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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어떤가요.

으음... |2004.12.18 22:11
조회 207 |추천 0

 전 여자입니다. 평소 생각이 다르더라도 어차피 각자 입장이 틀리기에 칼로 물베기라고 생각하고 남자, 여자 편갈라 싸움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합니다.

 

 오늘의 톡에 오른 여자들에 대한 따끔한 충고에 관한 글, 이건 글쓴이가 겪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서 쓴 글이며 이런 사람을 몇몇 봐온 결과 그 어떤 말도 씨알도 안 먹히기에 말하는 에너지조차 아깝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에서는 이런 사람 만나면 상종 안 하면 땡이고요. 하지만 제가 그 글에 관해 덧글을 단 게 있습니다. 군대 얘기에 관한 덧글 다신 분들에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흔히 성별 갈라 싸움을 할때 남자분들은 군대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여기에 글 쓰신 분들도 군대 이야기하셨기에 제가 답글로 이렇게 적습니다.

 

 일단 남자분들이 주장하는 여성부의 막말, 그게 정말 말한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사실이라면 - 죠리퐁 사건은 뭔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년동안 청춘을 허비하는 것에 대한 보상인 군 가산점을 폐지하라는 것에 속상해하는 것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 글은 뭔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기 쓰신 분은 '여자에게 출산과 양육의 고통이 있다면 남자에겐 부양과 국방의 의무가 있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일단 시작부터가 잘못되었습니다. 지금 사회는 흔히들 맞벌이 안 하면 못하는 사회입니다. 남자가 생활비 100%를 전적으로 부담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결혼한 여자들도 그에 못지 않게 사회에 나가 생활에 보탬되고자 일합니다. 많이 벌든 적게 벌든 생활에 보탬이 되고 가정을 유지하고 노력하는 겁니다. 그리고 양육이 여자들이 하는 것이다라는 것도 우습네요. 둘이 결혼해서 낳은 결과입니다. 둘이 같이 잘 기를 생각 안 하고 여자가 하는 일이다라는 못을 박다니, 그 옛날 케케묵은 사상은 아직까지 여전한가 봅니다.

 

 네, 어찌됐든 대한민국의 특수한 현실을 감안해서 남자분들이 주장하는 군대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여기에 글 쓰신 분은 끌려가는 징병제랑 모병제가 갔냐, 2년 감옥에서 보내는데 군가산점으로 왜 그래 난리냐, 출산은 선택이지만 군대는 선택이 아니다~라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 많이 하시는 분들, 평등 주장하려면 여자들 군대 갔다 오고 말해라~라고 합니다.

 

 네, 전 군대 갔다 오겠습니다. 2년 빡쎄게 구르고 감옥 생활하면서 한달에 몇 만원도 안 되는 돈 받으라 해도 갔다 오겠습니다. 그거 갔다 오고 나서 지금 남자들이 누리는 모든 걸 누릴 수 있다면 갔다 오곘습니다.

 

 군대 갔다 와서 같은 일 해도 돈 적게 받지 않는다면, 능력도 입사 시기도 늦으면서 승진에 더 유리하다면,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불리한 점이 모두 사라진다면 군대 갔다 오겠습니다. 빡쎄게 2년 굴러 앞으로 몇십년이 될지 모를 남은 생애, 군대갔다 왔다는 것만으로도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면 갔다 오겠습니다.

 

 전 아들 낳으라는 성화를 받은 종갓집 며느리의 많은 딸 중 하나입니다. 남자였으면, 아들이였으면 하는 이야기 많이 듣고 컸습니다. 저희 어머니, 아들 낳으려다 실패한 외할머니가 들인 친척 양자 때문에 그리고 그 아들 대학보내려는 외할머니의 극성에 고등학교 마치고 열심히 일한 돈 외삼촌 등록금으로 들어갔습니다.

 

 한국 사회 인식이 그렇습니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당하는 수많은 불평등과 시선은 많습니다. 앞서 말한 승진, 월급도 그 한 예입니다. 보통 회사에서는 사무 보조로 여자를 뽑았습니다. 전화 받고 문서 정리하고... 전화, 뭐 남자들 보통의 굵은 목소리보다 약간 가냘플게 느껴지는 게 말하기 더 쉬울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도 그거지만 여자들을 뽑는 이유는 여자들은 잡일이나 한다, 돈을 적게 줘도 된다, 부려먹기 쉽다, 만만하다 라는게 대부분입니다. 한국 남자 대부분의 인식이 이렇습니다.

 전화는 왜 꼭 여자가 받아야만 하고, 왜 여자가 남자 상사 공과금까지 내주러 다녀야합니까. 왜 사무실 여직원 어떻게 한 번 해보려는 남자들이 있나요? 여자라는 사실에 다 만만하게 봐서 그런 게 아닐런지요. 전 남자 사무보조라도 남자 직원들 세금, 공과금 내주러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없습니다.(전화받는 건 일이라고 빼고)  물론 남자 사무 보조 자체가 적어서 못들을 수 있겠지만, 이거야말로 그런 보조는 여자가 하는 거다~라고 여자를 뽑는 고정 관념때문이겠죠. 

  아니라구요? 일에서 따져보자구요? 그럼 예를 들어 남자, 여자 영업 3년차의 월급을 비교해봅시다. 어느 정도 큰 기업이나 공기업 혹은 여자가 정말 어마어마한 영업의 귀재가 아닌 한 같은 혹은 비슷한 능력이라면 남자가 더 많습니다. 같은 경력이라면 남자는, 남자니까 더 줘야한다고 합니다. 왜 남자니까 더 줘야하는 건가요? 왜 남자니까 더 우대받아야한다고 하나요? 단순히 군대 갔다왔다는 이유로 같은 경력에 같은 능력에 더 대우 받아야하나요? 남자는 우월하다는 그 사상 때문이 아니구요?

 

 출산은 선택이라 하셨습니다. 만약 남자, 여자 결혼을 한다면 정말 둘이 천애고아가 아닌 한 어떤 식으로든 배우자의 가족들과 연을 맺게 됩니다. 여기서 여자는 출산하지 말고, 아이없이 살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사람들 시선에 곱게 받아지나요? 당장 시부모의 닦달, 아들 낳아 대 이어라~가 이어집니다. '전 애 낳고 싶지 않아요. 이건 제 자유이고 선택이에요. 마음대로 할테니 아무 말 하지 마세요.'... 이런 이야기를 참아내는 남편도, 시댁 식구가 과연 몇이나 될까요? 보통 친정에서는 딸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는 편이기에 아이를 낳고 싶지 않다, 혹은 몇 년 동안 안 가질 계획이다 하면 크게 뭐라들 하지 않지만 남자라는 성별의 아들을 가진 시댁에서는 안 그렇습니다. 애 못 낳는다, 대 안 이은다, 빨리 애 가져라... 끝까지 안 낳는다고 해도 스트레스 만만치 않습니다. 이런 한국의 사회 인식과 그런 성향에서 출산은 선택이라는 말은 주체대로 하는 선택을 뜻하는 것인가요? 쏟아지는 따가운 시선과 압박에 자유스러울 여자는 몇이나 될까요? 결혼하면 애 낳는 것은 의무다~라고는 말하지 마세요. 이것조차 어떻게 보면 대를 이으려는 남자들의 굳은 관습이기도 하니까요.

 

 여성고용할당제는 한국 남자들의 굳어진 그 놈의 사상때문에 생겨난 걸로 압니다. 남자들이 일을 더 잘한다, 여자가 사회 생활해서 뭐하냐, 여자들은 일 못한다는 그런 나이많은 보수적인 남자 윗대가리들의 케케먹은 생각으로 일할 사람을 남자들만을 선호하다보니 능력있음에도 여성들이 취업하지 못하는 일이 생겨 결국 제정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외국에는 여성고용할당제같은 건 없다고 말하지 마세요. 대학에서 시험 기간이 아닌 때 머리 싸 매고 공부하고 있는 거 압도적으로 남자가 많은데 여성고용할당제때문에 불리하다~라고 억울해하지 마세요. 이게 다 남자들의 케케묵은 사고 방식, 혹은 사회가 갖고 있는 보수 사상이 없었다면,  외국처럼 정말 능력에 따라 고용했으면 이런 거 생겨날 일도 없었습니다.

 

 여자가 성폭행 당하면 여자가 자초한 거야, 여자가 끝까지 저항했으면 당하지도 않았어, 여자도 즐겼어, 그거 알려지면 시집 다 갔어라는 말을 듣습니다. 예를 들었던 외국에서도 이런 말 듣고, 이런 시선으로 피해자를 바라봅니까?

 

 어디 여자가 술 마시고 담배 피우다니, 말이 돼!, 아들낳고 부모 공양하고 살림 잘해야지, 여자가 잘 해야지 집안이 화목해, 여자가 나서길 어디 나서?, 여자는 그저 남편만 믿고 따르면 돼, 너 나한테서 떠나면 나랑 잔 거 소문 다 내서 다시는 얼굴 못 들고 다니게 할꺼야, 저 애 벌써 몇 명이랑 잤다며? 완전 걸X네, 여자가 어디서 말대꾸야...

 

 남자는 술마시고 담배피우는 것도 모잘라 폭력 휘둘러고 그런 그런 가정사고, 모텔 이리저리 다녀도 남자니까 괜찮고, 젊은 날의 바람이고, 같이 잔 여자 수가 자랑이 되고, 빚을 져도 남자가 사업 하면 다 그럴 수 있지, 남자 체면이 있지...

 

 한 마디로 남자는 괜찮고 여자는 안된다.... 한국의 이 뿌리깊은 보수 사상은 아마 앞으로도 몇 십년은, 제가 죽을때까지 지속될 듯 하네요. 그래서 이 모든 남성 우월주의과 편견과 증오스러울 정도로 케케묵은 사상에서 자유로울 수만 있다면 군대 2번이라도 갔다 오겠습니다. 지긋지긋합니다.

 

 한국에서는 여자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살기 힘듭니다. 여성부의 분들, 페미니즘을 주장하시는 분들, 다 이런 보수 사상을 겪고 피해를 입으시고 문제점을 알기에 이 편견에서 탈출하려 목소리를 높이고 행동을 보여주는 분들입니다. 간혹 과격한 분들에 의해 여성 우월주의적인 입장을 보여 어이없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이 분들의 본질은 남녀 평등이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회 인식을 보면, 글쓰신 분을 보면 너무나도 머나먼 길이군요.

 

 군대에 갔다 온다면, 2년 동안 남자들 군대 생활과 똑같이 생활하기만 해서 여자로써 불리한 점을 끝낼 수만 있다면 아마 대한민국 여성들은 그렇게 할겁니다. 이렇게 되면 대한민국 남성과 여성이 동등해지면 글쓰신 분이 말하는 의무에 대한 부담감도, 군가산점에 대한 기타 등등에 대한 불만이 사라지겠죠? 전 제발 그렇게 되길 빕니다.

 


사족 : 여성고용할당제는 사회적 사상의 약자에 대한 편의라 생각해주시면 안됩니까? 장애인 의무고용제처럼 말입니다.


사족 2 :  그리고 더치페이, 이건 저는 잘 모릅니다. 친구, 동료라고 해도 전 남자라고 해서 얻어먹는다는 건 생각해본 적 없으니까요. 특별한 일 없으면 그냥 각자 먹는 건 각자 내는 편입니다. 누가 어떤 일을 해줘서 고맙다는 의미로 밥 사준다는 사람은 봤어도 무조건 남자니까 내가 낼께..라는 사람을 만나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소개팅을 할때라도 상대방이 밥사면 미안해서 커피라도 꼭 사기에... 친구나 동료분들 중에 여자라는 이유로 얻어먹는 사람이 있나요? 그건 그 사람의 사고 방식이 잘못 된 거니까, 세상에는 안 그런 여자들이 많으니까 특수한 경우라고 생각하고 인간 관계 정리하세요. 자기랑 사고 방식 안 맞는 친구 정리하는 거랑 별 반 다름없는 거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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