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준비가 이루어지자 연무관외부는 삼엄한 경계에 들었고 내부에서는 생사를 초월한 시술이 시작되었다.
제일 먼저 효연의 진력이 원주의 배심에 장강의 물결처럼 끊임없이 부어지자 원주는 자기 자신의 진력을 더하여 영충에게로 또 영충은 앞으로...앞으로.... 그 힘의 크기는 갈수록 거세어졌으며 모두들 이 힘을 자신의 온몸으로 받아내며 앞으로 보내는 것이었다. 효연은 원주의 용천에서 백회까지 자신이 보내는 진력이 막힘없이 순환하는 것을 느끼자 거의 십성까지 진력을 높여 보내었고 그 위력에 원주는 잠시 흔들렸으나 이내 진정되어 영충의 생사현관을 두드려 대었다. 영충도 자신의 생사현관을 두드려대는 원주와 효연의 진력을 받아 자신의 진력까지 융화시키니 맹렬한 기세로 생사현관을 향해 흐르는 기운에 거의 정신을 잃어버릴 것 같았다. 하지만 자신이 혼절하게 되면 전부가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온몸을 바늘로 찌르는 듯한 고통 속에서도 의식을 잃지 않고 부딪쳐갔다. 머리를 울리는 공명음..... 전신의 기가 모두 열려 자신의 단전에서 끊임없는 진력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영충은 앞으로 ...또 앞으로.... 유선과 신의의 손이 바빠지기 시작하였고 점차 진력의 크기는 더해져 가기 시작했다. 마지막 아미삼령까지 결국 옥령의 현관이 타통되며 그 기운이 약해지기 시작하였고 청룡단 열명과 백호단 아홉의 현관을 모두 뚫어버렸으니 이들 모두가 거의 금강불괴의 경지를 이룬 것이었다. 왠만한 도검의 상해를 받지 않고 그 내부의 강기만으로도 견딜 수 있는 신체적 자생력을 갖게 되었다. 반 나절만에 초절정고수가 무더기로 탄생한 것이다. 효연과 원주 그리고 신의와 유선 모든 필요인원이 한자리에 있어 극음의 강기와 극양의 강기 그리고 잠력을 격발시켜 도운 신의의 침술.....
한 가지라도 없었다면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지극히 위험한 도박을 성공리에 마친 것이었다.
전부들 현관의 타통으로 인한 가벼움을 느끼고 있었으나 효연은 물에 빠진 솜 같은 몸이 되었다. 지신의 진원지기를 극심하게 소모하였기에 회복하려면 족히 십일 이상이 소요될 그런 상황이었다.
모두들 효연에게 달려들어 기쁨을 전하였고 효연은 유선에게 아미삼령의 산화수와 만천화우를 전수토록 부탁하였다. 유선은 그렇지 않아도 동문뻘인 아미삼령에게 더 많은 애착이 있어 이미 특별한 교육을 시키고 있었으므로 별 문제가 없다고 말하였다. 이제 청룡, 백호단원들은 철혈강시 한둘 정도는 맞서 싸울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 것이다. 아울러 지니고 있던 각종 절예를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는 오성 또한 현관의 타통으로 밝아졌으며 사나흘 후에는 효연이 직접 이들에게 여러 문파의 비전절예까지 전수키로 하였다. 그동안 타통 된 생사현관에 압력을 증가 시키도록 운공을 게을리 하지 말라는 효연의 말에 따라 모두들 운공에 여념이 없이 삼일동안을 거의 먹지도 않고 운공에 몰입하는 그들이었다.
이들에게 효연은 어떠한 존재인가? 이미 주종관계가 아닌 형제..... 효연의 입장에서는 형제였다.
하지먄 청룡, 백호단원의 입장에서는 효연이 자신들의 사부요 천신과도 같은 존재로 각인되어 효연을 위해서라면 끓는 물속이라도 뛰어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 기세였다.
창밖에는 소리 없이 하얀 눈이 쌓이고 사위가 조용한데 유선의 처소에서는 아직까지 도란도란 이야기가 그치치 않고 이어지고 있었다.
“대가, 청청언니를 어찌하실 생각이신가요?”
“뭘 어떻게 해?”
“내가 보기에 청청언니도 대가를 사랑하는 것 같던데....”
“선매가 어찌 그런 말을 하지?”
“그냥.... 요즘 들어 청청언니가 많이 외로워하는 것 같아요. 모두들 아직 낯설고......”
“흠.... 그랬소?”
“대가가 모셔온 분이니 대가가 알아서 챙겨 주셔야지요.”
“그렇게 하면 선매가 화낼까 걱정했었는데..... 이건 거꾸로 말을 듣게 되는군.”
“옛부터 영웅에게는 미녀가 따른다 했으니 저도 조금만 욕심을 부리기로 했어요. 그러니 대가가 잘 대해 주셔요.”
“그리 생각해 준다니 내가 좀 편한 마음이오. 선매 정말 고마워.....”
“그래도 나중에 제일 어른은 나예요. 알았지요?”
“물론이지.......”
효연은 유선을 살며시 안아주며 유선이 아랫배에 가만히 손을 대었다. 유선의 뱃속에는 자신의 이세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지 않은가? 벌써 이리저리 꼼지락거리며 유선을 놀라게 하고 있었다. 효연의 손에도 그 느낌이 전달되었음은 물론이다. 효연은 유선의 아랫배에 입을 맞추며 “사랑한다. 아가야..”
“음..... 간지럽게...... ”
“내일부터는 청룡, 백호단의 수련에 같이 해야 할 것 같아.”
“알았어요. 이제 공력을 거의 회복하였어요?”
“글쎄.... 쉽지는 않은 것 같아. 유선이 안 도와주어서인가봐.”
“뭐라구요? 아이참, 내가 안 도와줘요? 못 도와주지... 내 배를 이렇게 만들어 놓고선 하는 말 좀 봐요...”
“하하하.... 그냥 하는 소리야.”
“정말 그래도 되겠어요? 아니면 영향이 없도록 살살하고...... 대신 정말 살살해야 되요.”
“그래. 살살......” 밖에 내리고 있는 하얀 눈이 어느덧 발목을 덮을 정도로 쌓여가기 시작하였다.
“그동안 찾지 못하였소.”
“전 잘 지내고 있었어요. 원주님과 기향님이 너무 친절하게 해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그리고 유선 형님의 마음이 무척 넓고......”
“그랬소? 내 정말 미안하게 생각 합니다.”
“아뇨. 그런 생각은 아예 하지 않으셔야 합니다. 제가 택한 길이니까요.” 다소곳하게 말을 하는 청청의 어조에서는 뭔가 어색한 그늘이 느껴진다. 아무리 잘 대하여 준다 해도 효연이 해주는 말에 비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효연은 청청의 팔을 잡아 자신에게로 이끌어 살며시 안아주었다.
“빙 누이도 내일부터는 같이 수련하는 게 어떻겠소?”
“제가 그들과 같이 하면 힘들 것 같아요.”
“그래도 만약을 대비해서 스스로를 지킬 수는 있어야 내 마음이 놓이지요.”
“그래요. 그럼 저도 같이 수련 하겠어요.”
“그리고 유선이 빙 누이를 잘 대하여 주라고 나에게 부탁을 하더군요.”
“어떻게 했기에 유선이 그리 말을 하게 하였소?”
“글쎄요.... 그냥 진심으로 대하였을 뿐인데....”
“어쨌든 정말 마음이 편하게 되었소.”
연무장의 기운이 전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이들이 드넓은 연무장을 꽉 채운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우렁찬 기합소리도 요란한 발 굴림도 없다. 다만 무거운 정적과 조용한 몸놀림으로 시전을 하는 가벼운 소리 외에는 조용하였다 하지만 연무장에서 내뿜는 예기는 연무장의 밖에서까지 느껴질 만큼 날카로웠다.
이따금 효연과 유선의 말소리 외에는 바늘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릴 만큼의 정적이 흐르고 있었다.
유선이 펼치는 산화수와 만천화우는 삼령이 펼치는 것과는 많은 차이를 보였다. 아무래도 절전되었던 기간이 길어지며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었다. 아미삼령은 힘들어하면서도 그 차이를 극복하기위하여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삼령이 효연을 대하는 태도는 예전의 괴롭히던 시절의 그것이 아니었다. 그런 고난을 뚫고 우뚝 선 거인을 바라보는 존경과 흠모의 대상으로 변해버렸기 때문이었다. 아직 긴가 민가 할 정도로 밖에는 믿어지지도 않았고.....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듯한 것 같았다.
효연은 부족한 하나하나를 전부 이들의 몸으로 익힐 수 있도록 세심하게 지도하였고 유선은 여자의 섬세함으로 자세를 교정하여주니 전부들 정확하고 매끄러운 초식의 시전이 가능해졌다. 그제야 효연의 입가에 미소가 걸리고 모두에게 그만 쉬었다가 다시 하자고 명하게 되었다. 청룡, 백호단 모두들 힘들고 지쳐있었으나 효연과 유선의 몸을 사리지 않는 전수에 감복한지라 자신들이 힘든 것 보다 이들의 건강이 우려되는 듯 자기들끼리 수련할 것이니 두 분은 이제 그만 쉬시라며 밀어 낸다. 효연도 지친 기색이 있었으므로 유선이 이끌어 별채로 끌고 가서 쉬게 하였다.
연무장의 바닥에는 눈이 없었으나 별채의 정원에는 눈이 한자가량 쌓여 사람이 다니는 길만 남기고는 온통 흰눈이 덮어 버렸다. 너무나 깨끗한 순백의 색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별채는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하였다.
“정말 아름답군요. 세상이 이대로 영원하였으면 좋겠어요.”
“흠.... 눈이 너무 많이 오고 있어.”
“겨울에 이 정도는 많지 않아요. 좀 더 와야 내년에도 농사가 풍년이 들지요.”
“그런가? 영충형이 아주 신이 났더군....”
“맞아요, 우리 지금 정아 언니한테 한번 가 볼까요?”
“글쎄.... 내가 가도 괜찮을까?”
“무슨 문제예요? 무척 반가워 할 터인데...”
“아무래도 내가 같이 가면 불편해 할 것이야. 그러니 선매 혼자서 다녀와.”
“알았어요. 들어가 쉬세요. 난 이곳저곳 들려 볼테니.”
“그래 알았어.” 유선이 별채를 나가자 혼자 잠시 정원에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눈이 그친 하늘은 아직도 짙은 회색빛을 띄고 세상을 누르고 있었다. “음.... 사부님은 혼자서 무얼 하고 계실까?”
그때 원주가 나타나서 “무슨 생각을 하기에 내가 가까이 가도록 모르고 있느냐?”
화창하지만 좀 이르게 싸늘하네요. 독자 여러분들 모두 감기 조심하세요~~
내일부터 또 신나는 한주가 되시길 기원하면서 올려드립니다. 리플도 좀 많이 달아주시고 추천도 ...
여러분의 성원이 없었다면 이렇게 길게 쓰지 못했을 겁니다.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