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가서 얘기할 수도 없고...
제 친구들은 다들 남친이 없어선지 이야기도 안들어주고...
그냥 주저리주저리 하소연이나 하렵니다.
남친과 전 1년 넘게 사겼고...제가 24, 남친이 27입니다.
울 남친은 지금 바빠요.
너무너무 바빠서 얼굴 보기도 힘들 정도죠.
남친이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려고 휴학을 했습니다.
4학년 마지막 학기를 남겨두고 그동안 공부해 왔던 것을 본격적으로 파고들려고 합니다.
원래 공부는 잘 하던 사람이라 열심히 하면 될 것도 같습니다.
그런데 남친네 집안에 일이 막 터지네요.
남친네 가족이 여름부터 집을 새로 짓는다고 집 근처에 잠시 월세를 얻어 이사를 하고..
집을 허물고 새로 짓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예정은 추석전에 완공해서 추석을 지내는 거였죠.
하지만 시공을 맡겨놓은 건설회사에서 그만 사기를 치고 만 겁니다.
건물 겨우 기초 공사만 해 놨는데...
공사비는 다 받았으면서 인부들 인건비는 하나도 주지 않고 그만 날라 버렸습니다.
그동안 공사가 늦어질 때마다 남친이 걱정하곤 했는데,
정말 우려했던 일이 터져버린 거지요.
남친 벌써 한달 가까이 이 일에 매달려 있습니다.
남친이 법대 다녀서 그나마 법도 좀 알고...부모님들이 따지거나 하시는걸 잘 못하셔서
대신 가서 말도 하고..암튼 이런 일(따지는 일ㅋㅋ)에는 똑똑히 잘 하긴 하는데...
상대측에서 배째란 식으로 나오며 포기서도 잘 안 써줍니다.
오히려 남친네 집안에 덤태기를 씌울려고 한답니다. 황당하죠..
알고 보니 소규모 건설회사가 말만 건설회사지 법인도 안되어 있고..
암튼 이렇게 집 새로 짓다 사기당하는 경우가 많은가 봅니다.
이것 땜에 한참 법원이다 어디다 바빠서 얼굴 보기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틈틈이 얼굴 볼 시간을 만들 수는 있었죠.
그런데 며칠 전에는 급기야 할머니께서 쓰러지셨습니다.
남친 아버지가 장남이고 남친이 외아들이라...
또 집안 사람들 모두 일해야 하고 바빠서...
남친밖에 시간이 없다고 밤에 혼자서 할머니 간병을 도맡아 합니다.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할머니께서 깨어나질 않으셔서 응급실에 입원해 계신데,
응급실이라 전화기도 항상 꺼둬야 하고...
밤새 전화 한 통화, 문자 한 통 못 합니다.
더구나 낮에는 밤새고 피곤해서 내내 잠만 잡니다.
혹시 깰까봐 전화도 못 하겠습니다.
얼마전에 겨우 잠잘 시간 줄여서 얼굴만 봤는데...
얼굴 크던 그 사람 얼굴이 반쪽이 될 정도로 초췌해졌더군요.
정말 불쌍해 보였습니다. 얼굴이 꺼칠해졌어요.
집안 식구들이 돌아가면서 할머니 간병을 하면 좋을 건데...
다들 일한다고 바쁘다 하고..
혼자서 며칠밤을 새곤 하니..아무리 낮에 잔다고 하지만
매일 밤을 새우는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하루에 연락도 겨우 문자 몇 통 뿐이고...
이래 저래 속상합니다.
그 때 만났을 때 남친이 할머니 서울로 옮기게 된다면(여긴 광주에요)
더 얼굴보기 힘들어진다고 하면서..이해해 주고 조금만 참아 달라고 말했습니다.
제 손을 꼭 붙잡고 애절하게 말하는데..가슴이 뭉클하더군요.
그런 것 정도야 얼마든지 이해해 줄 수 있지만...
남친만 고생하는 것 같아 안쓰러울 뿐입니다.
할머니도 얼른 일어나시고 건강해지시고...
집 문제도 잘 해결되어서... 얼굴도 맘껏 보고 맘 편히 데이트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거의 매일 보던 사람을 못 보니 너무 보고 싶어요.
어제는 밤에 잠이 안 와서 그 시간에 기도를 올렸죠.
모든 것이 잘 될 거라 믿지만.....
너무 그가 그립고 보고 싶습니다.
제가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아침에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왔을 때 미소지을 수 있도록 문자 한통 보내주는 것 뿐입니다.
오빠 힘내~ 보고 싶다~ 잘 될거야...
내가 항상 오빠 지켜줄게~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