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의강-5
[지하에 세를 들어 살더라구요. 한방에는 주인들이 살고 방 한칸을 빌려서 사는거 였나봐요..집은 비교적 깔끔했구요.]
[아 이런 씨발놈아 누가 그거물어보냐? 그래서 떡을 친건지 안친건지 그게 궁금하자나 지금...아 그새씨 꼴통이네]
물총이 또 이야기를 가로챘다.
[그냥 차만 마시고 나왔는데요]
[헉...흐미...그넘 환장하긋네...얌마 그 기회를 걍 두냐...나 잡아 잡수슈 한 거 아냐..그럼 눌러줘야지..애 새끼가 그리 머리가 안도냐..]
[그럼 그만 할까요?]
지영도 짜증섞인 말투다.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였기도 하지만 중간중간에 말을 가로채는 물총이라는 작자 때문에 더 이상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졸릴때까지 이야기 하라구 했지..나 지금 안졸려..계속해봐]
방장이 더 듣고 싶다는 투였다.
사실 이곳에 들어와서부터 유난히 지영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었다.
고등학교 후배이기도 했지만 애띠고 하얀 얼굴의... 어디를 봐도 여자인듯 약하게 보이는 지영을 보면서 자신의 동생을 바라보듯 따듯하게 대하고 있었다. 방 사람들도 그가 지영을 보호아닌 보호를 하고 있는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함부로 대하지 않고 있는 중이었다.
[네 그럼 계속할께요. 그런이후에 제가 그녀가 근무하는 가게에 자주 놀러갓었어요. 물론 내가 좋아하는 경아라는 친구와 약속이 없는날요. 양다리 머 그런거는 아니었구요....동거녀도 제가 여자친구와 사귀고 있는거를 알고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날 동거녀와 제가 롯데월드로 옷을 하나 장만하로 갔었어요..양복을 사려는데 제가 유행감각이 떨어져서 옷좀 골라달라고 했죠...경아의 생일이 다가와오고 하니 그날 폼나게 입으려고..마침 그녀도 살게 있다고 하더라구요..그래서 같이 옷을 사로 가게 된거죠.
동거녀가 양복을 골라줬어요.카키색으로요. 남들은 잘 소화하기 어려운 옷이지만 제가 입으면 귀공자 같을꺼라나 머라나 그럼서 그거 입으라고 하더라구요. 별로 맘에 들지는 않았지만 골라주는데 사양할 수도 없고 해서 그걸 사게되었는데 그녀가 양복에 주머니에 끼는 스카프를 하나 선물해 주더군요.]
[와~완존히 맛이 갔군.. 아니 남 여자친구 생일날 입을려는 옷인데 왜 그녀가 골라주냐.. 이상하네]
[..... 그 다음날 여자친구가 생일이었는데 비가오는 날이었어요. 어찌된건지 그날 보기 좋게 바람을 맞아버렸죠.]
[잉?..왜 바람을 마저? 만나기로 한거아니야?]
[만나기로 햇었어요..그런데 안나왓더라구요]
[차인거네]
배식반장이 관심없다는 듯이 한마디 던졋다.
[혼자 술을 마셨어요...취했구요... 자취방 혼자 들어가는거도 싫었구요. 그래서 동거녀에게 전화를 했죠...못만났냐구 물어보더라구요...술취했다고 데리로 와달라고 햇어요..그녀가 금방 택시에서 내리더라구요...그렇게 비를 맞으면서 그녀의 자취방으로 갔어요]
[드뎌 했구나..그치?]
[네. 술도 조금 마셨고 혼자라는게 너무 싫기도했고. 남자의 욕심이었죠]
[가만히 있던?]
[첨엔 조금 떠밀렷던거 같아요..]
[근데?]
[머 근데 이미 이성을 잃은거죠. 걍 햇어요]
[쥑엿겠다...]
[아니요 기억이 안나요...좋았는지 나빳는지...]
[그담에는 어케됬는데?]
[눈을 떠보니 그녀가 제 옆에서 자더라구요. 그녀도 저도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서요]
[캬~~~~아침에 모닝 섹스 한판 하지 그랬어]
물총이 가만히 있을리 없었다. 그런데 배식반장도 거든다.
[그럴때는 확실하게 도장을 찍어놔야 하는거야... 어차피 벌어진 일이니까 ...]
[아니요 전 그냥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려고 했는데 그녀가 눈을 뜨더라구요...잘 잤냐구 물어보더라구요. 미안하다..라고 이야기했죠...아니다 괸찮다 좋았다....나도 원했던 거였다. 그러면서 키스하더라구요]
[오..프로네...그럼 너가 따먹힌거네 머....카카카 왜 난테는 그런년이 안걸리냐...줸장]
이미 한 손이 바지 속으로 들어간 물총이 중얼거렸다.
[계속할까요?]
[당근이지...]
이젠 모두들 듣고 싶다는 눈치였다.
[이제 가야겠다고 나오려고 했어요. 그런데 기다리라고 하더라구요. 할말이 있다고. 학원가서 조퇴하고 올테니 기다려 달라고 하더라구요. 나중에 이야기 하자고 했지만 막무가내였어요. 그래서 어쩔수 없이 기다리기로 했죠. 3시간 정도 후에 그녀가 김밥이며 이것저것을 사가지고 왓어요...할말이 머냐구 물었더니 그냥 머 먹여서 보내구 싶었데요.]
[착한여자네....]
[네 착한여자에요..그날 저녁에 내가 카페로 간다구 하고 그녀와 헤어졌어요. 골목을 나와 뒤돌아 봣더니 저쪽 뒤에 숨어서 저를 지켜보고 있더라구요. 도망쳐오듯 자취방으로 갔어요]
[그런데 어떻게 동거를 하게 된거야? 사귀는 여자도 있었자나? 그 여자는 어떻게 된거고?]
방장이 물어왔다.
[아..그게요.. 여친은 그날 몸이 아파서 회사에 출근도 못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그런데 그 이후로 그녀와 자주 안만나지게 되더라구요]
[동거녀가 너 친구의 친구라구햇지? 그리고 너의 여자친구와도 아는 사이고?]
[네]
[그럼 답 나왔자나 임마]
[?]
[니 동거녀가 그날 일을 니 친구한테 이야기했을테고, 니 친구는 경안지 먼지한테 이야기 했을테고..]
[그나저나 경아는 안따묵었냐?]
[네]
[얼마나 사귀었는데?]
[1년 조금 넘게요]
[근데 아무일도 없엇다고?]
[기회는 몇번 잇었어요. 여관도 몇번 갓었구요]
[근데 못햇어?]
[네......]
[그놈 이상한 놈이네..]
[저도 잘은 모르겟어요 왜 그랬는지...]
여기 저기서 코 고는 소리가 들려왔다. 물총도 잤다. 지영은 속으로 어쩐지 조용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방장과의 대화는 계속되엇다.
[너 혹시 기사도 정신인가 먼가 하는거였냐?]
[모르겟어요 저도 잘..]
[하여튼 내가 볼때 그 이후로 멀어졋다면...뻔한거 같다.]
[머가요?]
[아까 내가 말한거...]
[아~~]
[아닐꺼에요..동거녀도 입이 무겁거든요.]
[여자는 알 수 없는거다..너가 어려서 잘 모르나본데...]
[........]
[여튼 그 담엔 어케된거야?]
[제가 여자친구에게 그랫어요...사귈껀지 말껀지 10월 31일까지 연락을 달라구요]
[.....]
[그런데 연락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바로 살림 합쳣니?]
[아뇨..방황을 많이 했던거 같아요...지금의 동거녀는 묵묵히 지켜봐 주었구요]
[.....]
[그 와중에 그녀가 학원을 그만두고 카페도 그만두고 과외를 햇었어요. 방을 따로 얻어서요. 언젠가 연락이 왔더라구요. 이가 너무 아파서 수업을 못하구 있다고...와서 잠깐 수업좀 해달라고.]
[그래서?]
[수업도와주고 나서부터 자주 방문하게 되었구요..제가 없는 살림 몇가지 챙겨서 그냥 들어가게 되었어요. 생각해보면 참 어의없는 일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둘다 너무 외로워서 가능하지 않았나 싶어요]
[그랬구나....]
[지금은 누가 제일 보고싶니?]
[혜영이요..]
[좋아하지도 않자나...]
[.....]
[너 말이다. 지금 상황이 너무 힘드니까 니 동거녀를 찾는거면 관둬라..그게 아니구 정말 그녀가 좋은거라면 나가거든 여자는 그녀 하나만 보고 살아라. 자신있니?]
[모르겟어요...]
[너 재판끝날때까지는 내가 돌봐주마...같은 처지에 돌봐주고 자시고 할것은 없다만...그리고 욕하고 해서 미안하다. 본심은 아닌데 징역이라는게 날 이렇게 만드는구나...어여자고...낼 검사만나러 또 가야하자나...]
[네...안녕히 주무세요.]
[궁금한게 많치만 넬 이야기 하기로하자...잘자라]
여전히 60촉 전구는 빛나고 있었다.
하긴 저 전구는 하루도 꺼질날이없다.
8줄의 쇠 가로막 사이로 별이 빛나고 있었다. 그 별빛 한가운데에 혜영의 얼굴이 비춰졌다.
달려가 어루만지고 싶어진다. 길게 손을 펴 보지만 닿질 않았다.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는걸까?
어둠 컴컴한 방안에서 울고 있지는 않는걸까?
보고싶다....
지영은 생각해본다.
[내가 나가면 못해준 사랑 ....가슴 아프게 했던 것...모두 갚아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