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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가을의 마지막 비가 인기척도 없이 내렸다.아침 출근 길에 입사귀가 빗물에 흠뻑 젖은 낙엽들이 길거리에 접착제로 붙여 놓은 것 같이 신기한 모양으로 붙어 있었다.
사실 색다른 광경은 아니지만, 발밑조차 제대로 한번 살피지 못하고 출근하는 그동안의 나의 여유롭지 못함으로 그날은 특별함으로 다가왔다.
초딩시절 미술시간에 마른 낙엽을 줍어와서 풀로 붙여, 작품?을 만들던 때가 문득 생각난다. 너무 풀을 많이 발라서 낙엽이 풀에 다 젖을때까지 발라서 붙이자, 담임 선생님은 그런 나를 나무라셨다.
그러나, 옆반 선생님은 나의 풀에 젖은 낙엽을 비에 젖은 낙엽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저 비에 젖어 바닥에 바짝 엎드려 달라붙은 낙엽을 보고 있자니, 어린 마음을 살펴주신 고마운 선생님의 배려에 날씨가 쌀쌀함에도 오늘 아침은 온몸이 푸근해 진다.
봄,여름,가을을 저렇게 화려하고 정열적인 색깔 변화로 모든 시선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이제 그 화려한 색이 갈색톤으로 변색되려하자 그만 스스로 몸통에서 떨어져나와 땅에 떨어져 다른 무언가의 거름이 되려하는 희생적인 낙엽의 모습이 기특하다.
인간이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를 두껍게 거리에 깔아놓는 바람에
거름이 되고자 하나씩 떨어진 낙엽이 일순간 쓰레기 취급을 받고 낙엽의 숭고한 정신이 무의미해지는 것이 아쉽다.
하지만 오른쪽 그림처럼 낙엽의 숭고한 정신,그 하나하나는 황금빛을 머금은 채 자연이란 커다란 역사 속에서 영원불멸의 생명력을 유지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좌지간, 전우익 선생이란 분의
'나무만이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말을 다시금 음미하게 되는 특별한 출근길이다.
나라는 사람은 당장은 주위 사람에게 낙엽같은 존재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기에는 나는 자존심, 욕심, 이기심과 같은 불순물에 너무나 많이 찌든 사람이다. 장 속의 주름사이에 끼여 빠지지 않는 변의 찌꺼기처럼 여기저기 내 생활에 끼여있다.
그래서 나에게 항상 믿음과 신뢰를 주는 아내와, 새로 태어날 우리 두딸 수연과 다연이에게 낙엽같은 남편과 아빠가 되리란 작은 소망부터 가져본다.
나의 낙엽닮아가기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나를 위한 삶도 그렇다고 남을 위한 삶도 살아가지 못하는
불확실한 삶을 내스스로가 그만 교정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