밖에 복도에 카트가 있는데 거기 빵과 음료수들 부페로 되있으니 갖다 먹어라...   아파 죽겄는디... 물론 화장실도 어기적거리면서 갔으니 기어서라두 못가겠습니까마는... 별로 먹고싶지도 않은걸 일어나서 화장실을 또 좀 가볼겸 (그리고 출산후 너무 누워있는것보다는 일어나서 걷는게 회복이 더 빠르다고 그러기에) 엉기적 일어나서 복도를 내다봤죠. 그랬더니 음식 카트주변에 산모들이 모여서 먹을거 가져가러 줄섰더군요  하하핫... 서로들 언제 낳으셨어요? 어제요...재왕절개에요 아님 자연분만? 그런얘기들을 나누면서 멀쩡하게... 그래서 운동삼아 갔더니, 빵, 과일, 커피, 차 등등...  또 보니 좀 갖고 올까 싶어서 몇개 집어서 들고와서 주스 마시고 했는데, 좀있다 미역국 끓여갖고 온 남편한테 혼났죠...찬거 마셨다구  

 

여튼 분위기가 그랬어요. 너두 둘둘 말고 입고 덮고 담요 하나 더달래서 덮고 스스로 조심하자...해서 주워들은데로 찬바람 안쐴라구 최대한 노력했죠...

산후조리 도와주실 부모님이나 친척분도 전혀 주위에 안계시니...남푠이 다 해줬습니다. 전 모유먹이는것만으로도 힘들었거든요..처음엔. 둘이 어떻게 할수 있을래나 했는데... 여튼 어찌저찌 되더군요. 모유 먹이니 어차피 산후조리 반은 포기라더니, 정말 힘들었어요...처음 일어나 앉기도 힘든데 수시로 젖을 먹이려니... 모유먹이는게 생각보다 더 힘들고 익숙해지는데 아기나 저나 시간이 필요하더군요... 다행히 처음엔 젖병으로 분유도 주는 혼합수유 했는데 다행히 아가가 젖꼭지 안가리고 먹는것만 주면 다 오케이...^_^ 넙죽넙죽 잘 받아먹어서요...편했구요...이 악물고 모유양 늘리느라 노력한 결과, 이제 모유로 하고있어요...

 

혹시 모유수유 계획하시는분들...저도 공부한다고 정말 많이 읽고 보고 했는데도 실전에 들어가니 또 다르고 몰랐던게 나오드라구요. 나중에 "아 처음에 이랬을걸~"하고 후회하는것도 많았구요. 정말 처음 젖나오는 며칠에 많이 물리는게 젖량을 좌우한다는걸 그이후에 뼈저리게 느꼈어요. 전 그때 젖꼭지 까지고 아프고 해서 한쪽을 한 하루이틀 더 자주 물린것뿐인데 양쪽 양의 차이가 엄청나고, 그러네요.  그리고 물리는것도 자세나 이것저것 다 중요하다는것도...

주위에 누가 말해주거나 옳다 그르다 알려주는 경험자가 없으니, 저혼자 책보고 뭐하고 해봤는데...여튼 그럭저럭 벌써 석달이 되었네요... 많이 회복이 됬구요, 아기 안고 보느라 온몸이 쑤셔요... 

그래도 정말 낳기전의 각오보다 더 힘들고 더 행복합니다.

 

너무 길게썼는데...죄송... 별 도움은 안되는 내용같기도..-_-;;;

예비맘님들 다들 순산하시고, 아기 원하시는분들은 아기 곧 갖게 되시길...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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