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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거두는 맘으로2

네 자식의 ... |2004.12.20 06:44
조회 727 |추천 0

시집살이 힘들죠.

직장도 배운것도 없는 남편을 따라.. 사랑하나면 되는줄 알고.. 24살에 덥석 결혼이라는 것을 했지요. 신혼여행이나 이런 것은 생각도 못하고, 그냥 그 다음날부터, 아궁이에 불지피는 생활부터 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한참 멋만 부리고, 연애시절 입안의 혀처럼 굴던 남편이, 시집으로 내려오니, 어찌나 뻣뻣하던지, 이 사람도 경상도 남자구나 싶더군요.(저도 경상도 출신)

시집간 다음날. 시어머니께서 "얘야.. 칼국수좀 해서 새참으로 내온나"하시는데

칼국수는 먹기만 했지, 도통 어떻게 만드는지 모르겠더란말입니다.

남편이 자기가 할줄 알라고 믿으라면서 둘이서 부엌에 앉아서 이리 조물, 저리 조물 해서 만들어보니, 지금 보니, 그건 칼국수가 아니라 수재비였던 거지요. 시어머니한테 한참을 혼나고.

시집 가자 마자 아이를 가졌는데, 전쟁통에 남편위로 7이나 되는 자식이 죽어서인지, 아니면 아들을 워낙에 좋아하는 분들이었는지, 아들 낳아야 한다 낳아야한다 하면서 괴롭히고, 친정엄마가 임부복 해 입으라고 보내온 천을 제가 밭일 나간 사이에 제 방을 뒤져서 시누이 줘버리고, 서울로 돈 벌러간 남편이 오는 날이면, 밤새워 안방에 불러놓고, 이이야기 저이야기 하는 통에, 신혼이라는 것을 제대로 느끼지도 못했습니다.

얼마나 시부모가 미웠는지, 특히나 시아버지는 얼마나 미웠는지,

애 가졌을때, 미워하는 사람 닮는다더니, 낳아서 키워보니, 딸이 시아버지랑 똑같이 생긴겁니다.

얼마나 후회를 했는지... 예쁜 탈렌트나 영화배우좀 미워할껄 하고 말입니다.

딸을 낳고 나서, 딸나은 죄로, 산후조리는 꿈도 못꾸고, 제 손을 미역국 끓여먹고,...

그거 무서워서 남편을 방패삼아 둘째애 낳을때는 친정에 와서 애를 낳았지요.

그때는 왜 몸이 아픈지 몰랐는데, 아들 낳고 나서 산후조리 잘 하고 나니까 ..... 산후조리 못해서 몸이 아픈 것이었구나.. 싶더군요.

시집살이 삼년인가 하고 나니, 음식은 못하는게 없고, 논일 밭일 못하는게 없고, 그래도 시골 살림이 싫어집디다.

무작정 애 둘 손을 잡고, 남편이 있는 서울로 상경했지요.

작년에 이사오면서 버리기는 했지만, 삼복더위에 상경한지라. 우리집 첫살림은 선풍기였습니다. 어찌나 좋던지.

버리기도 힘들고...

틀지도 않는 선풍기 모시고 살았습니다.

살림을 하나 하나 장만해 가면서, 애들 아프면 아픈대로 맘아프고, 벌써 30년이네요.

이래 저래 자리가 잡힌듯이 보이지만, 아직도 시집식구 이야기 나오면 부부가 싸움이 납니다.

한 삼년전인가

시동생이 시어머니 앞에서 죽겠다고 돈해놓으라고 난리를 쳐서 삼천만원인가 해 줬습니다.

어찌나 화가 나던지,

공부잘하던 내 딸은 유치원도 학원도 못보내면서 악착같이 모은 돈인데. 유학가겠다는 딸네미 다니던 대학원 마치면 주겠다고 모은 돈인데.

눈물이 나더군요.

자기들 하고 싶은대로 다 하고 살았으면서, 울 자식들은 아들 딸인데도, 방한칸씩 주지도 못하고 살았는데, 자기들은 50평가까이 되는 집 전세 융자 받아서 들어갔다가 돈을 못갚으니까.. 난리를 치는 것을 보니... 어이가 없었습니다. 아들 둘 있는 집에서 한방 쓰면 어떻습니까. 거기다 서울대 갈수 있는 점수를 받아 놓고도 본고사 준비하는 돈 아깝다며 장학금 받는 학교로 들어간 제딸인데.. 딸아이 키우면서 첨으로 학비라고 마련해본 돈이었는데.....싶으니..

딸아이한테 보이지 못하는 눈물.. 뒤에서 많이 흘렸습니다.

그때 유학 못간 딸아이가.. 유학자금으로 모았던 돈을 지금 집 이사오면서, 인테리어하라고 사람 데리고 오면서 쓴걸 생각하면 더더욱 맘이 아파옵니다.

시짜가 들어간거 다 싫어진다더니... 한동안 시금치도 안먹었습니다.

그러면서 명절날 와서는... 자기네 집에 딸없다고.. 명절 음식한다고 전날부터 회사 빠지고, 음식한 딸네미한테 설겆이를 맡기는 동서를 보면, 차라리 내가 하지 싶어서..

우리애는 시집가면 실컷하게 될테니까.. 놔두라고... 그러고서는 제가 하게 됩니다.

고등학교때.. 주부습진이 난 딸아이 손을 보면.. 지금도 그 자리가 메워지지가 않더군요. 한번나면 잘 없어지지도 않는 모양인지.

주부습진에.. 설겆이며. 음식하면서 베인 딸아이 손을 보면.. 그렇게 말하는 동서가 한없이 미워지더군요.

딸아이는 여자들은 다 주부습진 걸려서 사는줄 알고 있으니, 약을 바르라고 해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간혹 갈라지고 피가나서 보기흉하고, 자기가 아파지면... 그제서야.. 약 찾아 바르네요.

아기 때는 어디 박기만 해도.. 넘어지기만 해도.. 흉질까봐.. 아끼면서 키웠는데...

사는게 힘들어서 인지.. 잘 챙기지 못했네요.

누나보다 공부도 못하고, 덜 똑똑해 보이는 아들네미는 그렇게 이해하고, 살피면서 살았는데...

남들보다 못한거 없이 키웠는데.

효자는 잘 해준다고 되는게 아닌가 보네요.

그나마 다행인건, 아들네미가 누나는 무서워해서, 한번도 형제간의 싸움이 없었다는 거지요.

그런데 나이먹으니, 이것도 문제더군요.

내 딸이 부모한테나 동생한테는 잘하고, 더할나위없는데...

잘못하면 무서운 시누이가 되겠구나... 싶더군요.

 

전에 아들이 사귀던 여자가 있었는데...

결혼이야기가 나오고.. 그래서 아들이 누나가 자취하는 집에 찾아갔나 보더군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고, 헤어졌다고 하니.. 그런줄만 알았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아들이 사귀던 여자가 아들보다 나이가 많아서.. 혼기가 찼다고.. 그 여자네 집에서 결혼하자고 했답니다.

그러더니, 자기가 안양에 48평짜리 사니까.. 똑같은 집을 해오라고 했답니다.

그때 우리 아들 나이가 26인데.. 뭐가 있었겠습니까...

아들이 막막한 김에.. 지 누나를 찾아가서... 이야기했답니다.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일찍 취업해서.. 그 아가씨랑 같은 회사에 있다가 만난 모양인데.

그 아가씨가 지 누나랑 동갑이고, 대학도 나왔다고 .. 이런 저런 사정을 다 이야기 했나보더군요.

따로 회사근처에서 살던 딸이 갑자기 찾아와서, 동생이 학력에 대한 핸디캡이 있으니까.. 결혼할때., 자기는 아무것도 안해줘도 되니까. 동생 집하나 해 주라고, 하더군요.

알아보니.. 그당시 2억 3천만원인가 했습니다.

집 두개중에 하나 처분해서 해 주마 약속했습니다.  아들보다는 딸이 그렇게 말하는게 더 예뻐서 허락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그 집에서 명의가 어떻게 될지 아느냐고, 현찰로 일억 통장에 넣어서 오라고 했답니다.

그 말을 먼저 들은 딸아이가, 아들을 잡았답니다.

팔려가냐고, 어디서 이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 나오냐고, 아들을 잡았답니다.

위자료 필요한 거냐고, 집이 필요하면 해주면 되는거고, 명의도 아들 이름으로 해주면 되는건데, 어디서 애 이름도 아니고, 현찰이라는 말이 나오냐고....

알고보니 아들이 사귀던 여자애가 우리 딸애 친구의 친구였던 지라... 우리 딸아이는 그 여자애에 대해서 다 알고 있었던 겁니다.

집이 뭘하는지, 그리고 그 여자애가 유부남을 사겨서..두세번 난리 난적이 있었다는 것까지...

딸아이는 엄마인 제 앞에서 이야기 합니다.

그집이 홀어머니인거 상관없고, 사채하는 것도 상관없고, 유부남 사겼어도 상관없다.

엄마가 반대했어도, 자기는 동생이 좋다면 밀어줄꺼였다고 이야기 하더라구요.

그런데, 집이 필요한것도 이해하고, 다 이해하지만, 현찰 일억 그것도 사귀는 여자애 이름으로 된 통장에 담아 오라는 말은 이해가 안된다고....

현명하게 처신한거 같아서 딸아이에 대한 믿음은 커졌지만, 얼마나 무서운 시누이가 될껀지... 걱정이 앞섰습니다.

농담삼아.. 딸아이가.. 자기 동생한테.. 너 이런 식으로 속썩이면 나중에 네 마누라.. 시집살이 한다.. 하면서 장난을 치는데..간혹 정말 그럴수 있겠구나.... 싶더군요.

하지만.. 첫째라서 그런지.. 매사 양보하고 살아서 그런지.. 자기는 쓸돈 없으면서도.. 남동생이 하고 싶다는 것 있으면... 멋지게 사줍니다.

간혹은 아들 딸이 바뀌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잘난 자식도 못난자식도 한품에 있는지라... 정이 가는 것은 못난 자식쪽이네요.

옷을 사도 아들꺼 사게 되고, 방을치워도 아들방 챙기게 되고,

다 자기가 알아서 하는 딸아이다 보니까...

아들만 챙기게 되네요.

자기 아들, 그리고 손자만 챙기는 우리 시어머니 생신에도 그 밥값턱턱내놓고, 용돈 드리는 딸을 보면서... 사람들은 딸이 돈 많이 버는줄 알아서 그런지 시어머니..하시는 말씀이.. 시집가면 남의 집 사람된다고, 돈 번거 있으면 당신 아들 주고 가라고 딸아이 한테 그러네요.

딸아이 지갑에 보면, 단돈 만원만 들고서 다니고, 간혹은 은행을 못다녀와서인지... 천원짜리좀 달라고 말하는 딸을 보면서.. 안타깝네요.

이제 자기 자식이 생기면 그 자식한테 그렇게 풀고 살게 될터인데,

언제 자기 밥그릇이나마 잘 챙기고 살런지.. 걱정도 앞서구요.

벌써부터.. 엄마 용돈에 생활비에.. 동생 용돈.. 거기다.. 사윗감 용돈까지 챙기고 살라니.. 자기 돈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얼마전 제 생일이었는데..

생일 선물 준비못한 남동생 몫의 봉투와 자기 몫의 봉투, 그리고 예비사윗감에 며느리감이 준비한듯 자기가 챙긴 봉투 네개를 방안에 준비해 놓았더군요.

생일날 알고서 속는듯이 봉투 네개를 받아들었는데, 참 안타깝더라구요.

 

오늘 잠이 오지를 않네요.

딸아이 일기를 봐서인지.

책상을 치워준다고 하다가 일기를 보았는데...

맘이 많이 상했나봅니다. 제가

딸아이가 시댁될 집에 올 일년동안 이것저것 많이도 챙겼나 보더라구요.

사윗감 용돈에, 학비에, 거기다 어버이날, 그쪽 아버지 생신날, 누나 생일날, 조카생일날, 조카 어린이 날에.. 거기다 둘째를 그 누나가 가졌다고, 옷선물에...

이것저것 싸서 보냈나보더라구요.

간혹 음식도 해서 그 집에 가기도 했구요.

생일날 전화한통 안한게 그렇게 서운했나보더라구요.

선물 그런거 안바라는데.. 전화한통화는 해 줄수 있는데....하면서

그쪽집안 생일때마다 케잌이며, 선물이며, 바리바리 싸가지고 내려갔었는데.

전화한통 안해줬다고... 서운해 하더군요.

마지막에.. 한마디가 적혀있는데...

시짜인가보다.. 하고

맘이 아프더군요.

올해로 서운한거 끝낸다니.. 기대도 안한다니.. 덜 서운하겠지만....

생일 다음날... 딸아이 말대로 영화를 보느라고, 울어서 눈이 부은줄 알았는데...

다른 이유였더라구요.

잘 해줄때.. 잘해줄때.... 서로 잘해야 하는데.....

여기 글들 읽고, 답변해 주신 말들 보니까.. 전쟁터 같던데.

가족인데.. 사랑하는 사람들인데.. 하면서도...

나 자신이 시집살이를 했지만, 내 딸아이는 안하겠지... 시대가 바뀌었는데.. 했는데...

다른 종류의 시집살이들이 참 많더군요.

여기서 많이 배우고 갑니다. 그리고, 젊은 며느님들... 기운내시고, 시간이 지나면, 더 나이가 먹으면, 그렇게 시어머니 시누이 그렇게 무서워보이지도 않고, 불쌍해 보일때가 오게됩니다.

그때.. 웃으면서 이야기 할수 있을껍니다.

맘같아서는.. 다 제딸같아서.. 고생좀 안했으면 하는데....

오늘도 맘고생, 몸고생 안하시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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