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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것만으로도(1)

루이 |2004.10.20 15:57
조회 370 |추천 0

마치, 방구석에 놓인 쓸 곳이 없는  잡동사니마냥  아인은 아무런 미동조차 없었다.

창밖으로 지나가는 풍경에 씁쓸한 웃음만을 지을뿐, 그러다가 검은 핸드백속에

숨겨둔 거울을 꺼내든다.

 

거리를 지나갈때마다 어느공간에 있든지 사람들의 시선은 항상 그녀의 얼굴에 머물러있음을 그럴 수밖에 없음을 납득하려해도 할 수 없는 것이 그녀 자신이다.

 

보통사람보다 튀어나오고 초점이 고정되어있지 못하는 눈과, 웬만한 여자의 목보다 한배정도는

커보이는 목덜미, 마치 진흙으로 빚다가만 실패한 작품처럼 느껴지는 콧대조차 제대로 서있지 않는

코. 천형처럼 그렇게 25년간 그녀를 옥죄어든 그 얼굴에는 서러움만이 서려있었다.

 

울산으로 향하는 고속버스안에서, 울리지 않는 핸드폰만을 바라보다가 거울을 바라보다가

다시 핸드백에 집어넣는 행동들만을 반복하고 있던 그녀는 친구 상희를 생각하며

웃음을 짓는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무런 거리낌없이 다가와준 친구 상희.  중학교시절 수업시간에 선생님몰래

글을 쓴답시고 긁적이다가 몇번이나 걸려 혼났던 상희는 항상  엉뚱하면서도, 순수한 면이 있어

사람들을 웃기는데 남다른 재주가 있었다.

 

'지금쯤..버스터미널에 와 있을까?  전화좀 하지..평소에는 전화 잘만 하더니..이런날은 안하네'

 

평소 전화를 줄기차게 귀찮을정도로 그녀에게 전화를 거는 것이 취미라고 이야기했던 상희가

그리워진다.   울산으로 가는 톨게이트를 지나, 어느덧  ' 울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라고 적힌

전광판이 보인다.   날씨가  꽤 추운탓인지 지나가는 행인들은 코트의 옷깃을 여미며

종종걸음으로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

 

' 한 이십분 후면 도착이겠네..'

 

상희를 볼 생각에 우울한 마음마저 어디론가 날아가버린 것 같았다.

평소에 먹보스타일로 무작정 먹을 것을 추종하는 상희와 거기에 덤으로 낀 상희의 죽마고우 길현까지

만나게 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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