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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의 춤 40 - 제2장 죽음과 삶의 기록들 19

내글[影舞] |2004.12.02 12:12
조회 355 |추천 0

그림자의 춤(影舞) 40 - 제2장 죽음과 삶의 기록들 19 - 내글 -
     - 죽음은 삶의 마침표가 아니다, 단지 삶의 쉼표이지… 

 

19


정민은 이해가 안 되는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이상한 능력을 갖게 해주는 목각, 거대한 고목, 자신이 익힌 24가지의 이상한 걸음, 흡혈갑충, 괴상한 모습의 동물, 영혼으로 그의 곁에 온 연정, 그리고 가장 이상한 것은 자신이 머물고 있는 이 지하광장 이었다. 설악산에서 근 5일 동안을 정신없이 흡혈갑충에게 쫒기며 이르게 된 곳이 지하광장이었다. 단순 계산으로 200km는 족히 넘는 거리를 이동했으리라 생각되는 지하 동굴의 존재도 신비스러웠다. 그 동굴을 겪은 정민은 아직 가보지는 않았지만 나머지 3개의 동굴도 만만치 않으리라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정민은 괴수를 살피던 것을 멈추고 일어나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폈다. 광장에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정민은 목을 축이기 위해 수통을 열었다.

“이런, 이게 무슨 냄새야? 그렇군, 오래 되서 물이 썩었어.”

정민은 썩는 냄새가 나는 물을 보고 시간의 흐름을 다시 느꼈다. 정민은 물과 음식을 구하기 위해 괴수들이 사라진 간이 텐트가 있는 곳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수리검을 쓰기 편하게 챙기고 소총도 다시 한 번 점검했고, 수액덩어리도 몇 개 챙겼다. 다시 한 번 주위를 돌아 본 정민은 천천히 물이 있는 곳으로 이동해 갔다.

연정이 다시 돌아 왔는지 정민은 뒷머리가 서늘해짐을 느꼈다.

‘우리 연이는 지금 뭐할까? 누굴 닮았을까?’

- 호호, 연이는 잘 있어요. 방금 잠드는 것 보고 왔는데, 어쩜 그렇게 예쁘게 자는 지, 꼭…!

“어, 또 내 생각 읽었냐?”

 - 그래요! 그럼 안돼요? 부부는 일심동체라 했는데.

“아, 아니. 그냥…!”

정민은 말끝을 흐렸다. 그리고 갑자기 생각난 듯 물었다.

“참, 연이는 남자야, 여자야?”

- 참, 일찍도 물어 보내요. 아빠라는 사람이 아기의 성별도 모르고 이름을 짓다니…!

“언제 말해 주었냐?”

- 그럼, 언제 물어 봤어요?

“아, 알았어! 미안, 헤헤헤! 알려 주세요, 마나님. 죄 많은 애비가 부탁드립니다.”

- 흥, 언제부터 그렇게 얼렁뚱땅 넘어 갔어요? 아들이에요.

“그래, 그럼 당연히 나를 닮았겠군. 하하하!”

- 흥, 남자들은 다 똑같아. 아들이라니까 저렇게 좋아하니!

“당연하지, 하하하!”

정민의 좋아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연정은 기뻤다. 그러나 연정은 연이가 우유를 먹지 못하고 영양제 주사로 버티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왔기 때문에 편치 못했다.

- 그런데요, 연이가 우유를 못 먹고 토해요 어떻게 하죠?

“엉, 그게 무슨 소리야. 우유를 못 먹다니?”

- 정민 씨가 우리아기는 소젖을 먹여 키우는 걸 싫어해서 그런지 우유를 먹었다하면 다 토해요. 저로 인해 연이와 당신은 영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어서 정민 씨가 싫어하는 것은 연이도 싫어하게 되었어요.

“그럼, 어떻게 한다! … 그래, 그러면 되겠군.”

정민은 젖동냥을 해서 먹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 그거 좋은 생각이에요. 당장 준일 씨에게 하게 할게요.

“아니, 황준일이 어떻게…?”

- 제가 몸을 떠날 때 옆에 있어주었어요. 늘 연이를 지켜줄 것을 내가 부탁했거든요.

“그랬군! 그라면 잘 할 거야.”

- 뿐만 아니라, 하란씨도 와 있어요.

정민은 순간 연정의 말에 당황했다.

- 흥, 하란 씨 이야기를 들으니 찔리세요?

“아니, 내가 뭘?”

- 시침 떼긴, 어머니가 하란 씨 때문에 저를 얼마나 박대 했는지 알아요?

“그, 그건….”

- 호호호, 괜찮아요. 하란씨도 연이를 너무너무 좋아해주고 있어요.

“그래, 잘됐군. 그럼 이참에 두 사람을 중매를 서야겠는 걸.”

- 알았어요, 제가 나설게요. 그럼 연이에게 다시 갔다 올게요.

“그래, 그럼 나도 챙겨먹어야겠어.”

- 어머나, 그렇군요! 그럼 저 수액을 드세요.

“무슨 소리야? 저 수액 때문에 6개월이나 꼼짝 못하고 잠들어 있었는데…!”

정민은 잠에 빠지기 전 죽음을 각오하고 수액을 마구 퍼먹던 생각이 나서 찔끔했다.

- 호호호, 배가 터지도록 많이 먹으니 그렇지요. 정민 씨는 가끔마다 미련하기가 곰 같네요. 적응도 안 된 사람이 그렇게 많은 양을 한꺼번에 먹었으니 당연하죠. 그래서 수액에 취해서 그렇게 긴 시간도안 잠들었던 거예요. 저 나무는 신단수(神檀樹)에요 그리고 저 신단수에서 나오는 수액은 한 모금만 먹어도 삼일 동안은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된다 구요. 그리고 목욕을 하면 마시지 않아도 몸에 흡수되어 먹은 것과 같은 효과를 내기도 해요. 물론 피부도 좋아지고 웬만한 충격에도 외상이 잘 생기지 않을 거예요.

“그렇다면, 내가 이…!”

- 맞아요. 6개월 동안 아무 것도 먹지 않았어도 충분히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고, 도리어 더 낳은 체력을 가질 수 있었던 거예요. 그리고 저 괴수는 영력이 강한걸보니 신수가 틀림없어요. 그러니 저걸 이용할 방법이나 연구해 보세요. 그럼 갔다 올게요.

연정은 정민의 생각을 읽고 있기 때문에 머릿속에 떠올리는 모든 의문을 한 번에 다 대답하고, 역시  그의 뒷머리를 서늘하게 하고는 떠나갔다. 정민은 연정의 영혼이 떠나가자,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 중얼 거렷다.

“에고, 이제는 딴 여자보고 이상한 생각을 했다가는 바가지께나 긁히겠군!”

정민은 연정의 말대로 수액을 손으로 떠서 마셨다. 역시 처음 먹었을 때와 같이 상쾌한 기분과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고 동시에 목마름도 가셨다. 정민은 갑자기 생각난 듯 상처가 있었던 다리를 살폈다. 압박붕대를 감아놓은 곳에는 피가 엉켜 붙어 떨어지질 않았다. 정민은 주머니에서 다용도 칼을 꺼내어 붕대를 잘라내고 상처를 살폈다. 너무 오래 동안 방치했기 때문에 붕대와 엉킨 부분은 흉측한 흉터가 남아 있었다.

상처 부위가 굳은 피로 지저분하여 수액을 손에 묻혀 닦아 보았다. 그러자 수액에 닿은 굳은 피가 녹아 방금 흘린 피처럼 흘렀다.

“어, 이럴 수가! 대단한 효능이군. 굳은 피가 다시 방금 흘린 피처럼 생생하게 되다니.”

정민은 흉터를 수액으로 닦아낸 후, 압박 붕대 쪼가리를 따로 모아 두었다. 연정의 영혼도 못 찾는다는 출구를 찾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든 쓸 수 있는 것은 다 챙길 필요가 있기 때문이었다. 정민은 지금까지 한번 도 씻지 못 했다는 생각을 하고 갑자기 몸이 가렵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 수액으로 목욕을 하면 좋다고 했지. 그래 몸을 씻어야겠다. 우선은 씻을 수 있는 곳을 만들어야겠는 걸.”

정민은 수액우물에 직접 들어가 씻을 생각도 했지만 바로 포기했다. 앞으로 수시로 마셔야 되는 곳에 몸을 담근다는 것이 꺼림칙했기 때문이었다. 정민은 이리저리 궁리를 하다가, 다른 뿌리에서 새로운 우물을 만들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대검을 총에서 분리했다. 대검으로 수액우물에서 약간 떨어진 곳의 황토 바닥을 조심스럽게 찔러보면서 다른 뿌리를 찾기 시작했다. 30분에 걸친 끈질긴 탐색을 펼친 결과 대검 끝에 무엇인가 닫는 느낌이 전해왔다.

“오호, 드디어 찾았다!”

정민은 즉시 대검과 손으로 황토를 파내려갔다.

“이럴 때는 야전삽이 최고인데. 괴수들 때문에 함부로 갈 수도 없으니, 한심하게 됐어.”

정민은 투덜거리며 열심히 손을 놀렸다. 얕게 묻혀있는 곳을 찾았기 때문에 얼마 안 되어 뿌리가 나왔다. 정민은 수액이 나와 고일 수 있도록 길을 내고 욕조모양으로  뿌리주변의 황토를 정리했다. 정리를 마치자 대검으로 뿌리에 상처를 내기 위해 힘껏 찔렀다. 그러나 뿌리에는 상처를 못 내고 대검은 그대로 미끄러져 땅에 박혔다.

“이런, 칼로는 안 되겠군.”

정민은 총을 다시 쓰기로 하고 거리를 확보하기 위해서 뒤로 물러서서 총구를 겨누고 천천히 방아쇠를 당겼다. 요란한 소리를 내며 신단수 뿌리를 총알이 관통하였다. 잠시 후 상처가 난 곳에서 수액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불과 10여분 만에 높이가 60cm, 길이가 긴 곳이 2m, 짧은 곳이 1.2m 되는 긴 타원형의 수액 우물이 생겼다. 정민은 망설임 없이 옷을 벗고 수액에 몸을 담그고 씻기 시작했다.

정민은 온몸이 박하에 담긴 듯 시원함과 상쾌함에 젖어들자 오래간만에 긴장을 풀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는 앞으로 해야 될 일들을 머릿속에 정리했다.

- 흥, 이제는 완전히 퍼졌군요.

‘누, 누구?’

- 누구라니요, 아직도 기억을 못했나요?

‘아, 그때 그 할머니군요!’

- 할머니요! 후후, 그렇군요. 상제님이 저를 할머니로 만들었으니 그렇게 밖에 기억 못하겠군요. 그렇지만 이제부터는 할머니라고 부르지 말라 구요, 그런 호칭을 주인님에게 듣기는 싫으니까.

‘하지만 내가기억하기로 당신은 분명 그 노인의…!’

- 글쎄, 그건 어쩔 수 없는 선택 이었어요. 그러니 더 이상 그런 호칭은 싫다 구요.

‘그럼 당신의 이름을 알려주세요. 그럼 이름을 불러줄 테니.’

- 그건 곤란해요. 저의 옛 이름은 다시 쓰면 안돼요. 하늘님의 뜻을 거역한 이름이라 쓸 수가 없어요.

‘그럼, 어쩌란 말이요?’

- 제 이름은 주인님이 다시 붙여 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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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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