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을 선택해주세요.
MY > 즐겨찾기에서 확인하세요.
가을꽃을 말렸다. 배란다 응달에서 한 사나흘 물기를 보냈고, 두어 날 따뜻한 방바닥에 날라리 널어둔 꽃이 이젠 바삭하다. 구절초, 쑥부쟁이 혹은 여러 이름을 뭉친 들국화.... 내원사 스님은 꽃(풀) 중에 못 먹는 게 몇 안 된다고, 말리고 찌면 모든 것이 사람에게 중한 물건이라고... 한지 위에 오밀조밀 모여있는 꽃송이를 뒤적이자, 바스락바스락 간지러운 소리를 낸다. 물기없이 말랐는데도 그 자태 그 향기는 여전히 곱고 상큼하다. 찜솥에 쪄서 말린 것은 색깔이 더 곱다. 산, 솔밭에 앉은뱅이처럼 펴 있던 구절초 꽃송이 그 여린 모가지를 똑똑 꺾을 때는 마음에 성호경을 그었다. 너무 고와서 가슴 시려서.....나는 그 순한 것 꺾을 자격이나 있는지.....우리는 구절초는 한 줄기에 딱 한 송이만 펴 있어서 더 애처로워 뵌다. 예전처럼 그렇게 흔하지가 않다. 두통에 좋다니 가을 타는 남자의 베개에도 넣고, 그물 주머니에 향수를 뿌려서 방한귀퉁이에 놓으면, 이 가을이 훌쩍 간다 해도 심술이 덜 날 것 같다. 님들~~ 비 내리는 날은 사랑해도 목마르거덩 ~ 은은한 국화차 한 잔 .... ^^* 오늘은 바람이 여간 아니다. 가을도 허리까지 차 올랐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