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의 영화 '빈집'에는 이승연의 누드 사진이 등장한다. 여주인공의 선 화는 전직 누드 모델 출신. 그의 집안 곳곳에 누드 작품 사진이 걸려 있다.
이 사진 속 이승연의 모습은 눈부실 정도로 아름답다. '누드'이긴 하지만 앉은 자세와 손 등으로 가릴 곳은 모두 가린 그의 사진은 젊은 여성의 매끈하고 건강한 몸을 상징한다.
이에 대해 이승연은 "정말 그런가"라며 조심스럽게 반문한 후, "사실은 엔도르 핀이 안 도니까 몸이 많이 망가졌다. '사건' 이후 엄청난 상실감과 무력감에 빠져있 다보니 몸을 돌보지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영화를 찍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좀 둔해서 '사건'이 발생한 후 두세 달 정도 지나니까 마치 뒷북을 치듯 충격이 몰려왔다. 당시에는 아무 생각도 안 나는 듯 멍한 상태였다. 운동을 할 정신도 없었다"고 말했다.
'누드 파문' 이후의 누드 사진 촬영이라 이승연에게는 꽤나 큰 고민이 됐을 터.
그는 "시나리오를 읽는데 누드 사진을 찍는 대목이 있더라. 시기가 안좋아 굉장 히 곤란하고 많은 갈등을 했다. 이걸 어떻게 감독님께 말하나 고민했는데, 연기자로 서 그렇게 고민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불편하고 힘들었다"면서 "고민 끝에 그냥 감 독님께 털어놓았다. 상의를 했고, 결국 감독님을 믿고 작품을 대하는 진지한 자세로 임하자고 결심했다. 감독님 역시 많이 배려해주셨다"고 말했다.
한편 김기덕 감독은 '이승연의 누드 파문을 영화에 이용하려 한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내가 계획적으로 그러한 이미지를 빌려온 것은 없다. 오 히려 내 영화는 배우가 가진 이미지를 감소시키는 기능이 있다. 톱스타 장동건과 ' 해안선'을 요란스럽게 시작했지만 결과는 별로였다. 그런 면에서 이승연에게 의지한 것은 없다.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다만 극중 공개된 누드 사진에는 내 의도가 반영됐을 수 있다. 이 미지를 해체한 후 모아놓은 사진은, 이승연이 옛날의 모습을 복원해가는 그런 의미 를 담고 있기도 하다. 재구성하는 장면은 의도적으로 넣었다"고 밝혔다.
영화에 나오는 누드 사진 중 이승연의 모습을 여러 등분 낸 후 새롭게 편집해놓 은 사진을 지목해 하는 말이다.
김 감독은 '누드의 본질'에 대해 "누드의 본질은 아름다움이다. 그러나 그것이 현대사회로 오면서 변질돼 응큼한 코드로 변했다. 몸 전체를 성기로 보는 것이 문제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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