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0일...
쓰던 물건을 정리하여 옮길 일이 있어서 짐을 트럭에 싣고 고속도로를 달렸다.
그 때 시간이 오후 4시 쯤...서울에서 부산 까지 가야 하는데 고속도로는 끝 없이 밀려 있었다...
오후 6시 30분 쯤에서야 기흥 인터체인지를 지났다...
이 상태로라면 밤 12시 안에 들어가기는 힘들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날은 이미 깜깜해졌고...
범칙금 낼 각오를 하고 고속도로 버스 전용차선을 달리기 시작했다...
한 5분 정도를 달렸을까? 갑자기 눈이 부시기 시작했다...사이드 미러를 보니 뒤에서 버스가 상향등을 키고 있었다...켰다 껐다를 한 10여 차례 반복하며 경적 까지 울려 대기 시작한다...
어차피 범칙금 낼 각오를 하고 들어온 상태였기에 버스에게 길을 양보할 생각은 없었다...
늦게 달리는 것도 아니고 앞차가 달리는 만큼 속도를 내면서 원활하게 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뒤에서 달려 오는 버스는 계속 상향등을 깜빡이면서 추돌 사고라도 낼듯이 내차 꽁무니에 바짝 따라 붙어 달렸다...
난 원래 앞차에도 안 달라 붙지만 내차 뒤에도 다른차가 달라 붙으면 브레이크를 밟는 스타일이다...
안전거리를 확보하라는 의미에서...
브레이크를 밟았더니 경적을 심하게 울리면서 상향등을 켠다...
무시하고 계속 달렸다...그렇게 한 10여 키로를 달렸을까...
또 바짝 붙어서 상향등을 켜고 빵빵대기 시작한다.
난 내가 사고를 냈나 싶은 생각이 들어 서라는 의미에서 경적을 울리는지 알고 버스 전용차선에 차를 멈추었다...
버스 기사가 급하게 내리고 내차로 오더니 문을 열자마자 내 목을 잡고 때릴듯이 흔들면서 "야 이 x발 새끼야,니가 몬데 전용차선 달리면서 길을 안 비켜?" 그러는 것이었다...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순간 이 사람이 경찰인지 알았다...내가 단속 당하고 있는건가?
갑자기 열이 확 바치면서 나도 " 씨x놈아 니가 몬데 지랄이야?" 하며 대들었다.
버스 기사가 여러가지 욕을 하며 열을 내고 있는 중에 승객들이 내려 다가 오더니(대부분 60세 전후의 아저씨들) 어린놈의 새끼가 어른한테 욕을 한다며 때리기 시작했다...
난 돈 많으면 때리라고 소리치며 가만 있었다...젊은 승객들이 와서 말리고 난 바로 112에 신고를 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경찰이 현장에 오기 까지 2시간 30여 분이 걸렸고 난 오기로 버티며 기다렸다...중간에 차 두대를 갓길로 옮기긴 했지만 이 사건으로 일순간 큰 정체가 빚어졌다...
버스 기사도 법대로 하자며 사과를 하지 않았고 날 때린 승객도 더 열을 내며 경찰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경찰이 현장에 왔을때 교통사고 현장이 아니라 폭행 건으로 된 신고였기에 쌍방 진술을 듣고 관할 파출소로 인계 하기로 하였다...
그 때 부터 버스 기사와 일부 승객들은 미안하다며 그냥 가기를 바랬고 난 맞은것도 억울하고 시간이 지연된 것에 대한 안타까움도 있어서 어차피 이렇게 된거 갈때까지 가서 조사 받고 벌금을 받자고 했다...
그 때 까지도 일부 승객들은 나에게 싸가지가 없다는 둥 원인을 제공했으니 강력하게 처벌하라는 둥 경찰을 붙들고 쉴새 없이 떠들어 댔다...
난 이미 범칙금을 낼 각오를 하고 있었고 경찰은 사고가 아닌 만큼 폭력 건으로 조사를 하려고 했다..
사건이 장기화 되려고 하자 결혼식 하객들을 태운 버스 기사와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승객들은 초조해지기 시작했나 보다...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에 3시간 가까이 나를 고생 시켜 놓고 그냥 집으로 가자고 했다...
피해 보상을 요구하자 절대 못해 주니까 알아서 하라고 큰소리를 쳤다...
경찰은 누구의 편만 들어 줄수도 없고 내목에 난 상처와 멍을 본 뒤라 내가 원하면 조사를 하고 처벌을 하기로 했다...
그렇게 서로 신경전을 벌이며 송탄 톨게이트로 나와서 갓길에 차를 멈추고 관할 경찰이 오기를 기다렸다...
처음엔 그렇게 완강하게 버티던 버스 기사가 어떻게 하길 바라냐며 또다시 합의를 제의했다.
3시간 지체와 폭행당한 건을 합해 20만원을 요구했다...10만원 줄테니까 그냥 가라고 했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내가 지금 장사하는 사람으로 보이냐고 큰소리 치며 합의 하기 싫은 걸로 간주하고 경찰서로 가자고 했다...난 아쉬울게 전혀 없었다...
범칙금 6만원 내면 되고 어차피 늦은거 다음날 도착하겠다는 생각으로 버텼다...
버스 기사는 미안하다며 20만원을 나에게 건넸고 난 그자리에서 전용차선 위반으로 범칙금 고지서를 발부 받았다...
6년 동안 운전직에 근무하며 고속도로를 수없이 달려 봤지만 버스 전용차선에서 버스에게 길을 양보 안해줬다는 이유만으로 맞아 보기는 처음이다...
나도 잘한 건 없지만 범법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생각을 하고 융통성 있게 전용 차선을 달리는 차를 세워 때릴 거 까진 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세상이 점점 살벌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