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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태교일기 - 7 [갈색혈이 비치다]

사카린 |2004.10.27 19:08
조회 638 |추천 0

 


저번 달 생리가 3월 4일이었는데, 이번 달 역시 4월 5일 전후라고 생각하고

기다렸는데 생리가 늦어지고 있었다.  그리고는 얼마 안 되어 생리통처럼

배가 살살 아프더니 갈색 혈이 비치기 시작했다.  생리 첫날엔 갈색 혈이

조금 비칠 때가 종종 있었기에 또 생리전야구나 하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다음날도 그렇고 다 다음 날도 마찬가지고 빨간 선홍색 피는커녕

생리통증을 동반한 갈색 혈이 몇 일째 비치는 게 아닌가.

무슨 생리가 이래,,,  난 이번 달은 이렇게 조금씩 나오려나 보다 하고 그냥

지나쳤다.  갈색 혈이 3~4일 지속된 후 어느 정도 멈췄는지, 그다음엔

나오질 않았다.  왠지 기분이 이번엔 뭔가 다른 느낌이 있었기에 임신

테스트를 한번 해볼까? 했다.

혹시나 하는 맘으로 그길로 약국에 달려가 시약하나 사서 화장실로 직행

해서 흐르는 소변에 테스트기를 5초간 흠뻑 적셔줬다.

그리곤 5분을 기다렸다.  이상했다.  여느 때 같으면 1분도 안 돼 한 줄이

선명하게 나타나곤 했는데 이번엔 5분이고 10분이고 30분이고 기다려도

색이 비치질 않았다.  이상한 맘에 테스트기를 평평한데 올려놓고 1시간을

기다려도 보고, 잊었다가 몇 시간 후에 다시 봐도 줄이 나타나질 않았다.

이상하다.... 테스트기가 불량인가보다...다시 사서 해봐야겠는데 돈이 아깝다.

화가 나서 약국아저씨한테 환불해달라고 할까? 심하게 갈등하다가 결국은

포기하고 포장지 안에 그대로 넣고 방치해 뒀다.

다음날 저녁이었다. 

전날에 테스트 해봤던 그 포장지가 눈에 들어왔다. 

혹시나 지금쯤 뭔가 색깔이 나와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화장실에서 볼일

보고 있는 채로 포장지를 열어봤다.   어 뜨~~~~~~~~

이게 웬일인가.  보라색의 선명한 두 줄이 내 눈에 들어 오는게 아닌가...

그렇게 보고 싶어도 안보이던 줄들이 오늘 선명하게 나타나 있는 게 아닌가.

순간 가슴이 콩닥콩닥 뛰어 나도 모르게

"민아~~~이것 좀 봐라~~~~~!" 하고 소리쳤다.

민이가 화장실로 뚜벅 뚜벅 걸어오더니, 테스트기를 보고 깜짝 놀라 버렸다.

순간 민이 얼굴엔 놀라움과 입가엔 밝은 미소가 살 번지면서

"와~~~~ 인제 된 거가??"했다.

나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화장실 변기에 앉아 볼일 보는 자세에서

최대한 이쁘고 귀엽게 포즈를 취했다.  비로소 여자가 된 것 같은 뿌듯함과

사랑스러움을 민이에게 그대로 전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민이가 만세를 부르면서도 한편으론 믿기지 않는 듯 어리둥절해서 거실과

화장실을 풀빵구리 드나들듯 계속 왔다 갔다 했다.

정말 오늘처럼 기분 좋은 날은 없는 것 같다. 

테스트기가 좀 이상했던 만큼 혹시라도 모르니 민이가 아직 부모님껜

알리지 말자고 해놓고 나 몰래 벌써 시댁에 연통을 넣었다. 

그래도 우리 민이만큼 더 좋아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오늘은 내생에 최고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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