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주에 갑작스럽게 오늘의 톡이 되어서 정말 깜짝 놀랐네요.
많은 분들이 리플 달아 주셔서 정말 큰 힘이 되었네요. 늦었지만 감사드립니다.
저처럼 혹은 저보다 훨씬 더 힘든 상황에 계신 분들이 너무 많다는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다른 분들께 참고하시라고..
이렇게 다시한번 글 올립니다.
저번주에 경찰아저씨가 오셨을 때 1366번을 알려주고 가셨습니다.
여성의 전화라고 가정폭력이나 성폭력등 위급할 때 전화하면 된다네요.(24시간 통화가능해요.)
엄마랑 공중전화에서 1366에 전화했는데..
엄마가 별로 말 안했는데도 쫙~ 꿰고 계시더라구요.
15년간 당한 얘기며,, 이번에 이혼할 생각이라고~ 엄마보단 자식들이 더 이혼하라고 난리라고.. 등등의 얘기를 다 들어주시고는 전화 번호 하나를 가르쳐 주시면서 전화해보고 직접 가서 상담 받으라고 했습니다.
그날 저녁 역시나 또 아빠의 언어폭력.
제가 제대로 마음 먹고 아빠가 하는 이야기들, 밤 11시까지 두시간 반동안 꼬박 앉아서 다 적었습니다.(그 뒤로도 한두시간쯤 더 얘기했는데 힘들어서 도저히 못적겠더라구요.) A4로 8장정도 나왔는데.. 했던 얘기 또 하고 했던 얘기 또 하고..;; 지난 몇년간 얘기했던것들 계속 재탕.. 인신공격.. 휴~
다음날 1366에서 알려주신 번호로
엄마가 아침에 전화해서 상담 예약하고 오후에 상담받으러 같이 갔습니다.
무료법률사무소, 가정폭력 상담소 라고 써있더라구요. 이런 곳이 있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아빠 어렸을 때 성장과정이 어땠는지,,
언제부터 이랬는지..
등등 물어보시고,
제가 전날 적은 아빠의 욕설을 보여드렸더니.. 보시면서 얘기해주시더라구요..
아빠가 5남1녀중에 넷째라서 사랑을 많이 못받고 자랐데요.
사랑을 못받은 사람은 사랑을 표현하는데도 많이 서투르다고 그러더라구요.
전 처음 알았는데 엄마 말씀이 저 가졌을 때(저 첫째거든요.) 아빠가 저 하나만 낳자고 그러셨데요~
아빠가 중간에 끼어서 사랑을 못받았으니까 자식은 하나만 낳아서 정성을 쏟아서 잘 키우고 싶었나봐요.
울 아빠 다른 사람들한테는 디게 잘하거든요. 할머니댁 갈때두 늘 뭐 사가지고 가야되구.. 뭔가 사가지고 가야 자기 위신이 설 것 같고.. 그래서 그런거래요. 그런걸 통해서 사랑받고 싶어하는거죠.. 그런데 가족들한테는 미쳐 그렇게 할 여력이 없는거래요~
그리고 엄마랑 아빠를 비교하면(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지만..) 엄마가 좀더 성격적인 면으로나 사람들한테 사랑 받는 면으로나 더 낫거든요;; 아빠한테나 우리한테나 다른 사람들한테나 잘 하시구요.
그러니까 아빠는 꼬투리 잡을게 없으니까 하나 잡았다 하면 끝까지 그걸 울궈 먹는거구요. 매일 못배웠다~ 무식하다~ 이러는 것도, 다른 것에서 엄마를 이길 수 없으니까~ 더 나은 것이 없으니까 그러는 거래요~ 아빠는 엄마를 평생 주머니 속에 넣고 쪼물락 쪼물락 자기마음대로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래요~ 그래서 분명히 이혼은 안해줄거라구요.. 엄마없이는 한시도 못 살 사람이라구요..
이런 사람들한테는 더 강력하게 나가야 된데요~ 술마시고 꼬장부리면 더 많이 마시고 더 크게 소리지르고, 밥 그릇 하나 던지면 밥통 던지고~ 강한 사람한텐 약하고 약한 사람한텐 강하다네요~
그래서 이번에 협의이혼 하자고 이혼서류 내밀거라니까 반응은 둘 중 하나래요~ 잘못했다고 싹싹 빌거나~ 아니면 펄펄 뛰면서 화내거나!~ 이번에 한번 확실히 해보시라구...
상담한 덕에 많은 걸 알게됐구요.. 아빠가 미우면서도 한편 불쌍해지더라구요~
그래서 저번주 토욜날 얘기 꺼내려고 했는데, 아빠가 갑작스럽게 주말에 동창회를 가시는 바람에 못했어요. 여동생이 지방에서 학교 다녀서 주말에만 올 수 있어서 토요일까지 기다리려고 했는데..
도저히 집안 분위기가 말이 아니어서..(엄마는 제 방에서 주무시고 동생, 나. 엄마 말한마디도 아빠한테 안했거든요.) 결국 이번주 화요일날 모의고사라 남동생이 집에 일찍와서 아빠에게 얘기를 꺼냈습니다.(남동생이 아빠를 막아주거든요. 아직 쪼그맣지만 그래도 아빠가 남동생말은 좀 들어서..)
그랬더니 절대 도장 안찍는다고.. 너 마음대로 하라고~ 너가 집 나가라고~
어디서 날 이기려고 그런다고~ 자기 잘못은 뉘우치질 않고 어디서 이런걸로~ C~ 이러더군요~
제가 "아빠 진심을 얘기하라구요~!! 아빠~ 우리없이 살 수 있어요~~??!!" 울면서 소리쳤습니다.
워낙에 자존심 강한 아빠라 절대 암말 안하고, 아빠가 욕했던거 A4에 프린트한것 읽어보라고 줘두 집어 던지구~..
그러더니 옷갈아입고 집 나간다면서 자살한다는둥 쇼하며 나가더니..
2시간만에 어디서 술드시고 들어와서 집앞에서 아파트에 고래고래 소리 지르면서
어떤 자식이 경찰에 신고했냐고~~!(저번주에 신고한거요;;) 그러다가
집에 들어오려고 하더라구요. 근데 무서워서 문안열어 줬더니 복도로 난 방 창문 다깼어요.
그래서 경찰 오고.. 동생이랑 엄마랑 저랑 밖에 도망 나갔다가.. 아는 아줌마랑 아저씨 오셔서 다시 집에 들어왔습니다.. 다행히 그날은 아줌마랑 아저씨가 저희 집에서 주무시고 가셔서 아무일 없었구요.
다음날(수욜일였어요, 그저께..) 여동생 기숙사에서 올라오라고 하고, 남동생 집으로 일찍 오라고 해서
다시 얘기 꺼냈습니다.
아빠가 어제 일로 많이 충격을 받아서 하루종일 생각을 하셨는지.. 태도가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낮엔 속이 상하셔서 친구분과 술도 좀 드신거 같았구요..
그래서 다섯식구 다 같이 모여서.. 두시간 반의 릴레이 협상 끝에.. 우리가족의 약속 이란걸 만들었습니다. 이를테면 각서 같은..^^;
내용은..
1. 지난 얘기를 꺼내어 왈가왈부하거나 화내지 않는다. (아빠 해당)
2. 싸웠을 때 우리 가족 외의 사람에게 알리지 않는다. 알렸더라고 적어도 다시 아빠나 엄마의 귀에 들어오지 않도록 한다. (엄마 해당)
3. 술은 밖에서만 마시되, 그 양을 점차 줄여나가고, 결국엔 끊도록 노력한다. (아빠 해당)
4. 부부클리닉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엄마 아빠 해당)
5. 갈등이 생겼을 때, 가족회의를 통해 잘못한 사람이 잘못했다고 사과한다. (아빠의 요구^^;)
위 사항을 어겼을 시, 상대방이 어긴 사람에게 협의 이혼을 청구할 수 있으며, 어긴 사람은 이에 응한다.
5명의 지장 꽝꽝꽝꽝꽝!!
복사해서 베란다에 붙여 놓기로 했어요~ 항상 보시라고...
우리 가족의 약속 쓰고 나서.. 협의이혼 서류에도 긴장을 주기 위해 지장을 찍으려고 했는데..
아빠가 진짜 싫어 하더라구요~~ 3장중에 결국 한장은 찢었어요~ 아빠가..ㅋㅋ
아빠가 사실 마음이 굉장히 여리고... 정도 많은 분인데...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어쨋든 앞으로 한번만 더 그런 일 있으면 이혼 한다고 했으니.. 이젠 안그러시겠죠..
우리 가족의 약속은 일단 임시방편이라서...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래서 부부클리닉을 좀 알아보려구요~
형편이 넉넉치가 않아서 정신건강 클리닉 같은 곳은 못 갈거 같구요..
(의료보험 적용이 안되서 꽤 비싸다고 하더라구요~ 우리나라 사람들,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지만, 정작 마음이 아프거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을 때는 병원에 잘 안가자나요~ 어쩜 못가는걸지도 모르고요..
건강보험 최대 흑자라고 하던데.. 정신과 치료도 의료보험에 포함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국가나 도, 시에서 지원하는 곳을 알아볼 계획이예요~~
참고로 이번에 이것저것 알게 된 가정폭력의 대처방안 적어볼게요~ 참고하세요~~
아빠가 때리거나 뭘 던져서 맞으면 아주 경미한 상처라도(그냥 멍들었더라도) 꼭 병원에 가서 진단서를 끊어두세요~ 치료 받을 때 남편한테 맞아서 이렇게 됐다~ 라고 얘기해도 기록에 남는 듯한데 이건 알아보시구요...
그리고 가재도구들 부수거나 하면 반드시 사진을 찍어서 증거를 남겨 놓으시구요~!
특히 언어폭력은 당하는 입장에서는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제삼자는 그 고통을 알기 어렵거든요~
그래서 반드시 녹음을 해두거나, 그게 안되면 아빠가 언어폭력 행사하실 때마다 일기를 쓰세요. 특히 욕같은 것은 말하는것 그대로 받아 적어 놓으시구요. (제가 쓴 방법이죠..)
좀 위험하다 싶으면 경찰 부르세요~(나중에 아빠가 그걸 문제 삼을 것 같으면 시끄러워서 이웃집에서 전화한걸로 해달라고 꼭 말씀하시구요~) 물리적인 폭력이 아닐 경우는 경찰이 끌고 가거나 하진 못하거든요~ 그래도 경찰 부르면 그게 다 기록에 남아서 혹, 나중에 재판이혼할 때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하네요~ 또, 아빠의 행동이 좀 덜 난폭해지는 효과도 볼 수 있을지도 몰라요~~ 또 경찰이 오면 안되니까..
그리고 아까 말씀드린..1366에 전화해서 상담해 보세요~(속이 후련해 지더군요...)
저희처럼 직, 간접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거예요~
그 당시 상황에서만 벗어나려고 하지 마시구요..
좀 더 적극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는 듯 해요~~
가만히 있는건.. 피해자도, 가해자도.. 모두 망가지는 길이에요...
저희 가족이 15년동안 계속 가만히 있었던 것처럼 별다른 조치 없이 미봉책으로만 일관해 왔던게 어쩜 더 큰 문제 였습니다.
'그 당시만 넘기면 되겠지~ 조금만 더 참으면 괜찮아 지겠지~'
어떤 특별한 계기 없이는 아버지도 달라지기 힘들다는 것.. 오히려 그냥 두면 그게 습관이 되서 아주 나쁘다는 것 깨달았습니다.
진작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강구했다면 엄마의 인생이, 그리고 우리 가족의 인생이 이렇게 망가지지는 않았을텐데.. 하는 후회가 되네요.
참, 그리고 아직 저희 가족 완벽한 행복은 아니예요..
아직 어머니, 아버지께서 서로 대화를 안하시거든요~
이번에 어머니께서 너무 충격을 많이 받으셔서 아버지께 오만정이 떨어지셨다고 하세요..
평소에는 그냥 이러고 나면 넘어가고.. 아빠가 특별히 밉거나 하진 않았는데.. 이번엔 충격을 많이 받으셨다고.. 그래서 아무것도 하기 싫고 입맛도 잃으셨다고 하시네요..
절반의 행복이지만.. 앞으로의 노력 여하에 따라.. 결론은 달라지겠죠..
이제는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우리 가족인데.. 제가 지켜야죠~ 저희가 지켜야죠..~!!
모두들 힘냅시다!! 여러분~~
개선의 여지가 있다면 망설이지 마시고 해결하려고 시도해보세요~~
나중에...
좋은 결과 가지고 글 한번 올릴게요~~
모두들.. 힘내세요~!!!!
p.s : 따뜻한 위로와 격려 해주신 1366의 상담원 아줌마, 가정폭력 상담소 아줌마, 경찰아저씨.. 그리고 관심 가져주신 여러분.. 정말 감사드립니다..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