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로 남편이 술취했을때는 싸우지 않기로 마음먹다가도 화가나면 참지를 못한답니다.
어제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갑자기 5년전에 부부싸움을 하다가 동네망신 당한 웃지못할 에피소드가 생각나서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첫 아이가 돌이 좀 지났을때 그날도 남편은 술취한 채 아파트복도에서 유행가를 부르며 들어오는 소리가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노래만은 부르지 말라고 누누히 부탁을 했는데도 말입니다.
전 화가 났습니다. 문을 열어주긴 했는데 너무 꼴보기 싫어서 나가라고 했습니다.
남편은 바보처럼 웃으며 길에서 사왔는지 식은 붕어빵을 꺼냈습니다. 그런데 죄다 한입씩 베어 먹은 다섯개의 붕어빵이였습니다. 갑자기 화가 나서 들어가서 자라고 했는데 자고 있는 아이에게 먹던 빵을 입에 강제로 넣는 것이었습니다. 전 일단 아이를 업고 남편을 밀었습니다. 그리고 20리터 쓰레기봉투를 남편에게 덮어 씌우고 발로 차고 도망을 쳤습니다.
남편이 하도 술을 먹고 골탕을 먹이기에 만약 다음에 그런다면 이렇게 할거라고 계획을 세워놓았는데 아이마저 못 살게 굴것 같아서 시도를 한것입니다.
마포 아파트에서 마포역까지 막 뛰어가고 있는데 어디서 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뛰어오고 있었습니다. 다른때 같으면 계속 뛰어가서 전철을 탔을텐데 그날 저는 그럴수 없었답니다. 왜 그런지 아세요? 남편이 제 노란 미키마우스 원피스를 입고 뛰고 있었던겁니다. 전 말라서 원피스가 저에겐 박스티를 입은 것처럼 컸는데 뚱뚱한 남편은 정말 미친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아무리 롱타입이라지만 80킬로인 남편에게는 짧았고 품은 아주 타이트했습니다. 깜깜한 밤이었는데도 웃고 지나가는 사람이 많았답니다. 전 갑자기 눈물이 났습니다. 아이를 업은채 헝클어진 머리로 울며서 지나가는 아줌마 뒤에 꽉끼는 여자 원피스를 입은 아저씨가 뒤따라가는 모습! 상상이 안되시죠?
죽어도 잊을수 없는 추억! 악몽이 되어버렸답니다.
그때 전 이렇게 말했습니다. "따라오지 말던지...앞장서서 뛰어가든지....정신병원으로 가던지....빨리 하라니까...창피해서 죽는 모습보고 싶어".
남편은 막 웃으면서 "뭐가 창피하다는 거야! 남들이 우리 사이를 질투할까봐....." 으휴! 지금 생각해봐도 끔찍한 일입니다. 술 깬 후에 남편은 절대로 제 말을 믿지 않았답니다. 그리고 나중에 보니 노란 원피스가 베란다 다용도실에 구겨진 채 들어있더라구요. 아마 나중에는 기억을 찾고 창피해서 그랬나봐요.
우리 남편은 술을 마시면 정말 어이가 없을정도로 변하거든요. 그리고는 기억이 안난데요.
여러분! 이런 병은 어디에 가서 고쳐야 하는지 혹시 아시나요? 저 아무래도 지팡이 짚고도 술취한 남편 찾아 삼만리할것 같아 노후가 두렵습니다. 남편은 자고 있네요. 또 한잔하고......코도 골면서....글을 더 잘 쓸수 있었는데 남편의 코고는 소리때문에.....좀 그렇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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