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醜面游龍 (72)

솔아 |2004.09.24 09:39
조회 620 |추천 0

  천의전에서는 대책회의가 한창이었다.

천무맹에 참여한 각 대문파의 장문과 무림세가의 가주 그리고 각 방파의 방주들이 정예를 선발하여 이들을 연무관에서 훈련케 하고 비워둔 본산에는 전서구를 통하여 급신이 가능하도록 조치하였으며 모든 정보력을 동원하여 유혼교의 근거를 추적하였으나 오리무중 속이었다.

어느덧 시간이 흐르고 각 파의 장문들이 너무 오래 비워둘 수 없는 관계로 일부는 돌아가고 일부는 남아서 훈련을 담당하는 등 조용한 시기에도 치밀하게 시간을 관리하였다.

강남에서 올라오는 봄소식이 동정에 도달하는 것은 금방이어서 동정의 버들도 눈을 틔우는 시절이 되었을 무렵이었다.

“한 가지 기쁜 소식이 있는데.... 네가 모르고 있었니?”

“무슨 소식입니까?”

“선아가 이야기 안했던 모양이로구나,”

“무슨 일인데요? 괜히 궁금하게 하시네요.”

“음..... ”

“무슨 일인데 그러십니까?”

“흠...... 놀라지 마라.”

“안 놀랄테니 말씀하세요.”

“그래, 선아가 애기를 갖은 것 같구나.”

“예?....... 애기를요?”

“그래, 그동안 몰랐었느냐?”

“전혀 몰랐었습니다.”

“이런... 이런...... 무심하기는..... 네가 그러고도 애비 될 자격이 있느냐? 어서 가서 아는 척이라도 해야겠다.”

“여자는 그저 작은 것에서 행복을 더 느끼는 것이란다.”

“알겠습니다.” 연아는 정신없이 유선을 찾아 내원으로 달렸다.

“선매!..... 선매! 어디 있어?”

“여기 있어요. 왜 그렇게 부르고 다녀요. 점잖치 못하게...”

“선매. 정말 아기 갖은 거야?”

“누가 그래요?”

“이모님이 막 야단치셔서..... 혼났다고.”

“그래도 싸지요. 뭐 자기 아내가 애기 갖은것도 모르는 사람이....”

“우와! 정말이구나. 정말 내가 아버지가 되는 거구나.”

“좋아하기는.... 우리는 아직 혼례도 안올렸는데 아기가 먼저 들어섰으니 창피해죽겠어요. 정아 언니도 아직 아기를 갖지 않았는데...”

“그렇네......우리도 빨리 혼례를 올려야겠네....”

일주일이 지나 천무관에는 성대한 결혼식이 벌어졌다. 아직 돌아가지 않은 각파의 장문들과 천무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축하해주는 효연과 유선의 혼례는 이렇게 뒤늦게 이루어졌다.

무족신의는 신바람이 나서 유선을 싸고돌았다.

유선이 삼음절맥임을 알기에 신의는 유선의 음기를 누를 수 있게 사음제를 제약하고 이를 복용케 하며 태아의 발육이 잘 되기 위해서는 모태의 건강이 우선임을 주지시키는 등 유선의 주변에서 잔소리를 해가며 보호하였다. 원주 또한 유선을 신주 모시듯 하니 유선은 몸둘바를 모르고 어려워 할 수밖에 없었다.

연아 또한 자신의 이세가 유선의 뱃속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는 생각에 수시로 유선의 배를 만지고 귀를 대보고 행여 아플까 온갖 시중을 다 들어 주었다. 천의전에 침실을 두었던 연아가 혼례를 올리고 나서 별채에있는 유선의 방으로 옮기게 되었고 사람들 몰래 늦은 밤에만 만나던 것이 이제는 두 사람만의 공간을 갖게 되었으니...... 연아는 수시로 유선의 대혈을 추나하여 유선의 운공을 도울 수 도 있고 또 아무 거리낌 없이 서로의 애정을 표시할 수 있게 되니 온 세상이 전부 자신의 손아귀안에 있는 것처럼 뿌듯하였다.

원주의 명에 의하여 비밀리 훈련을 하던 진천육룡이 천무장으로 돌아와 자신들이 맡은 백호단의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하였다. 효연은 그들에게 진천검법을 극성까지 수련할 수 있도록 모든 검결을 잡아주었고 자신의 독문절초까지 아낌없이 전수하여 내원의 보호하는데 조금이라도 더 강해질 수 있도록 신경을 쓰게 되었다.

물론 청룡단원들도 자신의 절초를 아낌없이 전수하여 그들 또한 일취월장의 진보를 보게 하였음은 당연한 일이었다. 경사가 오래가면 마가 낀다더니 사천 쪽에서 올라온 전서구에 유혼교도같은 사람들의 움직임이 보인다는 전문이 있었다. 전부들 천의전에 모여 이 사실에 대하여 의논하기 시작하였다.

“유혼교도의 움직임으로 보인다 하는데 어찌됐건 확인을 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유혼교내에 색목인들도 있다고 하던데 묘족이나 회족까지 포섭하여 움직이는 것이 아닐까요?”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그들의 형상이 우리 중원인들 에게 혐오감이나 불안감을 주기에 충분하며 또한 몸집이 크고 힘이 세어 대적하기 만만치 않습니다.”

“우선 청룡단을 파견하여 동정을 살피게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아미타불.... 그래주시겠소?”

“당연히 그래야지요. 심려 마십시오. 우선은 그들의 움직임만을 추적하다가 적시에 공격을 하여 괴멸시키는 방법을 써야 우리의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니까요.”

“그럼 청룡단원들 중에서 두 명만 파견하여 동정을 살피고 즉각 보고토록 조치하겠습니다.”

“아미타불......”

“자원선자께서는 어찌하시렵니까?”

“아미에 돌아갔다가 정리를 좀 하고 바로 이곳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그럼 어서 출발하시어 되도록 빨리 도착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아미타불..... 늦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하지요. 그리고 이번에 삼령을 전부 데려올 것이나 그들의 무공이 워낙 일천해 도움이나 될지...”

“누구나 도움이 됩니다.”

삼령. 몇 년전 연아를 두드려 팼던 그 삼령이 천무관으로?

실제 아미에는 근자에 무공을 하는 여승들이 줄어들어 겨우 명맥만 이어갈 뿐 무공은 거의 속가제자에게 전수되고 있어 그 세가 예전 같지 못하였다.

자원선자의 아미 귀환이후 개방의 방주 백미개 호중일이 천무관을 방문하여 연아와 원종대사를 만나 외부의 정보전달과 기동력확보를 위한 곳곳의 역참을 돕겠다고 약조를 하여 큰 힘을 실어 주었다. 특히 취개의 사제였기에 효연과 호형호제 하자며 시원스런 행동으로 대하여주니 효연도 마음 편하게 대할 수 있었다.

산과들에는 벌써 연푸른 새싹들이 돋아나고 철 이른 꽃들이 이곳저곳에 피어 동정호반도 상춘객이 나다니기 시작하는 시기가 되어 사람들의 발걸음이 분주해 지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천무관내에는 아직 계절을 즐기는 사람들이 없었으니 모두들 다가올 유혼교와의 일대 결전을 준비하느라 병장기를 다듬고 무공을 수련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효연은 유선의 배가 점점 불러오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었고 그에 따라 밖으로 나다니는 것을 대폭 줄이게 된 것이다. 몇 차례 전서구에 청룡단원의 전갈이 있었으나 아직 눈에 뜨일만한 행동은 없으며 전에 없이 물건을 많이 확보하는 것으로 보이는 징후가 있다는 보고였다. 하지만 그 물건이 어디로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확인을 할 수가 없었다고 했으니 그들이 아주 은밀하게 움직이는 게 확실하다는 보고였다.

“제가 직접 나서서 그들의 동정을 살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아서라. 지금이 어느 때인데 네가 직접 나서려 그러느냐?” 원주가 질색을 하며 막았다.

“이모님, 지금 미리 알지 못하면 나중에는 시간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청룡단을 전부 대동하여 움직이면 별 탈이 없을 것입니다.”

“그럼 유선과 미리 이야기하고 원종대사와 상의하자.”

“알겠습니다.” 효연은 얼른 유선에게 가서 지금의 상황을 이야기하고 직접 나서야겠다고 말하였다. “그렇다면 어서 가봐야지요. 허나 한 가지 절대로 다치지 않고 돌아오겠다는 약조를 해주세요.”

“알았어. 내 분명히 위험한 싸움은 피하여 무사히 돌아오도록 할께.”

“조심해서 다녀와요.”

“그래, 최대한 빨리 돌아오도록 할 테니 항시 몸조심하고.” 효연은 원주와 함께 원종대사를 만나 상의하였다.

청룡단원을 전부 대동하여 사천으로 직접 나가 유혼교의 동정을 파악한 후에 돌아오겠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원종대사도 그들의 동정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좀더 근접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었기에 환영하였다. 그래서 바로 청룡단원을 소집하여 사천을 출발하니 천무장의 정문 쪽에서 말달리는 소리가 진동하였다.

청룡단주 사영충은 이제 물을 만난 고기처럼 활개를 치게 되었다. 만부부당의 용사들을 아우로 거느리고 효연의 오른팔임을 자처하게 된 영충은 자신의 목숨처럼 모두를 아끼는 마음이 스스럼없이 우러져 나오는 것에 대하여 신기하리만큼 스스로의 변화에 놀라고 있었다.

하긴..... 유혼교의 금제속에서 살다가 벗어나 이제 미인을 아내로 거둘 수 있었고 특히 효연의 직속이 되어 앞으로 수많은 인재를 거두어 수하로 삼을 수 있는 위치에 이르게 되었으니 효연이 자신에게 베풀어준 모든 것이 마음 깊숙이 자리 잡게 되어 커다란 인성의 변화까지 가져오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천으로 가는 길이 낯설지 않았고 원주의 직할 객점과 주루가 곳곳에 배치되어있어 아무런 불편 없이 이동할 수 있기에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유람차 길을 나선 기분이 들 정도였다.

 

독자님들의 귀성길이 편안 하시길 바랍니다. 다행히 저는 서울에서 차례를 지내기에 귀향을 안합니다.

여러분의 귀향이 즐겁고 또 새로운 힘을 충전하는 그런 고향길이 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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