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는 떠나도 명대사는 남는다
<조이뉴스24>
'사랑이 떠나도 추억은 남듯 드라마가 떠나도 명대사는 남는다.'
명대사는 시청자들에게 드라마를 기억하게 하는 최고의 수단이다.
드라마가 대중들에게 기억되는 수명은 대사들이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결정적인 순간에 던지는 촌철살인의 한마디가 시청자들의 가슴에 잔잔한 파문을 던진 채 오래도록 기억된다.
실제로 '모래시계'의 최민수가 남긴 "나 떨고 있니?",'다모'에서 "아프냐? 나도 아프다"와 같은 대사들은 작품과 함께 기억되며 여전히 여러 곳에서 인용되거나 패러디될 정도다.
최근 SBS '유리화' 2회에서 이동건이 "당신하고 있으면 가슴이 뛰어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자 벌써부터 시청자들은 '명대사'를 기대하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한 KBS '미안하다 사랑한다' 8부 마지막에 등장한 소지섭의 나레이션도 '미사 폐인'들의 사랑을 더욱 끌어모으고 있는 중이다.
그만큼 시청자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된 대사는 극의 인기와 집중도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올해의 히트작들, 명대사 쏟아내
올해 여름 인기 돌풍을 일으킨 SBS '파리의 연인'은 박신양의 "애기야, 가자"와 이동건의 "이 안에 너 있다"는 대사로 자석처럼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들였다.
태영(김정은)을 포기해 달라는 수혁(이동건)의 간절한 부탁에 "다른 거 다 포기하고 하나만 가지라면 나 강태영 하나 가질거다. 널 잃어도"라고 말하던 기주(박신양)의 대사는 사랑에 눈이 먼 그의 심정을 잘 표현한 대목이다.
또한 박신양이 야심을 품은 최이사에게 "방아쇠를 당기는 건 오른손입니다. 왼손은 그저 도울 뿐이죠"라고 위협하는 대사도 방영 당시 큰 화제가 됐다.
KBS '풀하우스'에서는 전국민의 유행어로 자리잡은 '아자아자 파이팅!'이 히트를 쳤다.
극중 지은(송혜교)과 영재(비)가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서로 격려해주던 이 문구가 불경기를 맞아 기운을 잃은 대중들에게 큰 힘을 준 것이다.
또한 지은이 "이영재씨는 강혜원씨 지켜주세요. 난 이영재씨 지켜줄께요"라고 다짐하는 대사 역시 심지 굳은 사랑을 표현하는 좋은 대사로 자리잡았다.
올해 초 조인성-하지원-소지섭의 비극적인 삼각 사랑으로 인기를 끌었던 '발리에서 생긴 일'도 빼놓을 수 없다.
수많은 '발리 러버'들은 수정(하지원)이 재민(조인성)에게 "마음을 주지 않는 건 내 마지막 자존심이에요"라고 말하던 순간에 가슴이 내려앉았다고 말한다.
또한 조인성이 "내가 너와 결혼할 수 없는 것처럼 너한테 마음까진 바라지 않아. 그냥 내가 너 좋아하는 것 뿐이야. 그 뿐이야"라고 내뱉는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노희경, 인정옥 스타 작가들의 대사들
컬트 드라마로 소문난 MBC '아일랜드'에서도 스타 작가 인정옥의 손끝을 거쳐 인상적인 대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중 가장 유명세를 탄 것은 "내가 불쌍해서 좋은가요, 아니면 좋아서 불쌍한가요?"라고 묻는 중아(이나영)에게 "처음엔 불쌍해서 좋았고, 지금은 좋아서 불쌍합니다"라고 말한 강국(현빈)의 대사.
또한 중아가 강국에게 재복(김민준)에 대한 마음을 털어놓으며 "그 남자가 내 머리 속에서 집을 짓나봐"라고 말하던 대목도 압권이었다.
감성적이고 가슴 짜릿한 대사로 유명한 노희경 작가의 필력도 KBS '꽃보다 아름다워'에서 꽃을 피웠다.
재수(김흥수)가 병에 걸린 엄마(고두심) 앞에서 "엄마가 우리 좋아하고 귀하게 생각하는 만큼 우리도 엄마 좋아하고 엄마가 귀해"라고 절규하는 장면은 '꽃보다 아름다워' 시청자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장면이다.
또한 엄마 역의 고두심이 가슴에 빨간약을 마구 바르며 "내가 마음이 많이 아파서. 이거 바르면 괜찮을 것 같아서"라고 말하던 모습 역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시켰다.
명대사라면 우리도 뒤지지 않는다
MBC '불새'의 인상적인 대사들은 대부분 에릭 입을 통해 나왔다. 이은주에게 애정공세를 펼치며 쏟아내는 '선수급' 대사들이 화제을 모았다.
"뭐 타는 냄새 안 나요? 내 마음이 불타고 있잖아요"나 "6.25가 왜 일어났는 줄 알아요? (갑자기 입을 맞춘 후) 방심해서"와 같은 대사들은 에릭을 스타로 발돋움시키기에 충분했던 재치 만점의 대사들이다.
같은 방송사의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서는 '이신영 어록'이떠돌 정도로 인상적인 독백들이 화제가 됐다.
"서른 살 넘게 살다 보니 삶의 지혜도 얻게 됩니다. 인생엔 견뎌야 할 때가 있다는 것. 눈보라 친다고 해서 웅크리고 서있으면 얼어 죽는다는 것. 눈비바람 맞으면서도 걷고 또 걸어 가야 한다는 것! 처절한 고통의 현장에서 눈물콧물 흘리는 이신영이었습니다."
극중 기자라는 직업을 살려 '이신영이었습니다'라고 끝맺는 그의 독백 퍼레이드는 비슷한 상황에 처한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여성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드라마의 인기에 한 몫 했다.
시청률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MBC '사랑한다 말해줘'도 "널 사랑하게 되면서부터 나도 온통 너덜너덜해졌다. 아프고, 또 아파서" 같은 대사를 남겼다.
또한 SBS '매직' 마지막 장면에서 강동원이 남긴 "너의 사랑을 다 마셔버린 나는 더이상 목마르지 않다"는 독백도 자살을 암시하는 마지막 장면과 맞물리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는 평가다.
/배영은 기자 youngeun@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