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인아!! 어디야?
"나 지금 도착했어!"
- 정말? 나두 지금 명동이야. 아! 찾았다!!
"해인아!!!!"
전화를 탁, 끊자마자 멀리서 이름을 부르며 뛰어오는 저 여자는 다름아닌 가혜였다. 은지의 말에 따라 자신에게 접근해오는 남자들 중 몇 놈을 골라서 데이트같은 걸 하던 날 압구정의 한 까페 화장실에서 만나게 된 여자였다. 게다가 선우놈의 애인중의 하나이기까지 한.....
화장실에서 손을 씻는데 '어머, 너무 귀여우시다. 그 옷 어디꺼에요?' 하고 너무나 서글서글하게 말을 걸어오는 눈빛에 압도되어 자신도 모르게 대답을 하면서 화장실에서 수다를 10분간이나 떨게 만든 여자. 넉살좋다는 자신도 모르는 사람에게는 말을 잘 걸지 못하는 데 가혜는 자신과 원래 친구였던 양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걸었다. 그러면서 뜬금없이 XX대학 2학년 정선우를 아냐고 묻는데..
해인은 자신이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다. 난생 처음 보는 여자인데도 너무나 당연한 듯 말을 해서 혹시 이상한 꿍꿍이가 있는 건가 싶어서 가혜를 찬찬히 훑어 봤짐나 그 어떤 수상한 의도를 느낄 수 없어 같은 동아리라 얼굴은 안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가혜는 너무나 기뻐하며 지금 선우랑 같이 까페에 왔는데, 선우가 날 안다고 길해인이라고 얘기해줘서 너무 이쁘고 귀엽길래 말을 걸어본거라고 했다. 그리고 정말로 까페에는 선우가 앉아 있었다.
책을 보고 있었는 지, 보고 있던 책을 내려 놓고 고개를 드는 선우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예전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 가는 바람에 살짝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렇지만 혹시라도 가혜가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표정을 풀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웃는 얼굴로 인사했다.
선우놈도 옆에 애인이 있다고 표정관리를 하는 건지 웃는 얼굴로
「그래. 요새 네 얘기 많이 들리던데, 확실히 못 알아볼 뻔 했네.」
하고 대답을 해주었다. 그 말에 왠지 모르게 비웃음이 섞인 것 같아 해인은 속으로 발끈 해버렸다.
그런 속을 아는 지 모르는 지 자신이 너무 귀엽다고 말하는 가혜때문에 해인은 괜히 더 속이 상했다. 이 가혜라는 여자. 해인이 봐도 완벽하게 선우의 취향인 여자였다.
키도 크고 늘씬하고.. 해인의 자랑인 가슴보다도 더 커보이고.. 얼굴도 예쁘고 자신에게 하는 걸 봐서는 성격도 좋은 것 같았다.
그런 여자를 앞에 두고 자신이 귀엽다거나 하는 말을 들으니 선우가 속으로 얼마나 비웃을 지 뻔히 보이는 것 같아서 도저히 그 자리에 있을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적당히 인사하고 같이 있던 오빠에게 말해 카페를 빠져나왔다.
가혜를 만난 건 해인의 자존심에 엄청난 스크래치가 되었다. 자신이 아무리 예뻐졌다고 해도 선우놈의 눈에는 가혜같은 여자만 보일테니 과연 복수따위를 할 수나 있을 까 싶은 마음에 자괴감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주말 동안 아무 것도 못하고 모든 약속을 취소한 채 집에 쳐박혀 있었다. 기분이 다운되다 못해 땅을 파고 저 깊숙히 핵까지 파고든 것만 같았다.
그런 해인의 기분을 되돌려 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가혜였다. 월요일 오후였던가... 모르는 번호가 떠서 받아보니 저번에 선우랑 같이 까페에서 봤던 가혜라며 다시 만날 수 없냐는 거였다.
어리둥절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해서 좋다고 하고는 만난 그 날 이후 해인은 가혜와 완전히 의기투합해버렸다.
은지나 윤서, 은영이랑 술을 마셔도 항상 자기 혼자만 남기 일쑤였는데, 자신보다 더 독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그 날 처음 알게 된 것이었다. 게다가 도시적이고 세련된 외모와는 달리 가혜도 완전 남자였었다. 해인처럼 엄청 직설적인데다가 흥분하니 나오는 건 반쯤은 욕과 폭력.
그렇게 가혜와 새벽까지 밤을 새고 놀면서 해인은 자신을 상대하는 친구들의 기분이 어떤 건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더군다나 술김에 해인은 선우와 자신의 관계를 불어버렸고 그 얘기를 들은 가혜가 미친 듯이 웃다가 테이블의 술병을 다 깨버리는 바람에 쫒겨나다시피 술집을 나와 한강가에서 미친 듯이 술을 퍼마신 것은 .... 몇 번을 생각해도 창피한 일이었다.
어떻게 간 건지는 기억도 가물가물 하지만 다음 날 눈을 떳을 때 해인과 가혜는 여관 침대에서 같이 뒹굴고 있었고, 그 날을 기점으로 둘은 하루라도 안보면 큰일나는 사이가 되어버렸다.
그 과정에서 해인의 작전에 가혜가 적극 협조하기로 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 선우의 애인이라기 보다는 편한 친구에 가까웠던 가혜였기에 귀여운 해인이 하는 일이 재밌어 보여 동참하기로 한 것이었다.
"해인아, 우리 아이스크림!!"
"응응, 나 딸기 요구르트 먹구 싶어."
"에헤헤~ 우리 어디루 갈까?"
만나면 만날 수록 가혜와는 마음이 잘 맞아서 해인은 한편으로 선우에게 고마울 정도였다. 원래 목적은 그 놈에게 복수하기 였는데, 덕택에 가혜랑 알게 되었으니...
사실은 가혜가 엄청나게 귀여운 걸 밝혀서 자신은 선우와는 관계없이 가혜가 찍은 거라는 건 자신과 돌아다니면서도 끊임없이 여자에게 눈이 돌아가는 가혜를 보며 자연스레 알게 되었다.
"근데 해인아."
"응?"
"오늘 저녁에 선우랑 밥먹기로 했어."
"에에?"
난데없는 가혜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보자 가혜는 갑자기 해인을 꽉! 끌어안고는 부비대기 시작했다.
"아아..너무 귀여워!!"
"우왓!! 가혜야, 숨막혀!! 쿠엑!!"
"아, 미안..헤헤헤. 해인이는 넘넘 귀여워서 내가 가끔 이성을 잃어."
".....욱."
애교스럽게 말하는 가혜가 너무 이쁜데다가 요 근래 가혜에게 계속 당해왔기 때문에 해인은 올라오는 시늉을 하고서는 웃어버렸다. 그 모습에 가혜가 다시 달려드는 걸 해인은 싹 피하며 막아들었다.
"잉~ 해인 나빠!!"
"아까 그거 무슨 말이야? 선우놈이랑 밥을 같이 먹다니.."
"내가 어제 전화해서 오늘 친구랑 같이 놀러가는데 밥사달라구 했지!!"
"에에... 그래도 되나?"
"응, 그러니까 음.. 오늘 해인이 패숀은 완벽, 귀여움이니까 됐고.. 아! 너의 그 작업중인 오빠들한테 적당히 문자좀 보내놔라."
"오빠들? 뭐라고?"
"그냥, '오빠, 잘 지내? 요새 통 연락이 안되네.' 뭐 이런식으로 말야. 선우는 5시쯤 만나기러 했으니까 좀 있다가 선우 만나기 직전에 문자 보내놔. 알겠지?"
가혜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해인도 가혜의 의도를 알 것 같았다. 기특한 것.. 아무리 생각해봐도 가혜랑 친해진 건 선우놈에게 제대로 복수해 주라는 하늘의 계시인 것 같았다.
"그 정도야 쉽지. 크크크.."
"그럼 우린 그 전까지 신나게 돌아다녀 볼까?"
"좋았으~"
그리고서 둘은 잠시 후 만날 선우를 골탕먹일 생각을 하며 신나게 명동 바닥을 휘젓고 다녔다. 누구에게 문자를 보낼 지 머리속에서 리스트를 쫙 뽑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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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도 오고 꿀꿀하고..기분에 바람이 머무르는 곳도 올려버렸습니다!! 하하하;;
그나저나, 너무 슬퍼요..-ㅅ ㅠ
얼마전 길가에서 우산을 새로 샀는데 말이에요..
새로 산 건데 개시한 날...우산 대가 부러진 거 있죠!!! 우아아앙..;ㅁ;)
우산 고쳐주는 곳!! 아아아...구두닦는 곳에 가면 우산도 고쳐줄까요?
내 우산, 새건데...쿠웩; 집에 대가 나간 우산들 싸그리 들고 가서 고치고 싶어요..
에혀..슬퍼라...;ㅁ;)..
어쩔 수 없이 오늘은 부러진 우산을 쓰고 터덜 터덜 걸어가야 겠네요...크잉..
혹시 우산 못챙기신 분들 비 맞고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비는 내일까지 온다죠? 내일은 우산 챙기는 거 잊지 마시구요..
그럼, 좋은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